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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카박물관

전세계 해양과학관의 본보기


햐양을 향해 막 항해하려는 모습을 하고 있는 노지카박물관


해양환경보호와 해양의 합리적 이용을 일반인에게 일깨워주기 위한 해양과학관이 국내에도 곧 건립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프랑스의 선진 해양기술과 미적감각 그리고 환경보존 의식이 한데 어우러진 노지카 해양과학박물관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해양은 인류의 마지막 자원 창고이며 지구의 또다른 우주다.

바다는 매년 약 9천만t의 식량자원을 인간에게 선사한다. 또 해저에 매장된 약 1천7백억배럴의 석유와 40여종의 광물자원은 앞으로 육상자원이 한계에 달했을 때 인류가 식량 에너지 생활공간 등을 찾기 위해 바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해양의 연구와 개발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은 해양개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교육 문화 연구기능을 고루 갖춘 해양과학박물관을 건립하여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는 도쿄 국립해양수족과학관, 오사카 해양수족과학관 등 1백여개의 해양박물관이 있다. 프랑스에는 블론뉴지방의 노지카(Nausica)해양과학박물관과 브레스트의 오세앙노폴리(Oreanopolis)해양과학박물관 등 99개 박물관이 있으며, 미국에는 발티모어(Baltimore) 국립해양수족과학관과 몬테리(Monterey) 해양수족과학관 등 40여개가 설립되어 있다.

국내에는 아직 한군데도 없어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남한면적의 3.5배 되는 대륙붕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6위의 수산물 수출국, 세계 2위의 조선국으로 해양연구가 크게 강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양수족과학관이나 해양과학박물관은 한군데도 없다.

최근 국립수산진흥원에서 수산과학박물관을 건설중이며, 부산 여수 인천 강릉 등 주요 해안도시에서 해양수족과학관이나 해양과학박물관의 건립에 관심을 갖고 일부에서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니 때늦은 감이 있으나 무척 다행한 일이다.

해양과학박물관이나 해양수족과학관은 기존의 역사, 유물박물관이나 단순히 관광목적의 동식물전시가 목적인 수족관과는 설립취지부터 다르다.

해양과학박물관이나 해양수족과학관은 해양환경의 보호와 해양자원의 합리적 이용이 라는 목적에 따라 독특한 연출을 통하여 설립 계획이 이루어져야한다. 이제까지 해양자원은 무한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해양자원도 육상자원과 마찬가지로 한정되어 있으며 따라서 해양을 함부로 아무렇게나 이용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양과학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립 초기단계에서부터 주제의 설정, 전시연출 개념의 확립 그리고 정확한 경제성 분석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바탕위에 해양관계전문가, 전시연출가 그리고 건축가 등이 팀을 이루어 개념설계에서 개관까지 계획을 주도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표) 해양과학박물관의 성격과 기능


입체감나는 3차원 바다를 재현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해 5월에 개관한 프랑스 노지카 국립해양과학박물관은 우리나라가 해양과학박물관을 계획할 때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연면적 약 5천평 규모에 2백50억원의 공사비를 들인 노지카는 4년간의 타당성조사, 2년간의 내외부건축과 연시연출계획, 그리고 2년간의 건축공사 등 8년여에 걸쳐 건립 되었다. 이 박물관은 연간 1백여만명의 입장객에게 해양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고 해양자원의 올바른 이용과 해양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해양문화와 과학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노지카는 '바다와 인간'이라는 주제 아래, 자연 섭리에 따라 바다를 보호하고 이용해야 한다는 이념에 따라 설립된 세계 유일의 종합해양과학박물관이다. 노지카는 박물관 과학기술전시관 수족관 연구소 놀이공간 등 복합 기능을 가지고 있다.

노지카의 설계는 해양건축가인 자크 루제리가 맡았다. 그는 이 박물관을 이제까지 해양과학박물관과는 다른 의미의 건축물로 설계했다. 즉 새로운 거주공간으로서 해저공간을 인식하고 노지카를 설계하였으며, 사람들이 이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해저 3차원의 세계에 매달린 듯한 느낌을 가지도록 했다.

노지카의 외관은 대양을 향해 항해를 막 시작하려는 탐사선 모양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내부는 로제리의 감각과 경험을 통하여 심해를 탐사하는 신비한 느낌이 나는 특이한 입체구조로 설계되었다.

실내건축 및 전시연출가인 크리스티앙 르 콩트는 제네비에브 누와로와와 함께 1985년 부터 노지카계획에 참가했다. 이들의 역할은 로제리가 설계한 공간에 내용물을 채워주는 것이었다.

이들은 방문객들에게 신비스런 바다를 탐험하는 듯한 생생한 감동을 준다는 목표를 갖고 연출에 임했다. 예를 들면 플랑크톤의 세계는 15m 길이의 합성수지에 영양단계별로 음각되었으며 그 주위는 플랑크톤을 상징하는 발광 해파리 모양의 수백개 초록색 야광이 에워싸 해저의 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하고 있다.

노지카의 전시연출을 위하여 전세계의 많은 관계 시설들이 세밀히 분석되었으며 3천여종의 전시 품목이 분석되었다. 바다의 모습, 해양에 관계된 기술과 도구 등이 검정을 거쳐 재구성되고 연출되었다.

이러한 연출 덕분에 사람들은 노지카에서 바다의 진실을, 그리고 그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게 된다. 노지카의 연출 담당자들은 사람들에게 한번에 모든 것을 알릴 수 있는 연출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가령 특수제작한 투명한 반구형 합성수지를 수조 밑바닥에 장치하여 해저면과 같은 높이에서 바다 밑바닥에 서식하는 갑각류의 몸 전체를 코앞에서 관찰하게 한 것은 프랑스인들만이 할 수 있는 발상이다.

이들은 뛰어난 감각과 오랜 경험을 통하여 입체감나는 3차원 공간의 바다를 재현했다. 수심의 변화에 따른 어둠과 밝음의 미묘한 차이, 색조의 변화 등 시각 효과는 완벽하며 특히 인간이 물고기와 함께 그물에 갇힌 느낌이 나도록 연출된 다이아몬드형 수조는 기존 수족관 연출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다.
 

수조내의 어류가 환경변화에 따라 보호색이 달라지는 의태를 보여주는 「환경과 생물관 」


열수광상을 실물 크기로 형상화

방문객은 일단 노지카에 들어서면 신비한 해저세계의 여행자가 된다. 노지카는 최첨단의 시청각 장비를 사용, 방문객이 바다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노지카에서 경험한 바다에 대한 감동은 자연스럽게 바다에 대한 이해로 연결된다. 노지카는 또한 해양자료관으로서 자료와 정보를 소장하고 일반인에게 이를 제공한다. "사람은 바다 없이 살 수 없지만 바다는 사람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노지카는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전시관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먼저 '플랑크톤의 세계'에 들어서면 바다에서 모든 생산의 출발과 바탕이 되는 각종 동식물플랑크톤의 세계가 폭 50㎝의 특수제작된 합성수지 전시판을 통하여 펼쳐진다. 그리고 1차 생산자(플랑크톤)에서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 이르기까지의 바다의 먹이사슬 관계가 비디오로 설명된다. 또한 바다에서 각종 해양생물은 플랑크톤이 풍부한 수심 1백m 이내에 많이 살고 있으며, 1백m 이상의 수심에서는 서식 생물의 종류와 수가 적고 형체도 특이해진다는 것을 사이클로라마(원형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환경과 생물'관에서는 수조내의 어류가 환경변화에 따라 보호색이 달라지는 의태를 보여준다. '심해세계'에서는 수심 3, 4천m에서 '생명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열수광상을 실물 크기로 형상화한 모형으로 보여주며, 잠망경 형태의 환등기를 이용해 직종 심해생물을 보여준다.

'열대 산호초 수조'는 열대지방의 바다표면과 바다 속을 재현한 것이다. 실내 온도 26~2백80℃, 습도89~90%를 유지하며 1백㎥의 수조에 각종 산호와 1천여마리의 열대어가 살고 있다. 실내장식 음향 색채 기온 습도 등 열대 해양과 산호초바다의 해변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열대 환경의 유지와 입장객수 조절을 위해 입출구는 원통문을 사용한다. 열대 해양을 방문한 뒤 곧바로 온대와 한대의 바다에 사는 생물들의 수족관을 보여줌으로써 관객 스스로 수온 변화에 따른 서식생물의 변화를 알아채게 하였다.

'냉수어족관'은 열대 해양에 비해 생물의 종은 많지 않으나 생물의 양이 많아 수산업이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지중해가 생태학적으로 심각한 오염상태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반구형의 합성수지를 사용하여 특수제작된 수조를 통해서 식생물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북해수조'는 블론뉴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어류와 무척추동물을 중심으로 북대서양의 동식물을 보여준다.

그물에 사로잡힌 느낌을 준다

바다에서의 생명현상을 체험한 뒤 방문자는 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바다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특수조명과 음향장치의 통로를 지나 '바다와 인간'관에 이르면 유리 피라미드를 거꾸로 공중에 매달은 다랑어 회유 수조를 지나게 된다. 수족관 건축상 처음 시도된 이 수조에서 관람자는 연출효과에 의해 다랑어들과 함께 그물에 사로잡힌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체험관'에서는 첨단의 시청각 장비를 이용해 북해 원양어선에서의 저인망 조업을 생생히 체험한다. 원양어선의 조타실 갑판 등을 실제로 옮겨 놓았으며 각종 어구 등 어로 작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만져볼 수 있다.

다음으로 '바다목장'은 수산양식의 새로운 기술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바다를 이용할 것인가를 배운다.

이어 '접촉수조'에 들어서면 안내원의 도움으로 직접 가오리 섬게 조개 불가사리 등 해양생물을 만져볼 수 있다. 또한 1층과 2층을 꿰뚫은 원통형 투명원주에 전시된 인공위성에서부터 심해잠수정에 이르는 각종 해양 탐사를 위한 장비 모형을 보면 해양의 탐사가 우주공간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 수 있다.

끝으로 방문객은 해중공원식으로 꾸며진 '포식자수조'에 들어가 포식자인 상어가 입체적 공간에서 배회하는 섬뜩하고 기이한 충격을 체험하며 노지카에서의 여행을 마치게 된다.

자연음을 편집한 음향효과

노지카에서 음향효과는 르 콩트의 연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음향효과 담당자인 미셀 르돌피는 60개의 확성기를 통하여 34개의 배경음악이 13개의 공간에 각기 다른 주제의 음향효과를 내도록 했다.

르돌피는 1980년부터 수중 음향효과를 위하여 캘리포니아대학과 니스의 국제 음악연구소에서 연구하였다. 그는 심해에도 일반인이 생각하듯이 영원한 침묵의 세계가 아니라 여러가지 소리들(고래 어류 등 동물소리, 모래나 바위 등과 물결이 부딪치는 소리, 잠수정 소리)이 있다는 사실을 노지카의 음향효과로 보여주었다.

또한 음향효과는 관람동선의 관리에도 이용되는데 방문객의 발걸음이 각 전시특성에 따른 음향효과에 따라 빨라지거나 늦어진다. 음향효과는 각종 전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노지카에서 사람들은 해저의 진기하고 풍부한 음의 세계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 음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음을 편집한 것이다.

이밖에 부대시설로 자료관 도서실 영상자료실이 설치되어 있다. 또 노지카에는 최첨단의 해양탐사와 수산업 관련 장비의 시험을 위한 수조(38X5X8.4m, 유속 2m/sec 이하)가 있다. 이외에 기획전시실(각종 특별기획전이나 회의에 활용), 서점(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에서 해양과학 및 수산학 전문서적, 정기간행물과 교육기자재 판매), 기념품 상점(아이들의 놀이기구에서 성인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용품 판매), 해산물 전문음식점과 실내 해수 수영장이 있다.

노지카를 방문한 후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인류는 원하든 그렇지 않든 바다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미심장한 교훈을 마음속에 간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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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최승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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