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첨단 메모리반도체인 16메가D램의 시제품을 개발 하는데 성공했다.
16메가D램은 오는 92년부터 세계시장에 본격 보급될 첨단제품으로 아직까지 히다치 NEC 등 일본 메이커들만 시제품을 내놓은 단계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16메가D램은 연구소수준의 시제품으로 0.6μ의 미세가공기술을 사용해 엄지손톱만한 크기에 3천6백만개의 소자를 집적시켰다. 이 칩속에 신문 1백28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준공한 기흥 ULSI(극초대규모집적회로)연구소의 시설을 이용해 16메가D램을 개발했는데 내년 3월까지 성능과 신뢰도를 향상시켜 91년말 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의 16메가D램 개발발표에는 석연찮은 대목도 있다.
16메가D램개발은 원래 정부가 국가차원에서 공동개발키로 하고 과기처 상공부 체신부가 각각 2백50억원씩 총 7백5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전자통신연구소를 중심으로 삼성 금성 현대 등 반도체 3사가 지난해 4월부터 16메가D램의 공동개발에 들어갔던 것. 그런데 공동연구팀이 오는 12월경 시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던 계획을 무시하고 삼성 측이 일방적으로 제품개발을 발표해버렸다.
삼성측은 "미국에서 제품의 신뢰성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개발 내용이 새어나가 어쩔 수 없이 발표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해외 반도체업체들로부터 특허 반덤핑 시비 등 공격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굳이 이들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현재 시장의 주류가 1메가D램에서 4메가D램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일본기업들에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말부터 4메가D램 양산에 들어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히다치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64메가D램의 시제품을 발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