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는 1891~1905년에 걸쳐 7천5백㎞의 시베리아 철도가 건설, 철로변을 따라 천연자원을 이용한 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척됐다. 특히 1974~1984년에 걸쳐 제2의 시베리아 철도인 바이칼~아무르 간선철도(4천2백75㎞)가 완공되면서 시베리아의 극동지역은 세계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시베리아는 동서로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의 경계를 이루는 우랄산맥 동쪽에서 베링해협과 태평양에 이르며, 남북으로는 카자흐 중국 몽골에서 북극해 사이에 위치하는 광활한 지역으로서 그 면적이 1천 2백81만㎢(한반도의 약 60배)에 달한다. 이 지역은 16, 17세기에 오늘날 러시아공화국 주민의 주축을 이루는 슬라브족에 의하여 정복되고 개척된 곳이다.
인구밀도 최하위 지역
원래 시베리아에서는 소수의 몽골계 원주민들이 수렵과 유목을 하며 생활하고 있었으나, 러시아인들에 의하여 개척되면서 정치범들의 유배지로, 또는 삼림부산물인 모피 생산 지나 수렵장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1891~1905년에 걸쳐 7천 5백㎞의 시베리아 철도가 건설, 철도변을 따라 천연자원을 이용한 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척되었다. 특히 1974~1984년에 걸쳐 제 2의 시베리아 철도인 바이칼~아무르 간선철도(BAM, 콤소몰스크에서 우스티쿠트까지의 4천2백75㎞)가 완공되면서 시베리아 극동지역은 세계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타타르(우랄산맥 남쪽의 러시아 자치구) 말로 '잠자는 땅'을 의미하는 시베리아는 대부분 러시아 영토에 속하며, 무한한 자연과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그 인구는 2천8백만으로 인구밀도는 ㎢당 2명에 불과하다. 특히 서부 시베리아의 저습지대와 북극권 일대는 1㎢당 1명 이하로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다. 그 중요 이유는 추위, 늪지대, 산지, 툰드라 등 가혹한 자연환경 때문이다.
가스매장으로 관심 모으는 서 시베리아
시베리아의 전체적인 지형은 남쪽과 동쪽이 중생대 이후의 높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서북쪽은 대 저지대를, 그 중앙에는 넓은 고원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시베리아는 보통 서부 시베리아 저지, 중앙 시베리아 고원, 북동부 시베리아 산지 등의 자연지역으로 구분된다.
서 시베리아 저지대는 우랄산맥에서 동으로 오브강을 지나 예니세이 강에 이르는 지대로, 상류의 알타이 산지와 키르키즈 고지대의 침식물로 덮인 제 3기 및 제 4기층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이 지역은 해발 1백m 이하 지역이 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 동쪽 예니세이강 유역일부를 제외하면 전 지역이 오브강의 수계(水系)를 형성하는데, 이 강은 러시아 최대의 북류하는 강이다.
오브강은 흐름이 완만하고 폭이 1백㎞ 이상 달하는 곳이 많으며 홍수가 잦은 강이다. 특히 얼음이 녹는 봄철에는 북극권에 속하는 하류가 녹지 않아 강물이 흐르지 못하는 까닭에 넓은 지역으로 넘쳐 흐른다. 또 오브강과 그 지류인 이르티시강이 만나는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늪지대(한반도의 약 1.5배)를 형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서 시베리아는 교통이 불편하고 저습하여 시베리아 철도가 지나가는 남쪽의 일부 초원지대만이 인간생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오브강 중·하류의 넓은 지역에 걸쳐 러시아 최대의 석유와 천연가스의 매장이 확인되고, 또 그 생산이 시작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광지로 각광받는 바이칼호
중앙 시베리아 고원 지대는 고생대와 중생대층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서쪽은 예니세이강, 동쪽은 레나강, 남쪽은 몽골과 경계하며, 그 평균 고도는 3백~8백m를 이룬다. 이 고원은 캐나다의 로렌시아 대지와 같은 안정지괴로 지질학자들은 앙가라랜드라고 부르고 있으며, 중생대층에는 두꺼운 석탄층이 매장되어 있어 이 지역 석탄 생산은 지역 발전과 공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고원지대 남쪽은 중앙 아시아 산지와 연결된 높은 산지로 형성되어 있으며, 그 중심부에는 단층작용에 의하여 형성된 바이칼호가 자리잡고 있다. 이 바이칼호는 '러시아의 진주' 또는'신성한 바다'로 불리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깊고 담수량이 가장 많은 호수로도 유명하다. 바이칼호의 넓이는 우리나라 경상남북도와 비슷하며, 러시아 특산품인 캐비아(철갑상어의 알젓)의 원료가 되는 철갑상어 명산지이기도 하다.
이 지역 중심 도시인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 철도의 중심지로서 러시아가 자랑하는 바이칼 콤비나트의 중심도시로 각종 공업이 발달되어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바이칼호 주변의 오염을 막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연안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연안 도시들과 함께 발전에 제약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국제적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잠재력이 알려지지 않은 북동부 시베리아
북동부 시베리아 산지는 러시아에서 가장 변두리에 속하는 지역으로 대부분 지역이 중생대 습곡산지 지대다. 이 지역은 남으로 중앙 시베리아 고원에서 이어져 나온 야블로노이 산맥을 시작으로 스타노보이 산맥, 베르호얀스크 산맥, 콜리마 산맥, 추코트 산맥이 차례로 북극해 연안까지 뻗혀 있다. 한편 동남부의 캄차카반도, 쿠릴열도, 사할린, 시호테 산맥 등은 일본과 함께 환태평양 조산대를 형성하여 러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화산활동이 있는 지역이다.
또한 이들 산지 사이를 따라 레나강, 야나강, 인디기르카강, 콜리마강 등이 북극해로 흘러 들고 있으며, 중국과의 국경을 흐르는 아무르 강만이 오호츠크해로 유입되고 있다.
북동부 시베리아는 러시아 영토 중에서 개척 역사가 가장 짧고 인구 분포도 희박하여 아직도 그 자연과 자원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잠재력이 충분히 세상에 알려지고 있지 않다.
겨울 길고 추우며 맑은 날씨 계속
시베리아는 대부분 지역이 바다의 영향을 받지 못하여 대륙성 기후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북극해 연안은 툰드라기후를, 그 남쪽은 냉대기후지역이 나타나고, 높은 산지에서는 고산기후가, 더 남쪽에는 스텝과 사막기후가 나타난다.
겨울이 길고 추우며, 공기는 건조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시베리아 동북부의 베르호얀스크 일대는 세계의 한국(cold pole, 오이먀콘의 최저 기온은 영하 71.2℃를 기록)을 이루어, 긴 겨울동안에 찬공기가 시베리아 고기압을 형성하여 사방으로 한랭한 바람을 불어보낸다. 그러나 여름은 거의 모든 시베리아에 따뜻하고 온난한 바람이 불어 비교적 많은 양의 비를 가져다 준다.
기후대는 북에서 남으로 향하면서 툰드라기후, 냉대기후, 스텝과 사막 기후 등 규칙적으로 변하는 것이 특색이다. 툰드라 기후지역은 주로 북극해주변지역에 분포하며, 이 지역은 영구 동토지역으로 여름에만 표토가 녹아 이끼류가 자라고, 이를 먹이로 순록이 서식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순록을 유목하며 사는데, 오늘날은 석탄, 석유, 가스 등도 생산하고 있다.
툰드라 남쪽에 분포하고 있는 냉대기후지역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는 기후지대로 농업에는 한계가 있으나, 풍부한 타이가림과 이에 따른 삼림생산물로 세계적인 자원의 보고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목재 펄프공업의 중심을 이루며, 최근에는 지하자원의 개발이 활발하다. 냉대기후지역 남쪽은 대부분 스텝지역을 이루고 있으며, 봄과 초여름에 걸쳐 비가 내리므로 이 지역은 시베리아의 농업 중심지를 이룬다. 이 지역 농업은 최근에 와서 그 남쪽 사막지역과 북쪽 냉대기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