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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체 리듬이란?

최상 컨디션 조절의 열쇠

고도의 정신력이 요구되는 앙궁 사격 등의 운동에는 선수들의 생체리듬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 올림픽 때 여자양궁선수들의 수면 운동시간 식사 스트레스 월경 등을 종합한 생체리듬을 점수화하여 실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지구나 달의 자전과 공전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계절이 규칙적으로 바뀌고 조수의 간만, 식물의 개화와 결실 낙엽 등 우리 자연계는 모두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운동을 한다.

이같은 리듬은 인체에도 적용이 되어서 최근 바이오리듬(biorhythm)을 이용해서 운동 선수들의 기록을 향상시켰다는 보고가 자주 나온다. 또 작업장의 근로자, 정신노동자, 운전기사 등 다양한 계층에서 바이오리듬을 이용해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서는 데이트신청일, 궁합, 태아의 성결정, 부부상호간에 원활한 성관계를 유지하는데까지 바이오리듬이 이용되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유럽에서 처음 소개되기 시작한 바이오리듬은 개인의 생일을 기초로 작성된다. 신체주기를 23일, 정서주기를 28일, 그리고 지성주기를 33일로 정하여 세개의 리듬중에서 적어도 2개 이상의 리듬이 정점을 향해 상승하면 일의 성취도가 높고, 반대로 최저점을 향하면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이론으로서 과학적인 인정은 못받고 있다.


인체 컴퓨터로 조절

이와 같은 바이오리듬은 생체리듬과 구별되어야 한다. 생체리듬은 모든 생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곰이 겨울잠을 자는 것이나 철새의 이동이 그 예다. 인간의 생체리듬에는 24시간 주기리듬, 일내(日內)리듬, 초일(初日)리듬이 있다. 24시간 주기리듬으로는 체온과 내분비리듬을 들 수 있다. 일내리듬은 24시간보다 작은 주기로 움직이는 심장박동 맥박 혈압 등을 말한다. 지구의 주기를 24시간으로 정해놓고 사는 인간의 수면과 활동을 지배하는 생체시계도 여기에 맞추어져 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 인체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긴장이 풀리거나 밤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되면 생체시계가 2,3시간 뒤로 밀려나고 그 다음날은 다시 24시간 주기에 맞추어 지내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오고 질병이 생기거나 일의 성취도가 떨어지게 된다. 한편 초일리듬으로는 월경주기같은 것이 해당된다.

이같은 여러 생체리듬 이외에 주기적으로 아픔을 느끼는 통각리듬이 있고 약물이나 독성에 대한 주기성 등이 있다. 다양한 리듬들은 독자적인 활동주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인체컴퓨터에 의해 저절로 조절되어 다른 리듬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며 건강한 하루생활을 영위하게 한다.

이와 반대로 하나의 인체리듬이 깨지면 신체의 조화전체가 장애를 받게 되어 고장이 생기게 된다. 적당한 운동은 인체에 유익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여 최근에 들어서는 남성들만의 운동이었던 마라톤 등 지구력은 필요로 하는 운동 뿐만 아니라 역도 유도 태권도 등의 투기종목에까지 여성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국제경기나 올림픽대회에서의 승리는 선수개인 뿐 아니라 국가에도 영광이 따르며 이것을 국력의 평가척도로까지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서 운동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와 이에 부속되는 훈련량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까지 와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월경조절 등 생체리듬을 이용한 컨디선 조절로 서울올핌픽에서 양궁 여자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무월경시 좋은 성적 거둬

그래서 육체적인 운동과 관련된 월경이상의 보고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인데 실제로 그 빈도가 증가되었는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고 그들이 운동을 시작한 연령 이후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집중적이고 강력한 훈련은 운동선수로 하여금 더 좋은 기록과 성적을 갖게 할 수 있는 반면에 이로 인해 무월경이 더욱 빈번하게 유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월경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운동선수 특히 수영선수들에 있어서는 월경기간중에 시합에 참여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므로 규칙적인 월경은 오히려 운동선수들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였던 1백76명의 한국여자우수선수에 대한 조사에서 월경 중 운동시합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주관적인 상태의 표시로 '좋다' '보통이다' '나쁘다' '관계가 없다'가 각각 7.4% 40.1% 41.2% 7.7%로 나타나 시합중 월경을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41.2%나 되었다. 또한 여성운동선수들중 수영 육상 펜싱 사이클 태권도 유도 등에서 시합중 월경을 피하기를 원했고 많은 카누선수들은 생리불순 및 월경과다를 호소하였다.

어떤 선수는 월경주기 제13일째 혹은 월경이 끝난 지 5일째에 성적이 가장 좋다고 느껴서 시합예정일 전생리주기에 방문하여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대개 이런 목적을 위하여 월경일을 연기하거나 혹은 앞당기려고 할 때 여성호르몬제, 황체호르몬제, 함량이 다르게 포함된 피임약제들이 이용되고 있다.

피임약제는 계속 사용하다가 투약을 끊고 기다리거나 혹은 쉬지 않고 계속 투여하여 월경을 연장한다고 하며 황체호르몬제는 월경예정일 3일전 부터 계속 사용하여 연장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는데 약제의 성분, 용량 및 투여시 약제의 부작용 그리고 어떤 약제의 선택이 월경기간조절의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보고들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여자선수들 중에서 11%가 월경을 연장시키기 위하여 주사나 약제를 이용한 적이 있었으며 이중 85%는 기대했던 월경 연장의 효과를 보았지만 그중 38.1%는 부종 어지러움 구토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등 약제사용에 대한 두려움과 지식이 결여되어 있었다.

 

고도의 정신집중이 요구되는 사격 종목에서 생체리듬을 시합당일에 최상으로 유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월경조절로 딴 양궁금메달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시합전 바이오리듬을 이용하여 양궁선수들이 시합일에 어떤 컨디션을 가질 것인지에 대하여 매스컴에 보도된 일이 있었다.

이 보도에 의하면 정작 메달이 획득유력시 되었던 국내유망선수는 시합일에 바이오리듬의 저조기로 예상되었고 반대로 나중에 메달권 밖의 성적을 보였던 외국선수는 고조기에 속할 것이라는 실제 경기내용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필자는 인체에 있는 미묘한 리듬에 따른 주기에 의해서 조절되는 수면 기초체온 호르몬방출 등에 관한 사항들과 생리주기를 네시기로 구분하여 각 시기들에서 수면시간, 운동시간, 식사, 스트레스, 나타난 증상들, 질병들, 운동중 컨디션 등을 점수화하여 비교하였다. 1988년에 7개월동안 2명의 여자 양궁선수에 대해 코치에 의해 매일 평가된 기록을 생리주기내 각 시기별로 평균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생리기간중 어떤 특정한 시기에 성적이 가장 우수하고 반대로 어떤 시기는 피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시합을 앞둔 2개월전에 미리 예측할 자료를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선수의 경우 양궁성적의 평균점수는 3월과 6월에 비교적 높았고 4월에 평균점수는 낮았으나 세계신기록에 가까운 성적을 네 차례가 보이는 등 기록의 기복이 심했다. 기초체온표를 분석했더니 이 시기의 비정상적 황체화호르몬이 최고치에 도달했고 황체기결함도 가장 많은 빈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7개월간 양궁성적의 평균은 배란후기에 3.5±1.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 시기에서 세계신기록을 다섯차례나 작성했다. 그외 월경기간, 배란전기, 배란임계기간의 성적은 비슷하였다. 배란후기에 오히려 불편하게 느끼는 증상은 1.3±0.5점으로 다른 세 시기에 비해 좋지 않았으나 이것은 월경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월경과 관련되는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서 월경기간은 배란후기를 제외한 다른 두 시기와 양궁성적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구태여 월경기간을 피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배란후기 내에서의 성적이 좋으므로 시합일을 배란후기에 맞춰보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됐었다.

7개월간의 평균생리주기가 29.3±2.3일로 이 분석표가 작성된 7월의 월경기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예정된 10월초의 시합일에 배란주기가 예상되므로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좋은 성적을 갖게 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대해 선수본인에게도 정신적인 안정 및 확신을 가질 수 있게끔 설명하여 주었는데 실제로 시합일에 배란주기가 되었으며 기대하였던 훌륭한 성적을 얻어냈다.

결론적으로 여성생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연구만이 적절한 월경기간을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고 또한 월경주기내 시기에 따른 경기성적의 차이와 연관지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은 큰 시합을 앞두고 자기자신의 컨디션조절과 결과의 예측에 도움이 될 뿐더러 궁극적으로는 경기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직 운동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월경이상의 실체와 생식분비계통의 복잡한 기능들이 명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서 적극적인 연구노력이 필요하다.
 

인간능력의 한계를 돌파하는 역도경기는 정신력이 승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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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서병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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