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HSCT프로그램, 유럽의 2세대 콩코드계획이 완료되면 초음속여객기가 등장할 것이며 곧이어 극 음속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 이후는 우주항공기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이 항공기란 문명의 이기를 손에 넣은 이후로 1백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생활에 가져다 준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늘날 세계 많은 나라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경제 및 사회활동이 국제화되면서 생활문화권은 점차 확장돼 가고 있다. 이같은 생활여건의 변화에 따라 세계의 항공수송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잘 알려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의 세계 여객수송의 연성장률은 약 11%이고 화물수송에서는 지난 7년간 약 8%의 성장을 해 왔다. 21세기초 항공여객수는 매년 5~6% 증가해 지금의 2.5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인류는 이와 같은 항공수송량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항공기를 시급하게 개발해야만 한다. 21세기 초반까지 새로운 항공기술을 종합해 개발될 것으로 보이는 차세대 수송(여객, 화물)기는 지금의 2.5배의 항공수송량을 운반할 수 있는 비행기능을 갖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승객 6백~8백명을 탑승시킬 수 있는 거대몸체가 필요하고 항공기의 속도는 마하 0.85인 고아음속에서 마하 2~3인 초음속, 마하 5 이상인 극초음속으로 초고속화가 이룩될 것이다. 또한 항속거리에서도 1만3천km 이상의 먼 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항공기가 요구된다. 이와같은 거대형화 초고속화 장거리화의 세가지 기본 특징 이외에도 경제성 쾌적성 안정성면에서 지금에 비해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룩될 것이다.
21세기초에 실용화하기 위해 연구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여객기는 △현재의 고아음속 여객기에 6백~8백명의 승객을 탑승하도록 기체를 개조한 거대형 여객기 △현용 고아음속 영역으로 부터 초음속이나 극초음속 영역으로 비행속도를 초고속화한 초·극음속 여객기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나서 궤도비행을 하여 재귀환할 수 있는 우주항공기(aero-space plane) 또는 우주기(space plane)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운항하고 있는 여객기의 주류는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한 고아음속 여객기이며 마하 0.85의 순항속도로 장거리 비행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잉 747-400 여객기는 지구둘레의 $₩frac{1}{3}$인 1만3천km를 15시간의 비행으로 운항하고 있다.
현재의 고아음속 여객기 수송능력을 증가시켜서 항공수요를 증가시키는 방법의 하나는 기체를 대형화시켜 승객수, 즉 좌석수를 늘리는 것인데, 이 계획이 지금 많은 진전을 보고 있다. 최근 대형화 계획으로 클로즈 업 되고 있는 것이 '슈퍼 점보(super jumbo)항공기'다.
슈퍼점보여객기의 항속거리는 현재와 같은 1만3천km(8천마일)이며, 속도면에서도 현재의 고아음속을 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이미 1991년 3월6일에 에어버스 인더스트리사에서 6, 7백석의 슈퍼 점보기인 A350기의 구상을 발표했으며 독일의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사도 6백15석의 A2000기 모형을 파리에어쇼에 전시했다. 특히 에어로스파셜(Aerosptial)팀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는 ASX-700기는 동체의 넓이가 7.2m, 높이가 7.44m로 2층객실을 만들 예정.
미국의 보잉사에서는 현재 보잉 747-400 여객기를 날개와 동체를 대형화해 7백석급의 슈퍼 점보기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보잉 747-400의 최대 이륙무게 3백85t이 5백45t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역시 맥도널 더글라스사의 MD-12가 MD-11을 대형화시켜 6백9석인 슈퍼점보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슈퍼점보기는 1993년까지 기초설계가 확정되며 1997년경에 시험비행을 마치고 2002~2003년부터 취항 예정이다.
제2세대 콩코드기
초음속여객기(Super Sonic Transport, SST)로는 이미 콩코드기가 상업용으로 개발되어 지금까지 운행해 오고 있다. 콩코드기는 1969년 3월2일 첫 비행 이후 20년이 경과했으며 1989년 3월에 운항 20주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거행한 바 있다. 이 기념식에서 제2세대 콩코드 여객기 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이 발표를 기점으로 세계 항공계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본다.
콩코드 SST가 개발되던 당시에는 기술적으로 최상으로 종합된 걸작이었지만 경제성과 환경문제에서는 많은 제약을 받았기 때문에 기대했던 바대로 초음속 비행시대의 선구자로서 역할은 성공적인 것이 못되었다. 콩코드, Tu-166, SR-71 등 SST용 엔진은 초음속 순항시의 연료소모율을 중요시해서 설계했기 때문에 아음속비행시의 연료소비율이나 이착륙시의 공항소음 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이제 새로이 구상하고 있는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는 콩코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선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고속공력형상에서 양항비를 높이고 내열재료의 발전에 따라 재래형 항공기 정도의 경제성과 저공해성을 갖는 기체를 개발할 계획. 비행중의 연료소비는 공력적인 세련도, 엔진의 효율, 그리고 기체의 무게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공력효율이 두배로 증가될 수 있으며 가변사이클형 엔진을 채택하면 연료소비는 2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뿐만아니라 내열복합재와 새로운 구조설계법에 따라 25%의 구조무게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이같은 기술발전이 이루어지면 차세대 SST에서는 30% 연료절감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며 '지구 1일 교통권'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1963년 초음속여객기 개발을 시작해 프로토 타입 두기를 1967년에 발주했으나, 1971년 미국 의회에 의해서 개발을 중지 당해 초음속여객기 개발에서 프랑스의 콩코드에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NASA는 초음속 순항연구(Supersonic Cruise Research)계획을 계속 추진해 초음속비행에서의 공력 구조 추진 등 모든 분야에서 현저한 기술개발을 이룩했다. 그 결과는 고속군용기와 우주비행체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 NASA는 고속민간수송기(High Speed Civil Transport; HSCT) 프로그램을 세워 차세대형 SST의 개발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NASA가 개발중인 차세대 초음속여객기 승객수는 약 2백50~3백명, 순항속도는 마하 2.4~3.0, 항속거리는 9천km~1만3천km, 최대 이륙 무게는 4백50t이다. 기체형상은 1세대 콩코드의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우주항공기로의 징검다리
미국 보잉사는 HSCT프로그램에 따라 자체 상표의 차세대 SST를 개발중이다. 이는 마하 2.4, 승객 2백50~3백명, 항속거리 9천4백km이며 이중 삼각날개모양을 하고 있다. 맥도널 더글러스사도 NASA의 지원을 받아 마하4의 순항속도에서 3백명의 승객을 1만3천km까지 수송할 수 있는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6년 2월 연두교서에서 "1990년대 말까지 음속의 25배로 날아 지구의 저궤도에 진입해 뉴욕에서 도쿄까지 두시간내에 비행할 수 있는 새로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Oriental Express)의 연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연두교서는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것이 바로 극음속 수송기(Hyper Sonic Transport, HST) 개발의 신호가 됐다.
대기권에서 마하6 이상의 극음속비행을 할 수 있는 비행체를 개발한다는 것은 지구상의 두지점간의 고속수송수단으로서 가치보다는 대기권과 우주비행권을 연결하는 수단의 의미가 크다. 새로운 개념의 우주항공기(aero-space plan)가 탄생한 셈이다.
지금까지 로켓만이 대기권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대기권을 이용하는 날개를 갖는 비행체를 개발한다는 뜻은 완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는 우주운반체, 즉 우주항공기가 탄생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완전 재사용형 우주항공기는 수평이룩을 하고 마하3~25의 초고속으로 대기권내를 돌파하여 저궤도 또는 중궤도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주활공을 실시한 후에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활주로에 수평으로 착륙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하면 HSCT에서 얻어지는 기술이 우주비행체에 결합돼 새로운 우주비행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최근에 연구개발되고 있는 극음속 비행체인 우주항공기의 개발을 들면 미국 NASA의 X-30과 NASP(National Aero-Space Plan), 프랑스의 에르메스(HERMES), 독일의 젱거(SÄNGER), 영국의 호톨(HOTOL)이다.
미국의 NASP나 X-30은 고도 8~15만ft를 극음속으로 비행하는 시험기이며 활주로에서 수평으로 이륙한다. 마하수 3까지 터보제트, 마하 3~5 사이에서는 램제트의 이중 모드로 비행하고 다시 마하 15에서 30의 영역에서는 로켓모터로 비행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연료는 액체수소를 사용한다. 1985년 12월에 1단계 연구가 끝났으며 최초 비행은 빠르면 1993년경, 실용기의 운항은 200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
한편 프랑스에서 연구개발중인 에르메스도 1986년 8월에 정식 프로젝트로 승인돼 개발 중이다. 저궤도에 4t의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는 3~6인승 비행체인 에르메스는 1995년에 최초비행할 계획이다. 독일의 젱거도 길이 25m, 폭 12m, 무게 80t으로 프랑스의 에르메스보다 대형이다. 저궤도에 4t의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는 우주항공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