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옛 것이 새 것을 낳는다

1백년전 발명에서 힌트 얻기도

너무 일찍 만들어져 빛을 보지 못했던 과거의 발명품들 중에서 현대의 히트상품이 탄생할 수도 있다.

발명에도 얼굴이 있다. 이는 세가지로 분류되는데 이것을 발명의 종류라고 한다.

첫번째 얼굴은 '착상발명'이다. 착상발명품으로는 十자 드라이버, 철조망, 코카콜라의 병, 지우개가 달린 연필, 주전자 뚜껑의 삼각 구멍, 세탁기의 실밥 제거구 등 간단한 아이디어에 의한 것들을 들 수 있다. 이와같은 착상 발명은 구조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달려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도 간단하기 때문에 상품화도 쉽다.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생활필수품들은 대부분 이 착상발명의 산물이다.

두번째 얼굴은 '과학적 발명'이다. 과학적 발명은 과학의 원리를 교묘하게 응용한다든지, 복잡한 메커니즘을 조합한 것이다. 과학적 발명의 예는 컴퓨터 로봇 모터 냉각장치 등 첨단기술 제품으로 상당한 수련과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최근 기업에서 설치한 연구소에서의 기술 개발이 곧 과학적 발명이다. 따라서 고도의 시설과 두뇌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신기술 개발을 위해 연간 매출액의 2~5%라는 거액을 여기에 투자하는 기업이 매년 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세번째 얼굴은 '응용발명'이다. 응용발명은 냉각장치를 냉장고에 도입한다든지, 반도체를 컴퓨터에 활용하는 등 어떤 제품 또는 부품을 다른 제품에 응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과학적 발명보다는 한 단계 낮은 발명으로 약간의 수련과 전문지식이 있으면 가능하다.

응용 발명은 쉽게 설명하면 이미 있는 물건 또는 부품을 결합하여 새로운 기능 또는 용도를 가진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면 팽창률이 다른 두 개의 금속판을 결합하여 만든 자동온도조절장치 바이메탈, 카메라와 현상기구를 결합한 폴라로이드 카메라, 팔목시계에 캘린더를 결합한 시계 겸용 캘린더 등이 있다.

따라서 착상발명이 초보자의 영역이고, 과학적 발명이 과학자들의 영역이라면, 응용발명은 초보자와 과학자의 공동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발명의 세 얼굴 중 어떤 얼굴을 선택하느냐는 선택하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발명은 연애와 같다. 많은 이성 가운데서 자신이 좋아하는 타입을 찾아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듯이 초보 발명가는 자신이 다루기 쉬운 분야를 선택하여 꾸준히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저것 뚜렷한 목적도 없이 손을 대어보는 무작정 발명은 삼가해야 한다.

아이디어도 온고지신

1백년 전의 발명이 오죽했겠냐며 조사도 해보지 않고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실로 위험천만한 처사다. 1백년 전의 발명도 조금만 개선하면 크게 히트할 수 있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 실제로 요즘 아이디어 상품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 중에는 1백 년 전에 이미 발명된 것이 의외로 많다.

발명가로 성공하려면 역사속에 감춰진 1백년 전의 발명을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중에는 너무 일찍 발명되어 상품화 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린 것도 있다. 1백 년 전에는 어떤 것들이 발명되었을까.

첫째, 요리를 나르는 꼬마전차를 들 수 있다. 손님이 희망하는 요리명이 표시된 단추를 누르면 레일을 따라 요리를 가져다주는 꼬마전차다. 노력 절감보다는 식당의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둘째, 페달식 샤워기를 들 수 있다. 체인이 달린 페달을 밟으면 파이프 속으로 물이 올라가 샤워가 되어 쏟아진다. 페달을 밟으면 운동도 되며, 땀은 곧 샤워로 씻어낼 수 있어 일종의 건강운동기구라 할 수 있다.

셋째, 소리가 모터를 돌리는 장치를 들 수 있다. 발명왕 에디슨의 작품으로 소리의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여 바퀴를 회전시키는 기발한 착상이다. 소리의 진동으로 진동판을 움직여 그 힘으로 관성바퀴를 돌리는 원리다. 당시의 기술로는 실용화할 수 없어 결국 에디슨의 노트 속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제 누군가 한번쯤 도전해 봄직 하다.

넷째, 태양열 에너지를 동력으로 한 발명으로서 지름 3.5m의 오목거울로 태양열을 모아 증기를 일으켜서 그 에너지로 인쇄기를 돌렸다. 1시간에 5백장을 인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섯째, 도로에 광고를 인쇄하는 타이어를 들 수 있다. 노상을 달리면서 계속적으로 광고문을 프린트하는 삼륜차였다. 지금은 도로 교통법 등 여러가지 제한이 있어 불가능하지만 당시에는 가능했던 모양이다.

여섯째, 배멀미를 하지 않는 배를 들 수 있다. 선실을 선체에서 분리한 것으로서 배가 로울링을 해도 선실은 항상 수평을 유지하게 한 것이다.
1백년 전의 발명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1백 년 쯤의 세월로는 인간의 두뇌가 크게 진화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강조해 두건대 역사 속의 발명들은 현대 발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자료를 찾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발명가가 되려면 그만한 고생쯤은 감수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필터의 성능을 강화한 공기여과기. 응용발명에 속한다.
 

소재 풍부한 일렉트로닉스 분야

사람들은 '일렉트로닉스 응용발명'하면 대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일렉트로닉스 응용발명도 따지고 보면 별개 아니다. 발명에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일렉트로닉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초보적인 것은 중학생 정도의 능력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닉스 응용 발명은 과정도 흥미롭지만 완성품은 실용가치도 높다. 주로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소형 경량품으로 전지를 이용, 작동하므로 재료 또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렉트로닉스 응용발명을 살펴보자.

첫째, 자동 점등조명을 들 수 있다. 방문을 노크하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음성 계전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둘째, 휴대용 형광등을 들 수 있다. 3V의 직류전원으로 불을 밝힐 수 있어 야영시 사용된다. 트랜지스터나 초크 및 트랜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셋째, 도난방지기를 들 수 있다. 금고에 손을 대면 경비실의 신호등에 불이 켜지도록 되어 있다. 계전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넷째, 거짓말탐지기를 들 수 있다. 두장의 금속판에 손을 나란히 얹으면 피부저항의 차에 의해서 전류계의 바늘이 움직인다. 트랜지스터의 증폭 작용을 활용했다.

다섯째, 전자 수면기를 들 수 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같은 소리를 일정한 간격으로 발생시켜 최면 효과가 있도록한 것이다. 여섯째, 아침에 잠을 깨워주는 새를 들 수 있다. 먼동이 터오면 스위치가 자동으로 작동하여 새가 노래를 불러 잠을 깨운다. 일종의 전자 자명종이다.

일곱째, 광선 계전기를 들 수 있다. 빛에너지로 계전기 장치가 작동하는 것으로 아침에 잠을 깨워주는 새의 원리와 같은 것이다.

광선총도 같은 원리다. 여덟째, 전자 오르간을 들 수 있다. 각 음계마다 쳐진 도선에 닿으면 그 음계에 대응한 소리가 발생된다. 트랜지스터와 저항의 배열에 따라 구성한 것이다.

아홉째, 숫자를 사용한 유아용 교구를 들 수 있다. 다이얼을 돌리면 숫자가 빛나므로 어린이의 산수 교육에 그만이다. 열번째, 화재 경보기를 들 수 있다. 화재가 났거나 화재 직전의 상황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도난 방지기의 원리와 비슷하다.

일렉트로닉스 응용발명은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공통점은 하나같이 신비하면서도 원리는 간단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들어서는 발명보다는 어린이들의 공작놀이에 더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렉트로닉스 응용발명은 하나같이 성공하고 있다. 문제는 공작놀이의 수준을 넘어 실용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산업재산권화 하는 것이다.

기업을 탄생시킨 작은 발명들

작은 발명이 기업을 탄생시켰다면 좀처럼 믿으려 드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작은 발명이 탄생시킨 기업은 예나 지금이나 수없이 많다. '자이스'사(社)라면 세계제일의 렌즈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 창업자인 카알 자이스는 판유리를 잘라 양면을 곱게 갈아서 렌즈를 만드는 렌즈가게 주인이었다. 판유리를 갈아 렌즈를 만든다는 것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좀더 편리하게 렌즈를 만들 수 있을까?"

자이스는 렌즈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여기서 생각해낸 것이 아예 한 면이 볼록한 유리를 만들어 한 면만 갈아서 렌즈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발명은 렌즈 만드는 시간을 3분의 1로 줄여 주었다.

카알 자이스는 전재산을 정리하여 자이스사를 설립하고, 이같은 연구를 거듭한 결과 종업원만도 1만명이 넘는 대기업의 주인이 됐다.

일본 10대 기업중의 하나인 '브리지스튼사'도 작은 발명이 탄생시켰다. 이 회사 창업인 이시바시는 집안에서 지까다비(작업화의 일종)를 만들어 파는 상인이었다. 이시바시의 소원은 습기가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 지까다비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까다비 시장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아이디어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얼마 후엔가 이시바시는 '지까다비의 바닥에 고무 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서둘러 실험해 본 결과 습기가 스며들지 않아 여간 편리한게 아니었다. 새로운 지까다비를 상품으로 만든 결과 1년 사이에 1억2천켤레나 팔려 나갔다. 이것 하나로 브리지스튼은 일약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월트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의 고안 하나로 '디즈니랜드'의 사장이 되었지만 젊은 날의 그는 거듭되는 실패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어느날 디즈니 부부는 셋방에서 내쫓겨 공원 의자에 앉아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디즈니 부부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상황이 발생했다.

생쥐 한 마리가 어찌나 재롱을 피우는지 웃음이 절로 나온 것이었다.

"옳지. 생쥐의 모습을 만화로 그린다면 괴로운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겠구나."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라는 만화를 출판하였다. 성공이었다. 그것도 대성공이었다.

세계 20여개국에서 발간된 이 만화는 매달 3천만부라는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해 디즈니 부부는 일약 백만장자가 되었다. 디즈니는 후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키 마우스의 성공은 만화 자체의 훌륭함보다는 아이디어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입증하는 살아있는 교훈이다."
 

공기주머니를 달아 입을 대지않고도 불 수 있게 만든 위생 멜로디언(왼쪽) 벽에 박힌 못을 수직으로 뽑을 수 있게 만든 수직 못뽑기(오른쪽)
 

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왕연중 홍보과장

🎓️ 진로 추천

  • 전자공학
  • 컴퓨터공학
  • 기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