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화국에 사는 알렉시아 아브네트(32)라는 주부는 억세게도 운이 없는 사람이다. 평범한 개복 수술을 받은 뒤 29일 동안이나 자신의 배안에 지혈용 겸자(forceps)를 넣고 다닌 것이다. 아브네트의 위에서 찾아낸 겸자는 밖으로 끄집어내기 직전까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즉 수술부위에서 피가 흐르지 않도록 정맥을 꽉 누르고 있었던 것.
이렇게 겸자가 배안에 있는 동안 아브네트는 위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걷거나 숨쉬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아브네트는 어떻게 그렇게 큰 수술장비가 몸안에 들어갈 수 있으며, 그렇게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나에 대해 놀라워한다.
겸자가 배안에 있는 동안 아브네트는 혼자 머리를 감을 수도 없었고, 어머니의 간호를 하루종일 받아야 했다. 피부가 녹갈색으로 변했고 걸음걸이도 마치 시체가 걷는 것 같았으며, 봉합한 부위에서는 이물질이 계속 배출돼 하루에도 여러번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병원비도 2만달러나 지불됐다.
처음에는 그 원인이 수혈잘못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X선촬영사진은 상상밖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원인이 밝혀지자 바로 그 다음날로 제거수술을 실시, 겸자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러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녀의 배안에 제2의 딱딱한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직 아브네트의 몸이 제2의 제거수술을 감당할 수 없어 수술을 미루고 있으나 체력이 회복되는대로 다시 개복수술을 받아야 한다.
현재 아브네트는 처음 집도한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최소한 18만달러는 배상받아야 한다는 것이 담당변호사의 주장. 그러나 이 의료분쟁의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는 극히 미지수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겸자 제거수술을 한 의사가 그 겸자를 유출하는 것조차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