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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광선으로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

「겨울이 두려운 사람」에게 희소식

램프에서 나온 자외선이 눈꺼풀을 통과해 뇌로 전달되는데…
 

SAD 환자에게 광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마음의병(soul sickness). 전문가들은 이 병을 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부른다. 기분이 지속적으로 우울해지거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느껴지거나, 지나치게 나태해지거나, 자주 졸립고 삶의 밝은 면을 애써 외면하려든다면 SAD를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겨울의 해가 너무 짧다고 느낀다. 그래서 아이슬랜드인이나 그밖의 유목민족들처럼 시계의 시간을 바꿔놓기도 한다.

SAD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국내에 몇명이나 있는지는 조사돼 있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전체인구(5천5백만명)의 5%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결코 적지 않은 사람이 SAD환자로 분류되고 있는 것.

SAD환자들은 겨울이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도 가을 쯤부터 겨울공포증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봄에 벌써 겨울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별 증상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 치료의 기회를 놓쳐버리기 일쑤다.

이 환자의 86%가 여성인데, 대개가 30대 중반의 연령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주로 여성의 심성에 초점을 맞춰 SAD의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국내의 한 정신의학자는 우리나라 청소년중 일부가 SAD에 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모든 입시가 겨울에 몰려있기 때문에 일종의 계절병인 SAD와 연관시켜 볼 수 있다는 것.

최근 프랑스에서는 SAD를 간단히 해결해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말하자면 광요법(phototheraphy)이라는 것인데 원리는 극히 단순하다. 환자는 하루에 1~3시간 동안 여러 파장의 빚을 받게 되는데 치료기간은 3~7일 정도 소요된다.

불투명한 유리패널 뒤에 설치된 여러 종류의 자외선 램프가 SAD의 해결사. 환자는 이 자외선 램프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조사받게 되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외선의 양이 달라진다. 환자는 눈을 감은 상태이지만 '유익한' 자외선이 눈꺼풀을 통과해 뇌로 전달된다. 그러면 뇌는 잠을 유도하는 물질로 알려진 멜라토닌(melatonine)이라는 호르몬을 조절, 환자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아직 자외선이 그 호르몬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자외선이 겨울만 되면 맥이 빠지는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파리의 성 안네병원에서 지난 2년간 적용한 결과에 따른다면).

SAD환자에게 적용된 인조태양광선의 조도는 높아야 2천5백럭스(lux)로 인체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 스키장의 설원에서 받는 조도가 약 2만럭스인 것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양이다. 실제로 2천5백럭스라면 날씨가 화창한 날의 조도 수준이다.

이 램프는 태양이 내는 모든 파장을 발생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이로써 전류가 요동할 때 느껴지는 심적 부담감은 배제된다.

빈번하게 재발되는 SAD환자를 겨냥해 프랑스의 전구제조업자들은 태양램프를 개발해냈다. 이것을 구입하면 장기간의 자가치료가 가능하다.

자외선은 눈 안으로 들어가 망막의 특수한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는데 광요법으로 치료한 환자중 60~80%가 효험을 봤다고 한다.

하지만 이 광요법을 시각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금기시돼 있다. 특히 백내장이나 망막 이상을 가진 환자에게는 금물이다. 아울러 극히 충동적이거나 정신적으로 안정이 안된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에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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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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