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주변에는 편리한 전자전기 기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19세기가 역학적인 기계의 전성기였다면 20세기는 전기로 움직이는 기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력원으로서 전기만큼 깨끗하고 편리한 것도 없다. 그러한 연유로 전기는 현대까지 지배적인 동력원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전기를 사용해 작동하는 기계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수정 팔목시계와 전기기관차는 얼핏 보면 전혀 유사점이 없는 것 같지만 전류가 자기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동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파의 에너지가 정보를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라는 형태의 에너지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계산기나 컴퓨터처럼 전기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를 전자기계라고 한다.
전기나 전자의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계 속에서 전자의 흐름을 지배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전자를 움직이는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압이 걸리면 전자는 언제나 전압이 낮은 쪽으로부터 높은 쪽으로 이동한다. 또한 전자가 움직일 때에는 언제나 자기장이 발생한다.
전기신호의 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를 제어하는 것인데 정보나 명령을 보내서 기계의 동작을 조절하는 작용을 말한다. 기계를 제어하는 신호를 내기 위해서는 각종 센서나 탐지기를 사용한다. 이들 센서나 탐지기를 매개로 전기적인 기계에 강력한 컴퓨터를 연결하면 역학적인 기계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각종 산업용 로봇 자동장치 모의비행장치 등이 그러한 자동제어기계에 들어간다.
탈레스가 전기를 발견?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B.C.600년경 모직물에 호박을 마찰하면 어째서 새털이나 짚과 같은 가벼운 물체들이 끌려오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했다. 그로부터 2천년 이상이 흐른 1600년에 엘리자베스 1세의 의사였던 윌리엄 길버트는 이 힘에 호박을 나타내는 그리스어 일렉트리시티(전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과학자들이 전기의 성질을 깊이 연구하게 된 것은 1700년대가 되면서부터인데 그 창시자 역할을 했던 사람들 중에는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자민 프랭클린도 있다. 그는 1752년에 대담하게도 벼락이 치는 가운데 구름속에 연을 띄워 번개가 전기를 일으킨다는 것을 설명했다. 운좋게도 죽지 않고 얻은 이 유명한 실험 결과를 기초로 프랭클린은 피뢰침을 발명하였다. 특히 그는 전기가 두개의 다른 유체로 하나는 양이고 하나는 음이라는 주장도 했다. 지금은 그 유체가 음전자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전자의 존재는 영국 물리학자 톰슨이 1897년에 밝혔다.
전설에 따르면 자기라는 것을 최초로 알게 된 사람은 그리스의 마그네스라는 양치기다. 그가 철로 된 지팡이를 갖고 있으면 땅에 굴러다니고 있는 검은 돌 조각이 붙는 것을 알았다. 이 검은 돌은 마그네톤이라 불리는 철광석의 일종이었다. 엘리자베스 1세의 의사였던 윌리엄 길버트는 자기의 기본법칙 몇가지를 통합해 지구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라는 것을 추측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르네 데카르트는 1644년에 자기가 있는 곳에 종이를 두고 그 위에 철분말을 뿌리면 자장의 모양이 눈에 보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방위를 측정하는 컴퍼스 외에 전동모터가 발명되기까지는 자석의 실제적인 사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18세기에는 프란츠 안톤 메스멜이라는 별난 최면술사가 자기로 병을 치료한다고 칭하고 2, 3년간 파리 시민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오늘날 자기의 성질은 자기부상열차 컴퓨터의 플로피 구동장치, 발전기, 자동차 엔진 점화기 등 일상용품에서 교통수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인간이나 동물의 동작에 의해서 작동하는 단순한 센서는 고대부터 있었다. 그러나 동작 방식을 감응하고 받아들여 그 정보에 의해서 기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최근에 나왔다. 초기의 중요한 두가지 발명은 18세기에 이루어졌다. 우선 최초로 등장한 것은 1745년에 에드몬드 리에 의해서 발명된 풍차 꼬리 날개로 이를 통해 확실히 바람의 방향을 알게 됐다. 두번째는 제임스 와트가 만든 조정기로 이것은 원심력을 교묘하게 이용해 증기엔진의 속도를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장치였다.
탐지기에는 건물내 연기를 탐지해 화재경보를 알리는 장치에서부터 적의 비행기를 검지하는 레이더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칼큘리에서 컴퓨터까지
컴퓨터의 역사는 그에 앞선 계산기의 역사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를 세기 위한 도구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약 5천년전에 바빌로니아에서 개발된 것이다. 고대 로마의 주판에서는 수를 표시하기 위해 둥근 자갈을 사용했는데 이것을 칼큘리라고 불렀다. 계산기라는 이름의 유래다.
1642년 주판의 원리를 응용해 최초의 기계식 계산기를 만든 사람은 19세의 프랑스의 위대한 과학자 브레이즈 파스칼이었다. 그의 기계에는 전화 다이얼과 유사한 것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돌려서 수를 입력하면 창속에 답이 보인다. 파스칼의 계산기에는 톱니바퀴가 몇개 들어있어서 하나의 톱니바퀴가 톱니 10개분만큼 회전하면 그것이 다음 줄의 톱니바퀴 이빨을 1개씩 이동시키게 돼 있다. 이 기계는 덧셈 뺄셈을 할 수 있었다. 이어 등장한 것이 기계식 컴퓨터로 베비지가 해석기라고 부르던 것이었다.
최초의 다목적 컴퓨터는 1946년에 완성된 ENIAC으로 1만 9천개의 진공관이 사용된 엄청난 크기의 컴퓨터였다. 그후 집적회로 등의 발전으로 컴퓨터는 오늘날과 같이 소형화되었다.
전자공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 전기신호를 만들어 처리할 수 있는 최초의 도구가 발명되고부터다. 그것은 진공관으로 가열된 필라멘트로부터 나온 전자빔이 전극에서 전극으로 전류를 운반하는 구조로 돼 있다. 최초의 진공관은 영국의 과학자 플레밍이 발명한 2극관이었다. 이어서 1906년 미국의 리브 포리스트가 전극이 세개인 3극관을 만들었다. 2극관은 교류를 직류신호로 변조하는 작용을 하고 3극관은 신호를 증폭한다. 이들은 라디오 텔레비전 녹음의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진공관은 큰데다가 필라멘트는 곧 신뢰성이 낮아져버리는 결함을 갖고 있어서 이것을 사용해 전자기기를 만들 수 없었다. 1948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세사람의 미국 과학자들(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이 발견했다. 이 세사람의 연구결과는 전자공학 분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두가지 발명, 반도체로 만든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를 탄생시켰다. 이로써 작고 신뢰도가 높은 전자기기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후 중요한 진보는 몇개의 전자부품을 하나의 반도체로 통합하는 기술로 이어졌는데 집적회로의 발전이 그것이다.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70년에 만들어졌고 집적도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로봇이라는 말은 체코 말로 '노동'이라는 의미인데 기계의 이름으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20년대였다. 그러나 스스로 동작하는 로봇과 같은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시계장치의 자동인형은 1700년대에 이미 완성돼 부유한 지주들의 노리개로 이용됐다. 이와 같은 초기의 로봇은 톱니바퀴로 된 복잡한 장치로 움직였다. 전자제어 로봇은 20세기가 되면서부터 발달해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공장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로봇은 과학소설에 나오는 말하고 듣고 사고하는 로봇과는 거리가 멀다. 언젠가는 그러한 로봇도 탄생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컴퓨터의 발달이 미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