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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영화의 복원 노리는 전기 자동차

문제는 최고속도를 어디까지 올리고 1회 충전으로 얼마나 달릴 수 있느냐에 있다.​

휘발유 대신 전기를 먹고(?) 달리는 자동차가 있다. 다름아닌 전기자동차다. 현재 전세계의 자동차 생산국이 이 희한한 자동차를 쓸모있고 경제성있게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투자를 하고 있는데 먼저 이 전기자동차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깜찍한 1인승 전기자동차


1900년부터 밀리기 시작해

1873년 영국의 로버트 데비슨(Robert Davidson)은 세계최초의 전기자동차로 알려진 전동(電動) 4륜트럭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그후 19세기 말까지는 전기자동차가 자동차의 주류를 이뤘다.

예를 들면 1898년 동유럽에서 열렸던 택시 캡(taxicab) 콘테스트에 참가한 14대의 자동차중 13대는 전기자동차였다. 가솔린차는 푸조사의 1대 뿐이었다. 이듬해인 1899년에는 벨기에사람인 카뮤씨가 시속 1백5㎞의 속력을 내는 전기자동차를 개발, 이 부문의 신기록을 수립했다.

1900년 미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전기자동차가 1천5백75대, 증기자동차가 1천6백84대, 가솔린자동차가 9백36대였다.

바야흐로 20세기가 열린 이 해를 전환점으로 삼아 전기자동차에서 증기자동차로 교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조용하고 운전하기 쉬운 전기자동차보다 행동반경이 큰 증기자동차를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기자동차의 시대도 그렇게 길지 않았다. 1909년에 나온 포드(Ford)차를 시발로 가솔린자동차의 시대가 새롭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1회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충전시간이 너무 길어서 1920년대에 와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그후 전기자동차는 한정적인 용도, 상황하에서만 사용됐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에는 1927년경 중일전쟁의 여파로 가솔린의 통제가 심했기 때문에 전기자동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전기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수의 3%를 점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솔린의 수입이 용이해지면서 점차 전기자동차의 생산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1954년에는 도로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가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까지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재개됐다. 그 배경으로는 당시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이른바 오일쇼크가 큰 작용을 했다. 그후 세계경제가 다시 호황을 맞게 됨에 따라 연구활동이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최근 환경문제가 지구차원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자동차의 본격적인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오는 1998년 이후 주(州) 안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2%는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자동차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문생산으로 제작돼

그렇다면 전기자동차란 무엇인가. 간단히 소개하면 내연기관(엔진) 대신 축전지(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전동기(motor)를 가동, 막대한 동력을 발생시킨 뒤 동력전달장치를 통해 이 동력을 차바퀴(車輪)에 전달함으로써 주행하는 차를 말한다.

전기자동차는 일반도로에서 주행가능한 온 로드카(on-road car)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정숙한'장소에서만 달리는 오프 로드 카(off-road car)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자동차의 특징으로는 무배기(無排氣)로 대기환경 보전에 효과적이라는 점, 전기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진동과 소음이 적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가 없어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 또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고 소음공해가 없다. 아울러 진동이 없어 차량의 수명이 길어지며 구조가 간단해 조작이 쉬울 뿐더러 운전이 용이하다. 하지만 주행성능 가속성능 등판능력이 가솔린자동차에 비해 떨어지고, 1회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으며, 전기에너지를 축전지에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6~10시간(현재)으로 길고,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塔在)하고,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차량가격이 비싸다는 점 등은 전기자동차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들이다.

이번에는 전기자동차의 국내외 연구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미국에서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electric and hybrid vehicle)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국립연구소와 민간기업에서 연구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의 보급활동은 미국 전력연구소(EP RI)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대기오염이 극심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95년까지 전기자동차 1만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인 GM은 임팩트(Impact)라는 이름의 최고속도 시속 1백76㎞, 1회충전당 주행거리가 2백㎞인 2인승 전기자동차를 내년부터 시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EC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보급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대전력회사인 RWE를 중심으로 20년이상 연구개발 및 보급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은 도로에서 전기자동차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라다. 런던의 우유배달차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창고에 사용되는 업무용 트럭도 대다수가 전기자동차다. 이밖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과 동유럽 각국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편 일본도 전기자동차의 개발을 적극추진하고 있다. 1971~1976년에 걸쳐 수행된 공업기술원의 대형프로젝트가 기반이 돼 그후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통상산업성과 그 자문기관인 일본전기자동차협의회 일본전동차량협회 그리고 전기자동차기술연구조합 등이 민간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 전기자동차의 보급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최근까지 주문생산만을 해 온 전기자동차전문메이커인 일본의 다이하츠공업은 금년부터 양산체제로 돌입, 본격생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도쿄시 당국은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의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해서 전기자동차의 보급에 주력, 다이하츠사에 이어 스즈키사도 전기자동차의 제작을 의뢰해 놓고 있다. 일본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도 최고속도 시속 85㎞, 1회충전 주행거리 1백60㎞의 성능을 지는 상용차 '타운 에이스 밴' (van)을 제작, 일본 중부 전력회사에 납품했다.

또한 히노자동차에서 개발한 디젤 전기병용의 하이브리드버스가 작년부터 도쿄 오사카 등 6개 대도시의 노선버스로 채택됐다.

뿐만 아니라 신일본제철은 최근에 연구개발한 신소재로 차량중량을 가볍게 하는데 성공, 1회충전으로 2백㎞까지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해냈다. 지난해 가을 도쿄에서 열린 도쿄모터쇼에는 주행거리 5백㎞, 최고속도 시속 1백80㎞에 이르는 도쿄전기사의 전기자동차가 출품돼 주목을 끌었다.


일본 마쏘다자동차사의 전기차량. TV중계용이다.


총 동력비용이 절반으로

한편 우리나라의 연구현황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각급 연구소가 주축이 돼 수행한 부분적인 연구실적이 있을 뿐이다. 1987년 한국전력의 기술연구원은 심야 잉여전력의 이용을 계도하기 위해 미국 솔렉사에서 포드사의 에스코트(Escort)를 전기자동차로 개조한 EV에스코트를 도입할 것을 검토하는 등 한동안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그후 국내기술의 낙후로 말미암아 전기자동차의 연구개발이 정체돼 왔으나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엄격한 제한법규를 제정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조(高潮)되면서 각 자동차메이커 및 전지메이커연구소 등에서 자체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구체적으로 연구에 착수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정부에서도 최근에 수립된 G-7프로젝트 과제의 하나로 전기자동차의 개발을 선정, 각 자동차메이커 부품메이커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연구개발 체제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메이커로서는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소나타를 전기자동차로 개발, 지난 해 11월에 선보임으로써 미래의 무공해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성능배터리의 연구개발이 국내에서는 전무(全無)한 형편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전기자동차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고성능배터리의 개발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대당 가격은 현재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아마도 완전히 실용화돼 양산체제를 갖출 때까지는 비싼 가격에 팔릴 것이다. 당분간은 주문을 받아 제한적으로 생산할 것이고 또 다량의 배터리를 장착(20개정도)해야 하므로 가솔린차에 비해 세배 정도의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의 원리
 

그러나 연료비를 고려해 보면 전기자동차가 오히려 유리하다. 대체로 수명을 5년으로 잡고 있는 가솔린 자가용승용차의 경우, 하루 평균 50㎞를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 폐차시까지 총 9만1천2백50㎞를 주행하는 셈이다. 이 거리를 달리자면 약 9만ℓ의 휘발유가 소모되는데 휘발유 1ℓ 당 대략 5백원이라고 하면 총 4백50만원의 연료비가 든다.

물론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연료비가 달라진다. 만약 고성능 배터리인 나트륨-황배터리를 사용했다면 하루 평균 소모전력은 12㎾시쯤일 것이다. 1㎾시당 50원으로 계산하면 앞에서 말한 가솔린자동차와 동일한 조건에서의 (총 9만1천2백50km 주행) 연료비는 1백만원 정도다. 또 배터리의 1회 교환비용을 1백만원으로 잡았을 때 전기자동차의 총동력비용은 2백만원 정도가 된다. 따라서 총동력비용이 가솔린차량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전기자동차의 특징중 하나는 대기환경의 보전에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전력회사들이 공동출자해 관리하고 있는 EPRI(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가 각종 대체연료 자동차의 배출가스량을 조사비교한 자료를 보아도 전기자동차가 유해배기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현재 환경오염의 원인중 60%를 자동차 배기가스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배기가스를 내지 않는 전기자동차가 보다 보편화되면 환경보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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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봉호 전자기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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