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21일에는 부분월식이 일어난다. 전국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관측시간도 좋아(해지고나서부터 9시40분까지) 초보자들이 월식을 관측하는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 다만 부분월식이며 식분(蝕分)도 작아 개기월식 때와 같이 적동색의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두둥실 하늘 높이 떠서 대지를 환히 비추던 둥근 보름달이 점차 일그러지며 서서히 빛을 잃어가다가 마침내는 완전히 어두워진다.
달이 훤히 비추던 대지는 어둠에 싸이고 달빛에 가리워져 힘을 잃던 별이 초롱초롱 반짝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이 제모습을 서서히 되찾기 시작, 이윽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대지를 환히 비춘다.
이쯤하면 "아하! 개기월식을 이야기하고 있구나"하고 금방 눈치챌 것이다. 고대에는 이 월식이 불길한 징조로 여겨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자주(1년에 1회정도) 일어나는 현상이고 보면 그 두려움은 일식에 비해 적었을 것이다.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기에 요즘은 천체관측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도 우주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월식은 태양빛을 지구가 가려 지구의 뒷쪽에 드리워진 그림자속을 달이 지나가는 현상이다. 그 지나는 그림자의 부분에 따라 반영월식 부분월식 개기월식으로 구분한다.
반영월식은 달이 지구의 그림자중 반그림자(완전한 그림자가 아니고 태양광이 일부가 닿는 부분)를 통과하는 것을 말한다. 부분월식은 반그림자와 본그림자의 경계가 되는 부분을 통과할 때인데 이 때는 달의 일부만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의 궤도평면(백도)이 지구의 공전궤도평면(황도)과 일치하는 보름달인 경우에는 반드시 월식이 일어날 것이나 이 두궤도는 23.5°기울어져 있어 붉게 빛난다.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 속을 완전히 통과하는 것을 말하며 이때 달은 전체가 검붉은색으로 보인다. 달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본그림자가 완전히 어둡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주는데, 그 원인은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한 긴파장의 빛, 즉 붉은 빛이 본그림자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그림1).
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배열돼 비교적 긴 기간을 두고 월식이 나타난다.
반영식은 본그림자가 아닌 태양광을 일부받는 것이므로 단지 달의 빛이 약간 어두워질뿐으로 사전에 정보를 듣지 않았다면 일반관측자들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사전 정보 습득이 중요
월식을 효과적으로 관측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처음으로 해야할 일은 월식의 종류, 시간, 달의 위치 등에 대한 정보의 사전습득이다. 이 정보는 요즘 천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매스컴에서 자주 발표하고 있으므로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내용으로서는 개기월식의 경우 달이 지구의 반그림자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반영식의 시작 시간, 지구의 본그림자에 접촉하기 시작하는 본그림자와의 접촉 시작 시간, 본그림자에 완전히 잠기기 시작한 개기월식의 시작 시간, 본그림자에 가장 깊숙이 들어간 식심(蝕甚)시간, 본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개기월식 종료 시간, 본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본그림자와의 접촉 끝 시간, 반그림자를 벗어나는 반영식의 완료 시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부분월식의 경우 식분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식분은 달이 본그림자에 가리워진 부분을 달전체의 면으로 나눈 수치로 개기식의 경우는 1이며, 반이 가리는 부분월식에서의 식분은 0.5다. 이외에 그날의 일출몰시간, 월출몰시간도 알아두어야 효율적인 관측이 가능하게 된다.
월식은 맨눈으로도 충분히 관측가능하며, 관망용 쌍안경정도의 작은 쌍안경 정도만 있다면 더욱 좋은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좀더 욕심을 내자면 60mm정도급의 소형망원경과 모터드라이브가 달린 적도의가 있으면 달을 충분한 크기로 살필 수 있으며 촬영도 가능하다.
기록을 위해서는 관측용지 색연필(파스텔 등 색조를 표현가능한 필기구) 손전등 받침대 등을 준비한다. 관측용지는 백지에 원을 그려서 써도 되지만 효율적인 기록을 위해서는 달의 바다부분을 개략적으로 그린 간단한 월면도를 여러개 복사해 각 시간마다 가리워지는 위치 등을 기록한다. 이 그림 위에 본영의 경계를 그린 후 색조를 표현해나가며 그 간격은 5분내지 10분 정도로 하면 좋다.
다양한 촬영 방법
월식은 촬영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별의 일주운동을 촬영하는 고정촬영 방법과 같이 월식진행의 일주운동을 촬영하는 방법이며, 둘째는 시간에 따른 모양과 색의 변화를 한장의 사진에 표현하는 고정촬영에 의한 다중노출법이다. 셋째는 개기월식 중의 달과 주위 별의 추적촬영, 넷째는 적도의로 추적해 달의 공전에 따른 지구그림자의 모양을 나타내는 촬영법이다. 마지막으로는 망원경이나 장초점 망원렌즈를 이용한 확대촬영이다.
여기서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없이 손쉽게 카메라(B셔터내장) 삼각대 릴리즈만으로 촬영가능한 첫째와 둘째의 방법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다중노출에 의한 연속촬영
월식촬영도 결국 달의 촬영이므로 50mm정도의 렌즈를 가지고 크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시야가 넓은 점을 이용해 다중노출로 전과정을 연속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할 때는 카메라 시야에서 달의 일주운동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시야내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오랜 시간 시야(film)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고정시킬 때는 달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 것인가를 예상해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카메라가 고정돼 있으므로 처음 한쪽 모서리에서 시작해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달은 반대쪽 모서리로 진행해 시야를 벗어나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이 연속촬영 시간이 된다. 달은 1시간에 약 14.6°정도씩 이동하므로 촬영가능시각은 (표2)와 같다.
한 필름에 연속적인 변화를 전부 촬영해야하므로 다중노출이 되는 셈인데 보통카메라는 다중노출장치가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촬영 도중에 카메라를 건드리면 방향이 틀려지기 쉬우므로, B셔터에 릴리즈를 사용해 셔터막을 열어놓고 검은종이나 천으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방법이 좋다(그림4).
이와 같이 하면 한 필름에 여러개의 달이 촬영된다. 촬영 간격은 달이 자기의 지름만큼 이동하는데 2분10초 정도 소요되므로 겹치지 않게 하려면 그 이상의 시간을 간격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5분~10분정도로 한다. 5분간격으로 한다면 대각선 방향으로 무려 62개의 달을 촬영할 수 있다. 노출은 식전에는 만월에 준해 노출을 주지만 식이 일어나면서부터는 점차로 밝기가 감소하므로 그만큼 보정해서 노출을 더 줄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셔터가 손에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해둔다. 그리고 개기식 중간(식심)에서의 노출은 개기식 기간이 길수록 증가시켜준다. 왜냐하면 본영도 밝기가 일정한 것이 아니고 중심으로 갈수록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월식은 주로 긴시간에 걸쳐서 진행되므로 촬영중에도 고도가 많이 변하게 되는데 고도가 낮아지면 대기층 때문에 광량이 감소하므로(표3)의 노출값에 보정량을 더해준다.
보정량 두배는 카메라의 F수 한눈금(예 F8→5.6)또는 셔터스피드 1/2배(예 1/125→1/60)다.
(기준 ASA 100)
■월식의 일주운동 촬영
이방법은 다중노출법보다 간단하다. 카메라 방향과 구도를 설정한 후 삼각대에 고정시키고 월식 직전에 릴리즈를 사용해 셔터를 연후 그대로 방치해두고 월식이 끝나면 셔터를 닫는 것으로 촬영은 끝난다. 이때 장시간 노출이 되므로 필름은 감도 ISO 100 정도로 조리개는 F16으로 조여준다.
이외의 방법은 망원경 등 장비가 필요하다. 이 방법은 촬영에 대한 책자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