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광을 광섬유에 실어 보내는 광통신이 국제간 통신 뿐아니라 근거리 전화망에도 이용되고 있다.
광통신은 보통의 빛이 아닌 레이저(laser)광을 사용한다. 레이저광의 특징은 흐트러짐이 거의 없이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작은 세력을 가지고도 멀리까지 정보를 실어보낼 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레이저광은 통신분야 이외에도 금속의 정밀가공, 암세포치료, 스타워스 군사무기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광(光)을 매개로 하여 정보를 주고 받는 통신방식을 광통신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전기를 매개로 할 때는 전기통신이라고 한다. 정보를 실은 광은 전파처럼 공간을 통해서 보낼 수도 있고, 광섬유케이블 내부로 흘려 보낼 수도 있다. 광은 구름이나 눈 비 안개 등에 약하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광통신은 거의 광섬유케이블에 의존한다.
1.3μ과 1.5μ 가장 많이 쓰여
광섬유는 광을 전달시키는 중심부에 위치한 코어(core)와 빛이 코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코어를 둘러싸고 있는 클래딩(cladding)으로 만들어져 있다. 코어의 지름은 9미크론(1천분의 1㎜), 클래딩의 바깥지름은 1백25미크론으로 우리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다.
그리고 광섬유는 빛이 통과할 때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수 ㎞ 두께의 유리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의 고투명재질로 만들어진다.
광을 광섬유에 입사시킬 때는 광섬유의 축과 일치하는 입사각이 아주 작은 광파들만 들어가면 가장 이상적인데, 실제는 그렇지 못하고 더 큰 입사각을 갖는 광파까지 광섬유에 들어가게 된다. 광은 클래딩과의 경계면에서 반사하면서 진행하게 되는데, 입사각이 큰 광파일수록 반사횟수가 많아 진행거리가 길어지고 도달시간도 커지게 된다(그림1).
처음과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광파의 시간차를 지연시간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최대횟수 즉 통신속도를 결정하게 된다. 가령 1백m경기를 진행하는데 일등과 꼴찌와의 시간차가 5초 생긴다면, 빨라야 5초간격으로 한팀씩 출발시킬 수가 있고, 1분에 12팀의 경기진행이 최대의 경기진행 속도가 된다. 그렇다고 이보다 더 빨리 진행시키면 앞팀의 꼴찌와 나중팀의 일등이 뒤섞여 혼란이 일어난다. 광파의 도달시간차를 줄이고, 통신속도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급적 입사각이 작은 광파만을 전달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레이저 광원에 렌즈를 달아 초점을 맞추어 주고, 광섬유는 코어부분을 보다 가늘게 하여 입사각이 큰 광파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광파의 도달시간 차이는 광파의 파장성분이 여러 가지일 때도 일어난다. 파장이 달라지면 빛의 색깔이 달라지고 광섬유를 통과할 때의 굴절률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앞으로 광통신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레이저광에 정보를 싣는 방법은 손전등으로 수신호를 하듯이 정보의 유무에 따라 레이저광을 켰다 껐다 하는 기초적인 방법이 이용된다.
광통신의 연구는 1960년의 레이저 발명과 1970년 통신에 응용가능한 광섬유제작이 성공함으로써 본격화되었다. 1977년에는 동작이 안정되고 수명이 긴 반도체 레이저가 개발되었고, 1979년에는 20㎞ 길이를 통과해도 겨우 50% 정도 밖에 감쇄되지 않는 극히 손실이 적은 광섬유가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광섬유에 의한 광통신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다.
광섬유는 통과하는 광의 파장에 따라 손실의 크기가 달라지는데(그림2), 지금의 기술방식으로는 파장 1. 3미크론과 1.5미크론 부근에서 손실이 가장 낮아 모든 광통신시스템은 이 두개의 영역만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1.5미크론 영역은 전기적인 변환없이 직접 광증폭이 가능한 영역이어서 앞으로의 발전전망이 매우 좋다고 하겠다.
해저광케이블망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주축이 되어 광통신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1979년 광섬유 한가닥에 전화 6백72회선을 실어 보낼 수 있는 45Mb/s 방식의 광통신시스템 개발에 성공했고, 1984년에는 전화 1천3백44회선을 실을 수 있는 90Mb/s 시스템, 1988년에는 8천64회선 용량의 5백65Mb/s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지금은 1992년 완성을 목표로 전화 3만2천2백56회선을 실어 보낼 수 있는 2.5Gb/s 시스템 기술을 개발중에 있다. 최근 일본이 10Gb/s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세계적으로 볼때 5백65Mb/s급 이상의 광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10개국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도시지역과 시외전화 시설은 현재 90Mb/s 방식을 중심으로 건설해 왔으나 금년부터 5백65Mb/s 방식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육지와 제주도간에는 2백80Mb/s 방식의 해저광통신케이블이 1990년에 개통되었고, 멀지않아 울릉도에도 해저광통신이 설치될 예정이다.
국제적으로도 해저광통신케이블 건설붐이 일고 있다. 규모가 큰 것으로는 태평양 횡단(TPC)시스템과 대서양 횡단(TAT)시스템을 들 수가 있는데, 태평양 횡단시스템은 제3호 시스템인 TPC-3이 1989년 4월에 완공되었고, TPC-4는 1992년 완성을 목표로 건설중이며, TPC-5는 1995년, TPC-6은 1998년 완공예정이다. 대서양 횡단 시스템은 1993년까지 TAT-10, 11을 1996년까지는 TAT-12, 13을 완공시킬 계획이다.
사용기술로는 현재 건설중인 TPC-4, TAT-10, 11은 5백65Mb/s 방식을 그리고 TPC-5 및 TAT-12, 13 등은 2. 5Gb/s 방식에 광증폭기술을 채용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외에 괌-필리핀-대만을 잇는 GPT시스템이 1989년 9월, 홍콩-일본-한국을 잇는 HJK 시스템이 1990년 5월에 개통되었고, TPC와 TAT 및 동남아지역을 연결하는 ASEAN시스템이 1995년 개통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안정된 국제통신회선을 확보하기 위해 GPT HJK TPC ASEAN 등의 해저광통신 건설에 일정 지분을 가지고 직접 참여해 오고 있다.
기술적으로 이야기할 때 광통신 방식은 다른 여타의 방식에 비해 넓은 전송대역폭을 가지고 있어, 전화 등의 음성 신호는 물론이고 초고속의 데이터신호나 영상신호까지도 아무런 기술적 제한없이 고품질로 보낼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광통신 이용을 살펴보자.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전화를 걸 때는 시외전화 회선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주는데, 1990년 말 기준으로 시외전화회선은 마이크로웨이브, 동축케이블, PCM, 광섬유케이블방식 모두 해서 43만5천회선이고 이중 절반에 가까운 19만5천회선이 광섬유 케이블 방식이다.
광섬유의 설치규모는 코어의 총연장 길이로 따져 11만2천㎞에 달한다. 금년에는 15만 회선분의 광통신회선과 2만4천㎞의 광섬유를 새로이 설치한다.
이는 우리가 시외전화를 걸 때 두번중 한 번은 광섬유 케이블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제 통신회선은 크게 통신위성방식과 해저 케이블 방식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위성 방식은 태평양 위성이 1천8백8회선, 인도양 위성 8백20회선으로 총 2천6백28회선이고, 해저케이블 방식은 동축케이블 1천2백회선, 광섬유케이블에 위한 현대식이 1천8백90회선으로 합계 3천90회선이 있다. 위성과 해저방식 모두를 합치면 5천7백18회선이 되는데 이중 3분의 1이 광섬유 케이블 방식이다. 해저케이블방식은 설치공사나 보수공사가 어렵다는 점은 있으나, 통신위성 방식에 비해 빨리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통신위성은 고도 3만6천㎞ 상공에 떠있어 신호를 전달하려면 전파가 7만2천㎞를 날아가야 하고 시간으로는 4분의 1초가 걸리게 된다. 그러나 해저케이블은 세계를 연결하는데 길어도 2만㎞를 넘지 않고, 대개는 수천 ㎞의 길이로서 상대편 나라와 연결이 이루어 진다.
전화시설 이외에 초고속의 데이터통신에도 광섬유케이블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빌딩내에서 시공하는 데이터 통신망을 LAN(근거리통신망)이라고 하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축케이블 방식의 LAN은 가장 빠르다고 하는 것이 40~50명이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인데 광섬유방식의 LAN은 5백명까지도 동시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63빌딩과 포항제철이 광섬유 LAN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광섬유는 영상통신이나 광CATV시스템에도 이용되는데, 이 분야의 기술은 일부국가에서 이제 사용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까지 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정보를 파장별로 실어
광통신은 정보의 유무에 따라 레이저 광을 켰다 껐다 하는 방식이므로 광을 하나의 에너지 단위로 취급하는 형태의 통신방식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프리즘에 광을 통과시키면 여러가지 색깔의 광으로 나누어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각 색깔의 광들은 고유한 파장과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만약 광을 파장(또는 주파수)별로 나누고 각각의 광에다 정보를 실어 보낸다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실어 보낼 수가 있을 텐데 하는 짐작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렇게 광을 파장별로 나누어 사용하는 방식을 코히런트 통신 또는 광파통신이라고 말한다. 광통신은 광섬유 한가닥을 하나의 통신채널로 이용하지만, 광파통신 기술을 이용하면 광섬유 한가닥에서 수천내지 수만개의 통신채널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현재 약 2천개의 통신채널을 얻어내는 광파통신 기술이 일본에서 상당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 코히런트 통신방식은 광통신에서는 소자기술의 발전상 새로운 미래 기술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전파통신(무선통신)에서는 이미 옛날부터 이용되고 있는 기본기술이다. FM전파는 91.9㎒ MBC, 93.1㎒ KBS 하는 식으로 나누고, TV전파는 채널을 83개로 나누어 각각을 통신채널로 사용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 수십 수백만개의 통신채널 을 형성하는 전파도 1895년 최초로 통신에 이용될 때는 2개의 전극을 합선시킬때 일어나는 불꽃방전, 즉 전파에너지에 의한 통신 방식에서 출발했던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광파통신 기술을 이용하면 광섬유 한가닥으로 보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대략 15Tb/s(15조비트)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전화 2억회선을 구성할 수 있는 용량이다.
신도시에 광케이블 보급
TV는 라디오보다 15년이나 늦은 1935년에 나타났지만 영상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매력 때문에 곧바로 매스미디어의 총아로 군림하게 되었다. 사람이 얻는 정보중 90%가 시각에 의존한다고 한다. 이처럼 영상매체 정보는 중요한 것이다.
통신의 기본역할은 정보교환을 도와주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음성정보를 위한 전화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제는 문자 그림 더 나아가 영상정보까지의 복합적인 정보를 교환해 줄 수 있도록 발전해 가고 있다. 요즈음 자주 거론되고 있는 ISDN은 음성 문자 그림정보를 함께 처리해 주는 종합정보통신망이다.
여기에다 영상정보까지도 처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 능력을 키워놓은 것이 지금 전세계가 기술개발에 온갖 노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BISDN(광대역ISDN)이다. 21세기의 통신망인 BISDN은 ISDN과는 달리 지금의 전화선은 사용할 수가 없고,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해야만 한다. 아직 광섬유케이블은 전화선에 비해 10배 이상 가격이 비싸지만 앞으로 5~10년 후에는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은 2015년 경까지는 가정집까지의 모든 전화선을 광섬유케이블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실현시기는 이보다 다소 늦어지겠지만 유사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일산 분당의 신도시 지역부터 광섬유에 의한 전화선을 공급하려 하고 있다. 영상정보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화면의 품질도 대폭 향상되야 한다. 영상정보는 TV신호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영화처럼 선명한 영상으로 화질 혁신을 꾀하려는 노력이 바로 HDTV(고선명TV)기술의 개발이다.
HDTV 영상신호에 의한 TV 방송은 일본이 벌써 시작하고 있고, 유럽은 1997년에 방송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8년까지 기술개발을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매체에 의한 21세기의 통신은 또다른 광통신시대의 전개를 약속하고 있다. 광섬유 케이블 광전송기술에서 광교환 광컴퓨터 기술로 이어지는 기술 발전은 멀지않아 모든 통신기술이 광을 기본으로 하는 광통신시대를 열어주게 될 것이다.
Mb/s
1초당 1백만 비트(bit)의 전송속도. 1비트는 전기가 한번 깜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2진법의 0또는 1로 표시된다. 마찬가지로 Gb/s는 1초당 10억 비트, Tb/s는 1초당 1조 비트의 전송속도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