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느 우주선도 가까이 접근해 탐사해 본적이 없는 태양계의 막내둥이
●질량 : 1.5×${10}^{22}$kg
●적도지름 : 2천2백~2천3백70km
●밀도 : 0.5~0.8 g/㎤
●공전주기 : 9만4백4일(2백47년 2백49일)
●자전주기 : 6.39일
●태양으로부터의 평균거리 : 39.44AU(59억km)
태양에서 가장 먼 행성, 태양계에서 아홉번째로 발견된 행성이 명왕성이다. 태양에서 평균거리가 거의 40천문단위(AU)인 이 행성은 거리가 멀고 또 작기 때문에 하늘의 무수한 별들에 묻혀 1930년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1846년 해왕성이 발견된 이후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가 상세히 분석됐다. 수십년 동안 관측된 이 행성들의 궤도는 그때까지 알려진 태양계의 천체들에 의한 중력 영향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론값과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 차이의 원인을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바깥쪽에 있을 아홉번째의 행성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특히 화성의 운하로 유명한 로웰(Lowell)은 이 미지의 아흡번째 행성의 위치를 계산하고 본격적인 탐사작업을 벌였다. 그는 이 행성을 '행성 X'(Planet X)로 명명 했다. 그러나 그가 탐색한 하늘의 방향에는 별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은하수가 있었으므로 흐리고 작은 행성을 가려내기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로웰은 발견에 실패하고 일생을 마쳤다.
로웰이 죽은지 14년 후인 1930년 2월18일,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우(Clyde Tombough)는 로웰이 예언했던 방향에서 7˚떨어진 곳에서 행성으로 보이는 작은 점을 찾아내고 이를 같은해 3월13일에 공식 발표했다. 즉 태양계의 아홉번째 행성이 발견된 것이다. 이 행성은 후에 로마 시대 지하세계의 신 이름을 따서 플루토(Pluto)라 명명됐다.
행성 X와 플루토
이 행성이 비록 로웰이 예언한 위치로부터 멀지않은 위치에서 발견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로웰이 예언했던 행성 X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는 첫째 톰보우가 태양 주위 지구궤도면인 황도면을 따라 조직적인 탐사를 했고, 둘째 이 행성이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크기와 질량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로웰의 예언이 명왕성 탐사에 동기는 부여했지만 그가 예언한 행성은 아니었던 셈이다.
1978년 6월에는 미국 해군천문대의 제임스 크리스티(James Christy)가 사진에 나타난 명왕성의 모습이 원형이 아니라 한쪽이 불룩하게 튀어 나온 모습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이전에 촬영된 명왕성의 사진들을 검토한 결과 같은 모습을 한 사진 일곱 장을 찾아냈다. 이 모든 사진에서 불룩한 방향은 항상 남북의 축 방향이었다. 크리스티는 이것이 명왕성과 위성이 부분적으로 합쳐져서 생기는 영상일 것이라 여겼다.
이렇게 발견된 명왕성의 위성은 신화에서 영혼을 심판하기 위해서 스타익스 강을 건너 플루토(Pluto)로 실어나르던 뱃사공의 이름을 따서 카론(Charon)이라 이름 붙여졌다.
명왕성은 워낙 흐리게 나타나고 또 아직 어느 우주선도 이 멀고 작은 행성을 근접 탐사한 일이 없으므로 우리는 이 행성에 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알려진 사실로 볼 때 명왕성은 궤도와 물리적 성질에 있어 대부분의 태양계 행성들이 갖는 공통성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행성은 오히려 목성형행성들이 거느린 위성과 더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명왕성이 태초에는 해왕성의 위성이었다가 떨어져 나온 것이거나, 혜성이었다가 궤도가 변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기도 한다.
해왕성을 새치기 하기도
태양에서 평균거리가 39.44 천문단위(59억㎞), 공전주기가 9만4백4일인 명왕성의 공전궤도는 다른 행성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즉 궤도가 상당히 찌그러진 타원이고 황도면과의 기울기가 상당히 크다.
타원의 찌그러진 정도를 나타내는 이심률이 0.246이다. 이 때문에 명왕성이 태양에 제일 가까울 때는 거리가 29.7AU이고 거리가 가장 멀 때는 49.3AU로 가까울 때보다 거의 70%나 늘어난다. 그래서 명왕성은 종종 해왕성 안쪽으로 들어와 임시로 여덟번째 행성 노릇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명왕성은 1979년에 해왕성 안쪽으로 들어와서 현재 안쪽에 있는데 1999년에야 명왕성 바깥쪽으로 빠져나간다. 명왕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의 궤도는 황도면에서 7˚이내에 있으나 명왕성의 궤도는 이 범위에서 훨씬 벗어난 17˚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다.
명왕성의 물리적 성질 또한 다른 행성들의 공통적인 성질에 들어 맞지 않는다. 태양계 외곽에 있는 행성들은 명왕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목성과 같은 두터운 대기를 가진 거대한 행성들이다. 비록 아직 명왕성의 정확한 질량과 크기가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 거대한 행성들을 닮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위성 카론이 발견된 이후 이 위성의 명왕성 주위 궤도가 알려지면서 명왕성의 질량도 어느 정도 정확히 추측할 수 있게 됐다.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 질량의 0.26%에 해당 하는 1.5X${10}^{22}$㎏이다. 이는 달 질량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명왕성의 크기는 그 밝기와 다른 별의 엄폐, 적외선 관측 등으로 구해졌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차이가 많아서 지름 값이 2천2백~3천3백㎞ 범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1987년 적외선천문위성(IRAS)의 관측 결과를 분석해 구한 명왕성의 지름은 2천2백~2천3백70Km로서, 이 값이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로부터 구해진 명왕성의 밀도는 태양계 천체중 가장 낮은 0.5~0.8g/㎤다.
적외선 관측에 따르면 명왕성에는 열은 메탄(${CH}_{4}$)의 대기가 있으며 표면은 메탄의 얼음으로 덮여있다. 메탄의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로 부터 우리는 명왕성의 표면온도가 40K 이하일 것으로 추측한다.
명왕성의 밝기는 6.39일을 주기로 변한다. 이 주기적인 변화는 명왕성의 자전주기를 의미한다. 자전축은 공전축에 약 1백18˚나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실치는 않다.
명왕성의 유일한 위성인 카론은 명왕성과의 평균 거리가 1만7천5백㎞, 직경이 약 1천3백㎞로서 명왕성의 반이 조금 넘고, 질량은 명왕성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공전주기는 명왕성의 자전주기와 같은 6.39 일이다.
명왕성의 모습이 더 자세히 드러나려면 허블우주망원경(HST)의 본격적인 활용과 우주선에 의한 직접 탐사가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