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코양이는 어떻게 수코양이를 유혹할까. 일본의 한 수의사는 6년에 걸친 연구 끝에 고양이의 코와 입 사이에 있는 특이한 감각기관이 애정을 주고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수의사 고구레는 전자현미경을 가지고 이 감각기관이 코와는 다른 구조임을 확인하고 이를 '제6감각기관'으로 이름붙였다. 고구레는 '퇴화한 코의 일부'임이 분명한 이 기관에 대한 연구논문을 모교인 니혼대학에 제출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감각기관은 다른 동물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양이의 경우 코와 입을 연결시키는 관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 1.5cm 지름 2mm정도의 관형태를 하고 있다. 5천배의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본 결과 이 기관은 2백여개의 털로 덮여 있었으며 붓끝처럼 보였다.
코의 점액에서는 대기 중의 향내를 느낄 수 있는 시알산이 검출됐으나 이 감각기관의 점액에서는 시알산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고양이는 시각에 비해 후각이 발달해 있고 냄새를 풍김으로써 애정을 표시한다. 수놈은 발정기의 암놈 몸으로부터 나오는 페로몬과 오줌 냄새를 맡고서 암놈에 접근한다.
고구레는 "코는 음식 냄새를 맡는 반면에 새로운 감각기관은 성적(性的)행동에 관련된 냄새를 느낀다"고 추론했다. 그의 연구논문을 심사한 지도교수는 "이제까지 코로 폐로몬을 느낀다고 알려져 왔는데, 고구레의 연구로 새로운 감각기관의 역할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보조 코'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 동물의 성적행동을 보다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