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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계 탄소순환의 연결고리

플랑크톤이 지구기후를 변화시킨다


탄소압력을 조사하는 JGOF5팀


플랑크톤이 왕성한 바다는 이산화탄소 흡수가 활발하다.

플랑크톤은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다. 1ℓ의 바닷물을 퍼올리면 수백 수천의 식물성 또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그 속에 들어 있다. 그런데 이 미미한 존재가 지구 전체의 기후를 변화시킨다. 플랑크톤은 어떻게 기후변화에 참여하고 있을까.

우선 플랑크톤은 바다 표층을 데워주는 빛을 흡수하거나 분산시킨다. 또 휘발성이 강한 유기합성물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플랑크톤의 가장 결정적인 역할은 해양계 탄소순환에 참여하는 것이다.

해양계의 탄소순환은 지구전체의 기후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해마다 늘고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온실효과라고 하는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지구는 점차 덥혀지고 있다. 그런데 대기중에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상당부분 해양에서 흡수된다. 매년 6~7.5기가t(${10}^{9}$t)의 탄소가 대기중에 방출되는데 2.5 기가t 정도는 어딘가로 사라진다. 과학자들은 이중 상당부분이 바다속으로 흡수된다고 믿고 있다.

뿐만아니라 해양은 대기보다 50배나 많은 탄소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매년 인간이 생산해내는 탄소량의 15배를 바다와 대기는 서로 교환하고 있다. 따라서 기상학자들은 해양계의 탄소순환과정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내는 것이 온실효과에 대처하는 유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일군의 과학자들은 89년 전세계적해양유동연구모임(JGOFS)을 결성하고 해양의 물리 화학 생태계 변화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처음 조사를 시작한 곳은 북극과 그 일대의 바다. 이곳에는 해마다 5,6월경에 몇주동안 플랑크톤의 수가 평소보다 2~3배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대기중 이산화탄소량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관찰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이곳을 조사지역으로 선택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각 해역마다 바다 표층의 이산화탄소 압력을 측정했다. 이 작업에는 미국 독일 영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기상학자 해양학자 과학자 생물학자들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몇가지 중요한 사실이 발견됐다. 몇년전 콜로라도 대학의 피터 판박사팀은 대기순환모델로부터 해양의 이산화탄소압력에 관한 가정치를 추정해낸 바있다. 이때 판박사는 해양이 흡수하는 탄소량은 매년 0.3~0.8기가t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다. 즉 해양에서 흡수되지 않은 상당부분의 탄소가 지구 어디선가 흡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JGOFS팀이 북위 45~50도 해역을 조사한 결과 판박사의 추정치보다 훨씬 높은 탄소압이 나왔다. 탄박사가 15마이크로기압(μ atm)을 제시한 것에 비해 실제 측정치는 70마이크로기압이나 됐다. 플랑크톤이 왕성하게 탄소를 흡수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지구전체적으로 보면 아직 판박사의 모델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지만, 플랑크톤이 왕성한 바다일수록 탄소흡수가 활발해 해양으로의 탄소유입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극부근의 바다에는 플랑크톤의 수가 다른 곳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곳에는 플랑크톤이 서식하는데 필수적인 철분(Fe)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고철덩어리를 가루로 만들어 이 해역에 뿌리면 플랑크톤의 수가 급격히 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해양계의 탄소순환은 빙하기의 도래와도 관계가 있다. 빙하기와 간빙기의 대기중 탄소량을 비교하면 2백기가t 정도 차이가 난다. 이는 19세기 이후 인류가 화석연료를 통해 생산해낸 탄소량과 비슷한 분량이다. 바다가 이중 얼마를 흡수했는지는 아직 알수 없다.

플랑크톤은 해양계 탄소순환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아직 완전한 메커니즘이나 그 역할이 주역인지 조연인지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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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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