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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입자 톱쿼크 발견 임박

우주탄생 이후 한번도 모습 드러내지 않아


지난 89년 페르미연구소에서 전자 1개, 뮤온1개, 여러개의 제트가 발생하는 입자붕괴를 발견한 바  있다. 그러나 톱쿼크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어떨지 아직도 미지수


"아름다움의 발견은 진리의 발견보다는 쉽다." 이 말은 물질의 궁극 구조를 밝히려는 입자물리학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beauty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b쿼크는 발견됐는데 truth란 별명을 가진 t쿼크는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원래 b쿼크의 b는 bottom의 약자이며 t쿼크의 t는 top의 약자이나 이들의 별명을 '아름다움'과 '진리'로 부르고 있음).

그런데 최근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페르미국립가속기 연구소에서 t쿼크의 존재를 암시해주는 흥미있는 입자가 두건 발견됐다. 톱쿼크는 여섯종류의 쿼크 중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유일한 종류.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업쿼크와 다운쿼크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스트레인즈(strange)와 참(charm) 바텀(bottom)쿼크는 이미 입자가속기에서 만들어졌으며, 이들은 밀도가 높고 질량이 무거운 별의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톱쿼크는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우주 탄생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출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톱쿼크의 존재를 믿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또 그 질량도 가늠하는 것이 가능하다. 톱쿼크의 발견과 그 질량을 알아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노벨상 수상자인 와인버그의 말이다. 톱쿼크는 각 입자가 고유의 질량을 갖고 있다는 명제를 푸는데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물리학자들은 각 기본입자가 질량만이 다르고 그외의 성질은 똑같은 두 종류를 갖고 있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바텀쿼크는 스트레인즈나 다운과 마찬가지로 약력 강력 전자기력에 반응하면서도 그 질량은 스트레인즈의 25배, 다운의 7백배다.

이 입자의 질량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이론이 제기됐는데 가장 간단한 것은 힉수기구. 만약 톱쿼크의 질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힉스입자는 존재하는가, 또 어떤 실험으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바텀쿼크는 간단히 만들어지는데, 왜 톱쿼크는 만들어지지 않는가. 그 첫번째 이유는 질량이 크기 때문이다. 페르미연구소의 실험은 톱쿼크의 질량이 적어도 은(Ag)원자와 같으며 업(up)쿼크의 2만배 이상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페르미연구소에서는 양성자와 반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통해서 이와같은 거대(?)질량의 입자를 만들었다. 충돌에너지는 1.8조eV(1.8Tev)지만 이것이 톱쿼크를 만드는데 충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번째 이유는 톱쿼크가 아주 불안정하기 때문에 검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톱쿼크는 ${10}^{-24}$초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재빨리 2차입자로 분해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흥미있는 입자붕괴를 발견하기 위해서 수백개의 입자가 관계하는 수십억개의 붕괴를 관찰하지 않으면 안된다.

페르미 연구소가 최근에 발견한 두건의 붕괴(CDF검출기에서 하나, D-ZERO에서 하나)는 톱쿼크와 반(反)톱쿼크의 붕괴라고 생각되는 입자의 샤워다. 이 두개의 입자는 바텀쿼크와 W입자로 붕괴한다. 바텀은 보다 일반적인 입자의 제트를 발생하고, W입자는 붕괴하여 전자 또는 뮤온이 된다. 결국 페르미연구소가 관측한 것은 가속전자 1개, 활성화뮤온 1개, 여러개의 제트다.

이것만으로 보면 반드시 톱쿼크와 반톱쿼크가 붕괴했다고 할 수 없으나, 몇가지 정황 증거는 톱쿼크의 붕괴임을 암시해준다. 그 하나는 검출기의 중심을 벗어나 제트를 분출시킨다는 점이다. 페르미 연구소가 톱쿼크 발견 소식을 전하는데 신중한 것은 1985년 CERN(유럽핵물리연구센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페르미도 1989년 톱쿼크를 발견했다고 호들갑을 떤 적이 있었다. 두변 다 '진실'(톱쿼크)'이 아니었다. 진짜 진실임이 밝혀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려야 할 듯하다.

199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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