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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에 재순환시스템 도입돼 우주에서 산소와 물을 자급자족한다

앞으로 우주비행사는 한방울의 물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의 재활용은 산소의 재활용보다 까다롭다.


지금까지 발사된 미국의 유인우주선에는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머무는 동안 일용할 양식, 물, 산소등이 가득 실려 있었다. 3인의 과학자가 24주 이상 우주에서 체류하는 우주실험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주정거장 '프리덤'이 건설되면 필요한 것을 잔뜩 싣고가는 지금까지의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8명의 우주인이 1년간 장기체류하려면 실로 엄청난 양을 싣고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과 산소만 자그마치 9t를 가져가야 하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됨은 불문가지. 그러므로 '프리덤'호의 우주인들은 적어도 자신들에게 제공된 공급품중 물과 산소를 회수해 재순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껏 마시고 숨쉴 수 없게 된다.

미국 앨라바마주 헌츠빌에 있는 마샬우주비행센터에서는 미래의 우주 비행사들이 물 산소 등을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특수한 방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다름아닌 밀폐실이다. 우주비행사 지망생들은 매일 한번에 두시간씩 그 밀폐실에서 보낸다.

지원자들은 자신들이 소모하는 공기와 물을 어떻게 재생시킬 수 있는가를 체험으로 알아내기 위해 그 밀실에서 지내는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숨을 내쉬고 들이 마시고 땀을 흘리고 샤워하고 물을 마시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

'환경조절과 생명유지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 야심찬 계획의 핵심은 3×3m 크기의 밀폐실. 이곳은 바깥세계와 완전히 분리돼 있는데 방안에는 고정식 자전거 로잉머신 트레드밀 샤워기 화장실 욕조 등이 설치돼 있다.

"지원자들이 한번에 두명씩 두시간 간격으로 그 방에 들어갑니다. 그 방안에서는 일반 헬스클럽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하지요. 운동을 해 땀을 흘리고 거칠게 숨을 쉬고 세수도 하고 물도 마시고 소변이 마려우면 그 자리에서 누기도 하고…" 마샬우주비행센터의 엔지니어인 랜디 험프리의 말이다.

지원자들이 땀을 흘리고 숨을 내쉴 때 발산되는 땀과 숨은 공기중으로 수분을 방출한다. 그 수분은 일단 수집통에 모아진 뒤 여러 단계의 정수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집된 물을 미세한 여과기에 통과시켜 입자 형태의 불순물을 거르는 것이 정수의 첫 단계다. 이어 2백50℃의 열을 20분 동안 가하는 살균과정에 들어간다. 그런 다음 활성탄 여과기를 통과시켜 더 작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온교환필터를 통과시켜 극미량의 금속물질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극소량의 요오드를 첨가, 그때까지 살아 남아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시킨다. 이것이 제1여과과정인데, 이렇게 정제된 물은 탱크에 저장. 장차 식수로 사용한다.

한편 제2의 여과과정은 샤워후의 물 세수물 소변 등을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때의 물은 더 많은 불순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수과정은 식수용과 대동소이하다.

산소의 재활용법은 조금 더 간단하다. 공기로부터 수집된 이산화탄소는 연소실로 보내지는데, 여기서 이산화탄소는 완전히 연소된다. 이 과정에서 메탄과 물이 생성되는데 이 두 물질은 모두 유효하게 쓰인다. 메탄중 일부는 우주선의 추진시스템과 고도조절분사구의 작동을 돕기 위해 저장되고 잉여분은 밖으로 배출된다. 또 물은 재차 정수를 한 뒤 저장탱크에 보내 필요할 때 식수로 활용한다.

저장탱크의 물중 일부는 전기분해실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전기를 통해주면 물은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이때 생성된 수소는 연소실로 보내지고 산소는 우주인의 숨쉬기에 쓰이므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게 되는 셈이다.

이미 산소재순환시스템은 수준급으로 작동하고 있다. 밀폐실 속의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만든 산소로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물 재순환시스템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자체 정수과정을 거친 뒤에도 여전히 오염도가 높아 물을 마시거나 세수를 할 때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하지만 앞으로 1년이내에 시스템의 완전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마샬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199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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