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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신성·변광성을 관찰해보자

쌍안경사용법

밤하늘을 관측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 쌍안경. 자신에게 적절한 쌍안경을 선택하는 법과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쌍안경은 자연을 관찰하기 위해 고안된 가장 유용한 도구다. 쌍안경으로 새떼를 관찰하거나 운동경기를 관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쌍안경은 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여러 장소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쌍안경은 밤하늘의 모습을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보여준다.

7x50(7배의 배율을 가진 50㎜ 구경)의 쌍안경으로도 밝은 은하들과 성운들을 관측할 수 있으며 대형 쌍안경(11x80㎜, 15x100㎜급 이상)은 산개성단과 혜성탐색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변광성의 관측, 태양 흑점 이동 관찰, 달의 분화구, 목성의 4대위성과 이름이 알려진 몇개 소행성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도 유용하다.

초보자들이 쌍안경으로 하늘을 처음 보았다면, 은하수가 흐릿하게 이어진 빛의 띠가 아니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들의 모임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화성 목성 또는 금성을 보면 이것들의 위치가 매일밤 변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까?

그러면 우리는 어떤 형태의 쌍안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쌍안경에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디자인이 있다. 이 구분은 프리즘 구성방식 때문에 나누어지는데, 포로(porro) 프리즘 형식과 루프(roof)프리즘 형식이 그것이다. 포로프리즘 형식은 고전적인 디자인으로서, 광로(light path)가 Z자형으로 꺾이는 독일형 쌍안경에 사용되고 있으며, 루프 타입은 광로를 직선으로 만든 작고 간결한 크기의 쌍안경이다.

천체 관측자에 있어 프리즘 형식은 대물렌즈의 구경만큼 중요하지 않다. 크기는 배율과 관련되며, 어두운 밤하늘에서 보다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는 큰 구경의 렌즈가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쌍안경은 7x50쌍안경인데 천체용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7x50쌍안경은 손으로 다룰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크기와 무게를 가진다. 이 쌍안경의 최대 이점은 인간눈에 가장 적당한 사출동공지름(exit pupil)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쌍안경의 사출동공지름은 대물렌즈의 직경을 배율로 나누어 구한다. 7x50 쌍안경의 경우 이 값은 7.1㎜. 이 값은 인간 눈이 어둠에 적응했을 때 눈동자가 최대 7㎜크기로 확장돼야 매우 잘 조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눈은 밤에 항상 7㎜로 열려있는 것이 아니며, 특히 관측위치가 도시이거나 도시근교일 때는 완전한 어둠에 적응 할 수 없다. 이 경우 우리 눈은 5㎜ 이상 넓혀지지 않는다.

또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사출동공지름의 최대치는 감소한다. 이 경우 동공지름이 적은, 나이든 사람은 대물렌즈가 모은 많은 양의 빛이 자신의 눈으로 들어오지 않고 낭비돼 버린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출동공지름 5㎜정도가 가장 유용한 쌍안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아이에게 선물할 계획을 가지고 있거나 시골에 살고 있다면, 7㎜의 값이 나오는 배율의 쌍안경을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조건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천체 관측용 쌍안경을 찾는다면, 코팅이 잘된 포로 프리즘의 10x50㎜에서 20x100㎜ 크기가 적당할 것이다.

같은 배율이라도 구경이 큰 쌍안경이 많은 이점이 있으나, 이 경우 쌍안경이 무거워져 이것을 지탱하기 위한 튼튼한 삼각대가 필요하다. 한편 가격은 구경 50㎜급의 경우 남대문 도매상가에서 2만6천원 내외에서 국산을 구할 수 있다. 큰 구경은 외국제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80㎜급이 18만5천원에서 60만원대까지, 1백㎜이상은 수백만원에 이른다. 국산 쌍안경은 코팅기술이 부족하고 대구경이 생산되지 않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50㎜급 생산에서 세계 제일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격 또한 싼편이며 가격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구경이 큰 쌍안경은 삼각대를 설치하고 관찰하면 편리하다.


별탐색에 나서자

이제 당신이 쌍안경을 손에 넣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처음 며칠 맑은 밤하늘을 계획없이 뒤져 보면, 플레이아데스(황소자리의 산개성단, 마차부와 쌍둥이자리 사이)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고, 페르세우스와 카시오페이아 사이의 이중성단이 얼마나 환상적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목성의 작은 위성들도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혜성/끈기와 인내의 싸움

맑은 밤하늘을 여러날 산책하면서 보냈으면 이제 목표를 정하고 체계적인 관측을 해보자. 성도를 가지고 적당한 목록을 작성하고 관측한 것은 스케치나 기록으로 남긴다.

혜성을 찾는 일도 큰 흥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당신은 쌍안경을 가지고 어떻게 새로운 혜성을 발견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스러워 하겠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다.

1948년에서 1960년 사이 체코슬로바키아에 있는 스칼렌트 플레소 관측소의 관측자들은 구경 1백㎜ 쌍안경으로 16개의 혜성을 발견했다. 혜성들을 발견하기 위해 소요된 시간은 평균 1백 시간이 걸렸다.

혜성을 탐색하는 동안 쌍안경의 가장 큰 이점은 하늘의 넓은 영역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다. 태양 뒤쪽으로 부터 접근하는 혜성은 근일점에 이를 때까지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다가 해 뜨기 직전이나 해 진 직후 갑자기 우리에게 모습을 나타낸다. 이들 혜성은 천문대 망원경이나 위성(인공천체)관측용 슈미트 카메라의 관측구역과는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망원경은 박명(薄明)한계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의 목표물인 은하나 위성들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혜성이 나타날 때는 작은 쌍안경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밝기까지 접근해 있는 상황이므로 일반 관측자들과 천문대와의 공정한 게임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까지 혜성중 대부분은 첫 발견한 일반 관측자들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어지고 있다.

혜성 탐색의 열쇠는 끈기와 인내의 싸움이다. 매일 저녁, 매일 새벽을 바깥에서 관측해야 하며 그믐 전후의 맑은 날은 반드시 야외나 시야가 넓은 시골로 나가야 한다. 이 경우 보름 이틀후 (월령 17일 이후)부터는 저녁하늘을, 그믐 바로전부터 월령 10일까지는 새벽하늘을 탐색해야 한다. 이때 쌍안경은 지평선에서부터 가로로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시야속을 살피고, 고도를 높인 다음, 다시 가로로 움직여 조사하는 형태를 취한다. 가능하다면 좋은 성도(예를 들면 Sky Atlas 2000)를 가지고 체크하면서 일을 하면 좋을 것이다. 최근에도 8,9등급 의, 쌍안경으로 확인가능한 혜성들이 일본 관측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지금까지 일본인 이름으로 명명된 혜성이 56개에 이르고 있다.

신성(新星, nova) 찾기/하늘의 모습을 상세히 기억

쌍안경은 또한 신성을 찾는데 이상적인 도구다. 우리 은하 속에서 폭발하는 신성을 찾으려면 은하수 가까운 지역들을 탐색해야 한다. 그러나 신성을 찾으려면 무엇보다도 탐색 지역의 별들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만큼 상세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수많은 별들 모두의 밝기와 색을 기억하기란 불가능하므로 몇개의 별자리를 선택해 집중투자해야 한다. 먼저 6,7등급 이하의 별들에 대한 정보를 익히고 이들의 밝기를 주변 별들과 비교해 상대적 순서를 외워야 한다. 그리고 매일밤 반복적으로 관측해야 한다. 이같은 방법은 매우 어리석고 희망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매우 훌륭해 당신의 추측보다 훨씬 짧은 시간내, 머리속에 하늘의 모습을 세밀히 그려넣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초신성 탐색가인 로버트 에반스는 관측 시작 첫해에 두개의 초신성을 발견했고 10년간 18개의 초신성을 발견했다. 그는 1천 1백개 이상의 은하들과 주위 별들에 대해 완벽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가 조지 앨콕도 자신의 쌍안경만으로 5개의 신성을 은하면에서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발견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단순히 인내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몇지역을 자기 집의 뒷마당처럼 자세히 알고 있다고 했다.

변광성 관측/수천개까지 가능

몇몇 변광성들은 너무 밝기 때문에 광학기구 없이도 그들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쌍안경을 사용하면 관찰할 수 있는 숫자가 수천개로 늘어난다. 밝은 변광성의 하나인 세페우스자리 유성(μ cephei)은 하늘에서 가장 붉은 별의 하나다. 위대한 관측자 윌리엄 헤셀에 의해 '석류석'으로 이름지어진 이 별은 불규칙적으로 변광한다. 그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최대 광도 3.6등급에서 최소 5.1등급까지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별은 광해가 많은 도시지역에서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이 별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관측해야 한다. 변광성 관측은 당신에게 새로운 경험을 갖게해 줄 것이다.

많은 변광성들은 최대 광도시에 적은 쌍안경으로도 충분히 관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극소 광도시에는 6인치 망원경으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잘 알려진 고래자리 미라(Mira)는 4등급에서 9등급까지 변하는데 거의 1년의 주기를 가진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이 별이 매번의 최대광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최대광도는 알지 못하고 있다. 이 별은 최근에 일본 천문가들에 의한 컴퓨터 분석 결과, 성서속의 '베들레헴의 별'에 가장 가까운 가능성이 있는 별로 흥미를 끌고 있다. 백조자리 X성도 5등급까지 밝아지는 변광성으로 흥미로운 별이다.

이밖에도 쌍안경은 이중성 관측에도 이용된다. 백조자리 베타(β)성인 알비레오(Albireo)나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손잡이에 해당하는 미자르(Mizar)와 알코어(Alcor), 오리온자리 델타성들은 쌍안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다.

쌍안경은 시야가 넓고 밝으며, 사용이 간편하고, 운반이 쉬우므로 천체 관측시에 꼭 필요한 장비다. 요즘과 같이 오염이 심한 대기가 하늘을 덮고 있는 상황에서도, 쌍안경은 도시인들에게 잃어버린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느꼈던 별헤는 밤의 낭만을 어느 정도 돌려줄 것이다. 그리고 망원경이 줄 수 없는 넓게 펼쳐진 산개성단과 성운 등 딥스카이(Deep Sky)관측의 즐거움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개기월식^●1990년8월6일 저녁 9시45분부터 10시 55분까지 ●대전과학고 천문동호회「별누리」촬영 ●105mmF8 ●ASA400필름 ●5분단위 다중노출(1~2.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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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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