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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Ⅱ. 원리와 종류-루비레이저에서 자유전자 레이저까지

1960년 루비레이저가 처음 발명된 이후 수천 종류의 레이저가 개발됐다.

레이저란 말은 유도방출된 전자기파 복사에 의해 빛이 증폭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빛이란 전자기파를 말하는데 우리가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가시광선 뿐만아니라 마이크로파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모든 종류의 전자기파를 포함한다. 따라서 레이저는 원래 빛이 증폭되는 물리적 현상을 뜻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전기신호를 증폭하는 장치를 트랜지스터나 진공관이라 부르듯이 한가지 색깔의 빛을 증폭하는 장치를 보편적으로 레이저라 부른다.

그러면 레이저가 어떻게 동작하는가를 살펴보자. 레이저는 크게 보아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 빛을 방출하는 활성매질, 활성매질이 빛을 방출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여기(勵起, 펌핑)원, 활성매질로 부터 방출된 빛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내보내는 공진기가 그것이다. (그림1)은 레이저의 기본적 구성을 나타낸다.
 
(그림1) 기본적 레이저구성도

아인슈타인의 유도방출

레이저 매질로 이용되는 물질은 전기에너지든 운동에너지든 화학에너지든 빛에너지든 어떤 에너지를 흡수해 빛을 방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레이저는 기체 고체 액체 등 물질의 모든 형태로부터 얻어지는데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레이저 매질인 기체분자가 어떻게 레이저 동작을 하는지 살펴본다.

분자는 분광학적으로 세가지의 내부에너지상태를 가질 수 있다. 그 하나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들 상호간에 공유되어 있는 전자 배치에 따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들이 서로에 대해 진동하는 진동상태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는 분자가 회전하는 회전상태에 따른 것이다. 이들 내부 에너지상태는 양자역학의 법칙에 따라 연속적인 값을 갖지 못하고 띄엄띄엄 불연속적인 값을 갖는다.

(그림2)는 두가지 에너지 상태를 갖는 경우를 나타낸 것인데 ${E}_{1}$의 에너지 상태에 있는 매질에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해주면 보다 높은 에너지 상태인 ${E}_{2}$로 에너지 상태가 이동한다. ${E}_{1}$상태는 바닥상태(ground state)라 부르는데 대단히 안정되어 열평형상태에서는 대부분의 매질이 이 상태에 머물게 된다. 반면 ${E}_{2}$ 상태는 여기상태(excited state)라 부르며 일정한 수명을 갖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E}_{1}$ 상태로 돌아간다. 이때 광자(빛) 하나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것을 자연방출(spontaneous emission)이라 부르며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두상태 사이의 차이에 해당되는 △E=${E}_{2}$+${E}_{1}$=hv (h : 플랑크상수, v : 진동수)의 에너지를 갖는다. 물론 △E는 광자의 형태 뿐아니라 운동에너지나 매질의 내부에너지 형태일 수도 있다. 한편 >;${E}_{1}$상태에 머물러 있던 매질에 △E에 해당되는 빛(광자)이 입사되면 매질은 이 빛을 흡수하여 ${E}_{2}$상태로 이동한다. 이것을 유도흡수(stimulated absorption)라 부른다. 또한 ${E}_{2}$ 상태에 있는 매질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E에 해당되는 빛이 입사하면 서로 상호작용하여 해당되는 빛이 입사하면 서로 상호작용하여 그것과 빛이 입사하면 서로 상호작용하여 그것과 똑같은 에너지를 갖는 빛을 방출하게 되는데 이것을 유도 방출(stimulated emission)이라 부른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 ${E}_{1}$ 상태와 ${E}_{2}$상태의 매질이 섞여 있을 때 △E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갖는 빛이 입사하면 유도방출과 유도흡수가 일어날 확률이 같음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도방출되는 빛은 두 에너지 상태의 차 △E와 크기가 같음은 물론 진행방향 진동수 및 위상도 똑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도방출의 결과 빛은 2배로 불어나고 이것들이 다시 또다른 유도방출을 일으켜, 방출되는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다름아닌 레이저 광선의 발생과정이다.
 
(그림2) 빛의 방출과 홀수

반전분포와 펌핑

열평형 상태에서는 열역학 법칙에 따라 ${E}_{2}$에 있는 매질의 수가 에너지적으로 낮은 상태인 ${E}_{1}$에 있는 매질의 수보다 적기 때문에, 빛은 방출되는 양보다 흡수되는 양이 월등하다. 따라서 우리가 레이저 수를 더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E}_{2}$에 있는 매질의 수를 ${E}_{1}$에 있는 매질의 수보다 크게 해야된다. ${E}_{2}$상태의 매질의 수가 ${E}_{1}$상태의 매질의 수보다 큰 경우를 매질에 반전분포(population inversion)가 형성되었다고 부른다. 반전분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부로 부터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같이 하는 것을 펌핑(pumping)이라 한다.

레이저 매질을 펌핑해서 반전분포가 형성되었다 할지라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레이저 동작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매질로부터 방출된 광자(빛)가 한번 매질밖으로 나가버리면 연쇄적인 빛의 증폭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저 동작을 얻기 위해서는 반전분포가 형성된 매질로부터 방출된 광자를 되돌려 연쇄적인 유도방출을 얻는 인위적인 조작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 공진기다. 레이저 공진기는 매질의 양쪽끝에 빛을 반사할 수 있는 거울을 놓아 방출된 빛이 이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유도방출을 일으켜 그 크기가 비약적으로 증대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흩어지지 않는 단색광

레이저는 전등이나 형광등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빛과 비교하여 무엇이 다른가.

먼저 간섭성이 매우 좋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레이저는 공진기에서 유도방출된 빛만이 증폭되기 때문에 출력광의 간섭성도 뛰어나다. 바꿔말하면 레이저는 파장, 즉 색깔이 똑같고 그 파장의 마루와 마루, 골과 골이 꼭 맞아떨어진 빛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보통의 빛이 난잡하게 움직이는 군중이라면, 레이저는 아주 잘 훈련된 군대가 열과 열, 오와 오를 잘 맞춰 행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둘째로 레이저는 질이 매우 좋은 단색광이다. 단색광이란 순수한 한가지 색을 갖는 빛이란 뜻으로 이 성질 때문에 첨단과학연구에 레이저가 많이 이용된다.

셋째로 단위 면적당 나오는 출력이 매우 강하다. 작은 것은 몇 밀리와트(mW)에서 큰 것은 수백억와트까지 이른다. 레이저를 이용한 재료의 절단 가공 용접 또는 무기로서의 레이저 이용은 이러한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뛰어난 직진성을 들 수 있다. 즉 레이저광은 진행하면서 퍼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 성질을 이용하여 우리는 원거리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판단하거나 지향성이 좋은 통신시스템에 레이저를 이용 할 수 있다.

레이저의 종류

발명된 지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레이저가 개발되었다. 따라서 레이저의 분류도 매질의 형태, 동작하는 파장영역, 공진기의 모양, 동작형태 등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매질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것인데 여기서도 이 방법에 따라 각종 레이저에 대해 살펴본다. 그런데 이러한 분류방법은 어디까지나 편의적인 것으로 반드시 그 동작 메커니즘이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반도체레이저는 고체레이저이면서도 다른 고체레이저와는 그 동작원리가 상이하다. (표)는 매질의 형태에 따라 분류한 각종 레이저의 특성을 나타낸다.
 
(표) 대표적인 레이저의 종류 및 응용분야

■ 기체레이저 / 가장 많이 쓰는 레이저

기체레이저는 고체레이저와 함께 레이저 발명 초기부터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됐는데 동작할 수 있는 파장영역도 원적외선영역에서 X선영역까지 광범위하다. 고도로 안정된 동작이 가능한 레이저가 있는가하면 재료의 가공 또는 병기로까지 이용되는 고출력레이저도 개발됐다.

기체레이저는 원자 분자의 회전, 진동, 전자레이저상태 사이의 천이에 의해 얻어진다. 기체레이저가 다른 레이저에 비해 뛰어난 점은 먼저 매질이 균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광학적으로 매우 균일한 고품질의 광속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레이저에 비해 매질의 부피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얻고자 하는 출력을 자유자재로 얻을 수 있다.

기체레이저를 동작파장영역에 따라 살펴보자. 적외선영역에서 동작하는 대표적 레이저로는 이산화탄소(${CO}_{2}$)레이저를 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레이저는 이론적 효율이 40~45%에 이르는데 실제로 상용화되어 있는 레이저 장치는 대개 10~20%의 효율로 동작한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동작하는 기체레이저로는 적색영역에서의 헬륨네온(He-Ne)레이저와 청록색영역의 아르곤이온(${Ar}^{+}$)레이저가 있다. 헬륨네온레이저는 저출력이지만 높은 안정도로 동작할 수 있으며 주로 계측용으로 이용된다. 아르곤이온레이저는 헬륨네온레이저보다는 비교적 큰 출력이 얻어지지만 고출력레이저는 아니다. 그러나 청록색영역에서는 다른 레이저가 별로 개발돼 있지 않아 아직까지 이 영역에서는 독보적 역할을 하고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자외선 영역에서 동작하는 대표적 가스레이저로는 엑시머(excimer)레이저를 들 수 있다. 엑시머레이저는 비록 펄스형태로 동작하지만 고출력 고효율이 가능한 레이저로 최근 선진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개발 되고 있다. 재료의 초미세가공 반도체가공분야 등에서 폭 넓게 이용되고 있는 레이저.

■ 고체레이저 / 핵융합에 활용
고체레이저는 결정이나 비결정물질을 모체로 하여 여기에 미량의 활성 이온을 혼합한 매질을 이용한다. 따라서 레이저발진은 매질을 구성하는 중성원자가 아닌 이온의 전자 천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체레이저는 다른 종류의 레이저에 비하여 기계적으로 견고하고 다루기 쉬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안정한 연속동작의 면에서는 기체레이저에 미치지 못하며 여기방법도 광펌핑으로 한정돼 있다. 고체레이저는 대부분 가시광선에서 근적외선 영역에 걸쳐 동작하는데 대표적 레이저로는 루비레이저가 있다.

루비레이저는 붉은 색의 빛을 내며 1960년 메이먼이 발명한 최초의 레이저이기도 하다.

적외선 영역의 유리(Nd : Glass)레이저는 고체레이저 뿐만 아니라 모든 레이저 중에서 대표적 고출력 레이저로 손꼽힌다. 따라서 핵융합연구 등에 폭 넓게 이용되고 있다.

한편 야그(Nd : Yag)레이저는 비교적 소형으로 고출력을 얻을 수 있는데 재료가공 의료용으로 이용된다.

최근 개발된 고체레이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티타늄사파이어(Ti : Sapphire)레이저다. 이 레이저는 동작파장영역이 근적외선에서 가시광선영역에 걸쳐 있어 색소레이저의 대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액체레이저 / 연구용으로 적격

액체레이저의 대표적 레이저로는 색소레이저가 있다. 색소레이저는 화학염료인 유기색소를 활성 매질로 이용하는데 보통 여기에는 고체레이저와 마찬가지로 광펌핑이 이용된다. 색소레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동작파장영역이 지극히 넓다는 점이다. 현재 실용화되어 있는 레이저는 근적외선 영역에서부터 적외선 영역까지 동작이 가능한데 이 때문에 연구용 광원으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많이 이용되고 있다.

■ 반도체레이저 / 광전자학의 기본 소자

반도체 레이저는 다른 종류의 레이저가 기본적으로 원자 분자 또는 이온의 비교적 좁은 에너지 상태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결정중의 자유전자나 자유공정(hall)과 같은 자유 캐리어(carrier)를 이용한 레이저로 폭이 넓은 에너지 밴드(band)간의 천이에 의해 동작한다.

또한 반도체레이저는 매질이 극히 큰 천이율을 갖기 때문에 수십에서 수백미크론(μ)의 크기로도 동작하며 효율도 50%이상인 것이 있다. 따라서 반도체레이저는 다른 종류의 레이저로는 불가능했던 응용이 가능해져 소위 광전자학(optonics)의 중요한 소자로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더욱이 반도체의 에너지 준위나 자유캐리어의 특성은 온도 압력 전류 자계 등에 의해 쉽게 변하기 때문에 원하는 특성의 출력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발진파장은 주로 적외선 영역에 국한돼 있으나 최근에는 가시광선영역에서 동작하는 레이저도 개발됐으며 고출력 동작도 가능해져 앞으로 다른 레이저를 제치고 레이저 응용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반도체 레이저로는 갈륨비소(GaAs) 인듐인(InP) 인듐비소(InAs) 등이 있다.

■ 자유전자레이저 / 미래의 빛

전자가 가속도 운동을 하면 제동 복사의 형태로 전자기파를 발생한다. 따라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전자를 가속시켜, 주기적으로 배열된 자장구조속을 사행운동시키면 전자기파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도방출이 일어나고 레이저 빛이 발생된다. 이와 같은 자유전자의 운동에너지를 레이저광으로 변환시키는 자유전자레이저는 앞서 살펴본 다른 종류의 레이저와는 그 동작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레이저의 장점은 이론적으로는 발진파장을 마이크로파에서 X선영역에 이르기까지 전자의 속도를 제어함으로써 자유자재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얻어진 발진파장은 주로 적외선 영역에서 머물러 있고 앞으로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다.

199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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