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주변기기의 도움없이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이번 호부터 퍼스널컴퓨터를 사용하는데 필수적인 주변기기들을 하나씩 골라 개념과 사용법, 구입요령 등을 소개한다.
홀로 선 컴퓨터는 고독하다. 컴퓨터의 특징 중의 하나는 공통된 신호를 사용하여 유용한 정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를 워드프로세서나 사무자동화(OA)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통신은 골방에 놓인 컴퓨터를 꺼내어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컴퓨터를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그물에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모뎀(modem)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번 호에는 컴퓨터 통신에 꼭 필요한 도구, 모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모뎀이란 변조(Modulation)와 복조(DEModulation)의 합성어다. 즉 변복조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컴퓨터는 디지털 신호로 정보를 교환하고 전화기는 아날로그 신호를 사용하는데, 음성신호가 가능한 영역에서만 동작하는 전화 교환기에 컴퓨터의 신호를 실어 보내려면 이를 변환시켜주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모뎀이다.
모뎀은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를 받아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어 전송시키고(변조), 수신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켜(복조) 컴퓨터에 보내준다. 따라서 모템은 컴퓨터 통신의 핵심적인 장비라고 할 수 있다.
내장형과 외장형
모뎀은 여러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가장 단순한 기능만을 갖춘 더미모뎀 (dummy modem), 자동호출기능과 자기진단기능이 보강된 스마트모뎀(smart modem), 작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인텔리전트모뎀(intelligent modem)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신호의 방식에 따라서 전용선과 같이 고속 전송에 사용되는 동기식(同期式, synchronous)과 다이얼업 모뎀처럼 공중전화망을 이용하는 비동기식(asynchronous)으로 구분할 수 있고, 전송속도에 따라 1천2백bps이하의 저속모뎀과 9천6백bps이하의 중속모뎀, 그 이상속도의 고속모뎀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용하는 통신선이 일반 전화선이라면 다이얼업 모뎀이라 하고 전용선이라면 전용회선 모뎀이나 데이터 모뎀이라고 한다. 사용거리에 따라서 근거리용 모뎀과 원거리용 모뎀으로 나누기도 하며 외형에 따라 내장형과 외장형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우선 모뎀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법부터 아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먼저 내장형의 경우를 알아보자. 설치하려는 퍼스널컴퓨터에 시리얼포트(serial port)가 몇 개 있는지 살펴본 후 마우스와 같이 시리얼 포트를 사용하는 것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면 모뎀의 딥스위치를 이용하여 COM1으로 세팅시킨다. 그러고나서 컴퓨터 케이스를 열고 비어있는 확장 슬롯에 모뎀을 설치하면 된다.
외장형의 경우에는 설치법이 약간 다르다. 내장형의 경우에는 시리얼 포트가 없어도 모뎀이 카드의 역할을 하므로 설치가 가능하지만 외장형은 반드시 사용하지 않는 시리얼 포트가 하나 필요하다.
만일 시리얼 포트가 하나인데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제거한 후 시리얼 포트에 RS-23 2C 케이블에 사용하여 모뎀과 연결시킨다. 또 작은 어댑터를 사용하여 모뎀에 전원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모뎀이 제대로 설치되었나를 확인하려면 통신용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후 'atz'란 명령을 내려 보도록 한다. 만일 화면에 아무 글씨도 보이지 않는다면 모뎀이나 통신 프로그램의 세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OK'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2천4백bps 이상 권할만
모뎀과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를 액세서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2천4백bps 외장형 모뎀의 경우 표준 소비자 가격이 15만원에서 25만원 정도로 단순한 액세서리라고 하기에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모처럼 큰 맘먹고 구입하는데 후회하지 않도록 몇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본다.
먼저 상세한 설명을 담은 두툼한 매뉴얼을 제공하는지 살펴본다. 매뉴얼은 모뎀을 사용하는데 더없이 소중한 선생님이다. 사용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세팅을 변경
하고 싶을때 매뉴얼을 참조하여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에게 적합한 모뎀의 속도를 결정하도록 한다. 모뎀의 전송속도는 일반적으로 bps(bits per second, 초당 전송 비트 수)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1천2백bps와 2천4백bps의 모뎀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호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2천4백bps의 모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통신 서비스들은 물론 일반 사설BBS(전자게시판)에서도 2천4백bps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헤이즈 모뎀과 호환이 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컴퓨터의 표준은 IBM이듯이 모뎀의 표준은 미국의 헤이즈다. 1981년 이전에는 모뎀에 내장 명령어가 없었다. 이를 맨 처음 채택한 곳이 헤이즈 컴퓨터 프로덕트사다. 'AT'로 시작하는 헤이즈 명령어는 종류와 기능이 다양하여 미국전자공업협회에서 이를 채택한 후 자연스럽게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AT명령어를 지원한다고 해서 모두 헤이즈 명령어와 호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입시에는 반드시 헤이즈 모뎀과 100% 호환이 되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한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값싼 중소기업제품이나 대만산 수입품의 경우에는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아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별한 기능을 구비한 인텔리전트모뎀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통신을 하는데 이러한 기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기 진단기능과 자동 다이얼 기능 등을 추가시킨 후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요구하는 인텔리전트 모뎀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저렴한 가격의 모뎀을 선택해도 사용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동기식이 지원되는 것이나 자동 다이얼 기능, 자기 진단 기능이 내장된 것은 전용선에서 사용되는 것이므로 일반전화선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다. 따라서 특별한 목적으로 인텔리전트모뎀을 선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송수신만 가능하더라도 통신에는 아무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기 바란다.
가급적 외장형을 권하고 싶다. 내장형은 내부발열로 시스템을 손상시킬 수 있고 표시판이 없어 송수신 상태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외장형과 내장형은 포장의 차이일 뿐이지 제공하는 기능이 같다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또 요즘은 저렴하고 컴팩트한 외장형 포켓 모뎀이 많이 출현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용도에 맞는 모뎀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