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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민통선 북방지역의 식물생태계

- 대암산의 용늪과 대우산 일대를 중심으로

용늪의 소택(Water patch)^수심은 50cm, 폭은 5m~6m 정도이다.


고교교사들의 현장학습을 위한 자연생태계 학습탐사가 지난 7월 30일부터 5일간 강원도 민통선 북방지역의 대암산과 대우산 일대에서 진행됐다.

'과학동아'와 '동아문화센터'에서 공동으로 주최하고 쌍용그룹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문교부의 추천을 거쳐 전국에서 선발된 13명의 생물교사와 지도교수(이우철, 강원대 생물학과) 및 진행관계자등 총 19명이 참가, 식물탐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1년에 두번씩 개최되어 일곱번째를 맞은 이번 탐사는 본격 학술조사보다는 현장학습을 위한 교사들의 경험 축적 성격이 강해서 탐사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의 확인 및 채집에 대한 지도교수의 설명과 시범등에 더 큰 비중이 주어졌다.

대암산(해발 1,316m)의 서북사면에 있는 '용높'은 1966년 한국자연보호위원회가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비무장지대 생태계 학술연구 도중 발견한 곳으로 남한 유일의 분지형 고층습원(高層濕原)이다.

고층습원이란 한랭한 연못이나 소택등지에서 식물의 유체나 미생물이 분해되지 않고 계속 퇴적된 이탄(泥炭)층이 수면 위로 올라와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습지를 말하는 것으로 이곳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특수한 식물이 많다. 교사들 중에는 이미 몇차례 다녀간 이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몇몇 식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도 있어서 처음 와보는 교사들과 함께 유익한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예를 들어 용높지대의 육화(陸化)되어 가는 모습, 그리고 북통발이라고 하는 남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식충식물 등은 교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암산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비로용담과 끈끈이주걱 그리고 희귀식물인 제비동자꽃 개느삼 등을 하나씩 찾아 확인하는 즐거움을 교사들 모두가 맛보았으나 한국특산속(屬)인 금강초롱은 아직 꽃이 필 시기가 되지 않아 둘쨋날 대우산 능선에서 장마에 찌든 것 한송이를 보는데 그쳤다.

반면 남한에서는 경기도 화악산에서 유일하게 확인됐었다는 닻꽃을 대암산에서 발견한 것은 이번 탐사의 작은 수확으로 꼽을 수 있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민통선 지역이라서 훼손되지 않은 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기는 했으나 산 곳곳으로 도로가 나고 또 포장작업이 한창인 것을 보면서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연중 대부분 흐려 있거나 비가 온다는 이곳에서의 화창한 햇살은 탐사대를 기쁘게 했지만 유난히 더운 한낮의 기온이 탐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번 탐사에 대해 참가교사들은 몇 종류의 한국특산식물을 비롯해서 책에서만 보아온 식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등 현장학습을 위한 재충전의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으나 더 많은 교사와 나아가 학생들까지 참여하는 폭넓은 행사가 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비로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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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송성재 기자
  • 사진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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