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radio wave)기술개발방향은 새로운 주파수대의 이용기술 개발과 스펙트럼이용효율 향상 그리고 새로운 통신방식 개발로 이루어진다.
19세기중엽 맥스웰에 의해 확립된 전자파 이론은 1888년 헤르츠에 의해 실험적으로 증명되어 그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1895년 마르코니에 의해 무선전신이 발명되면서 본격적인 전파의 시대가 개막됐다.
전자파에는 빛 X선 알파(α) 베타(β) 감마(γ) 등의 방사선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보통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의한대로 '인공적인 도체에 의하지 않고 공간을 전파하는 전자파로서 주파수가 3천㎓이하인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를 전파(radio wave)라고 부른다. 전파는 공간을 통해 전송되므로 이 특성을 이용한 신호나 정보의 전달이 아주 중요한 응용분야로 무선통신과 방송, 그리고 원격계측분야가 있다. 그밖에 산업용 및 의료·과학용 고주파이용설비 등에 에너지원으로 응용되는 분야도 있다. 무선통신분야는 크게, 고정된 지점과 지점사이의 통신이나 중계를 대상으로 하는 고정통신과 이동하는 무선국과의 통신인 이동통신, 그리고 통신위성을 이용하여 통신이나 중계를 수행하는 위성통신분야로 나뉘어진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전파속의 세계에서 살고있다. 이글에서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거나, 주위에서 자주 보고 듣게되는 전파의 응용분야에 대해 특히 무선통신을 중심으로 전파의 파장에 의한 분류 차례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참고로 (표1)은 주파수대역을 분류한 것으로 각 주파수대역에서의 전파전파(電波傳播, wave propagation)특징과 응용용도를 나타냈다.
전파의 전파(傳播)특성이 주파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용도도 달라진다. 전파 이용의 역사는 고주파 신호를 만드는 장치(발진기)기술의 개발과 그 맥락을 같이하며, 초기에는 낮은 주파수대에서 시작해 차차 높은 주파수대로의 활용이 이루어졌다.
신호를 보내는 변조방식도 초기에는 무선전신에서 했던대로 전파를 온(on)-오프(off) 단속(斷續)해서 신호로 썼던 모스(Morse)부호방식이었지만, '사람의 음성을 그대로 보낼 수 없을까'가 연구되어 마침내 음성의 강약(진폭)을 전파의 강약으로 바꾸어 보내는 변조(진폭변조, AM)방식의 무선전화가 선보였다. 그후 음성의 강약에 따라 진폭이 아닌 주파수가 변하는 주파수변조(FM)방식이 개발됐다. 이러한 아날로그(Analogue)방식에 이어 최근에는 보내고자 하는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전송하는 디지털변조방식이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장파 및 중파(3㎑~3㎒)
3백㎑이하의 장파대에서는 가시거리(line of sight, 수평선까지의 거리)이상에서의 전파전파방식이 지표면에 의한 회절(回折)현상으로 생기는 지표파로서 이루어지는데, 이 지표파의 강도는 전파의 파장에 반비례하므로, 사용주파수가 낮을수록 멀리 전파되는 특성이 있다. 또 전도도가 높은 해면에서 멀리 전파되는 점때문에 원거리용의 선박통신에서 주로 많이 쓰였고, 현재도 선박의 안전항행을 위한 무선측위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파대에서도 전파방식이 지표파여서 중거리용의 선박통신에 쓰였고, 1920년부터는 이 영역에서 AM라디오방송이 시작됐다. 무선항행시스템인 로란A가 이 주파수대를 이용하고 있다.
■단파(3㎒~30㎒)
1910년대에 지상 1백~4백㎞상공에 있는 전리층(ionosphere, 이온화 플라즈마를 형성하고 있는 지구대기층의 한 영역)의 반사를 통해 단파를 원거리로 전파할 수 있다는 특성이 밝혀져, 그이후 위성통신을 이용한 국제통신과 원양선박통신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국제방송도 단파대를 이용하고 있고 비교적 작은 출력으로 국제간을 이동하는 장점때문에 아마추어(HAM) 무선가들이 특히 애호하는 대역이다.
최근에는 미국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화물트럭운전사들간의 교신인 시티즌 밴드(Citizen Band)무선기가 '생활무선'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보급이 허용됐다. 27㎒대를 사용하는 이 '생활무선기'는 일반 누구나 특별한 자격없이 구입하여 휴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기기다.
■초단파(30㎒~300㎒)
2차세계대전은 전파의 이용면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전전(戰前)부터 꾸준히 연구돼왔던 초단파대(VUH)가시거리통신은 레이더의 개발로 이어져, 소요 소자들이 개발되면서 실용화됐다. 이 대역에서의 전파방식은 직접파 및 지면반사파로 이루어진 공간파여서 비교적 단거리의 가시거리 통신에 적합하다.
방송분야에서는 우선 VHF 텔레비전방송(54~88, 174~216㎒)이 있고, 음질이 중파의 AM방송보다 우수한 FM방송(88~108㎒)이 있어 우리에게 친근한 대역이다. 원격제어용으로 40㎒대에서 모형비행기나 자동차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주파수로도 이용되고 있다.
초단파를 이용하는 이동통신으로는 우선 46/49㎒대를 사용하는 코들리스(cordless)전화기가 있다. 80년대초부터 보급되어 91년도에만 1만대이상이 국내보급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전화방식에는 두가지형식이 인가되어있다. 구입시 주파수가 지정되어 있는 단일 채널방식과, 15개의 채널이 있어 통화시에 빈 채널을 고르게 하는 주파수공용(MCA)방식이 그것이다. 단일채널방식에는 아파트등 주거밀집지역에서의 혼신 타인전화도용 등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MCA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흔히 보는 워키·토키도 1백40㎒대에서 이용되고 있는데, 이는 단일주파수에서 송·수신이 이루어지므로 PTT(Press-To-Talk)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분된 주파수채널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사용자와의 혼신이 자주 발생하므로 일반개인에게는 허용되지 않고 회사 등 단체에게 인가되며 건축공사장이나 구내경비용 등에 많이 쓰인다.
공중(公衆)이동통신서비스로는 1백60㎒대에서 '삐삐'라 불리는 무선호출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수신전용시스템이다. 무선호출페이저(pager)는 현재 신호음과 숫자표시방식, 진동방식 등이 보급되고 있으며 값싸고 편리한 이점때문에 91년 11월말 현재 전국의 '시(市)'지역이상에서 서비스되며, 84만이 넘는 가입자가 있다.
■극초단파(300㎒~3㎓)
극초단파에서는 우선 UHF 텔레비전방송(500~752㎒)을 꼽을 수 있고, 특히 8백㎒대역이 현재 공중이동통신전화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대역이다. 그림1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주파수의 재이용과 셀분할개념으로 이루어진 셀룰러(cellular)전화시스템은 차량탑재전화기나 휴대형전화기같은 이동국과 어떤 구역을 커버하는 셀중심의 기지국, 자동차전화교환국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거리를 걷거나, 차량주행시에도 일반전화와 똑같은 통신을 할 수 있다는 편리성때문에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84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하여, 88년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연간 100%정도씩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어, 91년 11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16만가입자가 있다. 한편 서울지역에서는 현재 배정된 주파수대역에서의 수용능력한계에 곧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수립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부는 차세대디지털 셀룰러시스템개발을 국내기술로 개발하고자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주관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셀룰러전화의 특징은 가입자가 이동하므로 가입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위치등록기능(roaming)과 가입자가 통화중에 셀밖으로 이동하여 다른 셀에 진입했을 때 통화의 절체(絶締)가 일어나야하는 통화절체기능(handover)이 있는 것이다.
한편 코들리스전화의 또 다른 방식이 9백㎒대에서 보급되고 있다. MCA방식으로 40개 채널이 확보되며 잡음이 적은 대역이므로 앞에서 소개된 것보다 음질이 우수하고 송신출력도 강해 더욱 멀리까지 통화가 가능한 시스템이지만 비교적 고가인 것이 짐이 되고 있다.
통신·방송용이 아니고 전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전자레인지(microwave oven)도 이 주파수대(2450㎒)를 쓰고 있다.
■마이크로파 이상(3㎓~ )
3㎓대이상의 마이크로파대에서는 지향성있는 안테나를 사용하여 가시거리내에서 직접파로 통신을 하고있다. 우리들이 전화국이나 방송국옆을 지날 때, 안테나탑을 바라보면, 접시형의 안테나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용도로는 주로 장거리통신중계나 방송중계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 대역에서의 주요 이용분야는 위성통신과 방송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95년을 목표로 독자적인 국내통신·방송위성(무궁화호)을 발사 운영하기로 하고 필요로 하는 외자발주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크지않은 접시형안테나(파라볼라 안테나)와 튜너를 부착해 일본과 중국의 직접위성방송을 시청하는 인구가 적지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금산과 보은에 있는 지구국을 통해 인텔샛(INTELSAT)위성과 연결, 국제통신을 수행하고 있으며, 보은에는 해사위성통신인 인마르샛(INMARSAT) 지구국이 있어 대양에 항해하는 우리나라 상선들에 전화 및 텔렉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파의 응용중에서 정보화사회의 진입에 맞추어, 가장 가까이 우리 생활에 쓰일 분야는 이동통신분야다. 즉 '언제''어디서나''누구와도''어느 것이라도' 통신이 가능해질 개인통신 서비스로의 진전이 그 핵심인 것이다.
이동통신분야의 코들리스전화는 디지털화에 따른 다기능화가 이루어지면 셀룰러차량전화의 디지털화및 마이크로셀화가 되는 것과 일체가 돼 개인휴대통신(Personal Communication Network)으로의 발전이 예견된다. 아울러 일반전화도 ISDN으로 진화되면서 개인통신번호(Personal Number)가 도입되면, 유·무선이 일원화 된다. 이로써 움직일 때는 포켓형 전화기를 사용하고 사무실에서는 개인통신번호를 갖는 스마트카드(IC칩을 기억소자로 하는 ID카드)를 이용해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이 가능해지는 개인통신서비스로의 발전이 21세기 전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 서비스는 음성은 물론 데이터등의 정보까지 처리할 것이며, 이동위성통신과 결부되면, 산과 바다 어디에 있더라도 통신이 가능해지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주파수''공간''시간'의 3차원으로 이루어지는 전파스펙트럼이라는 유한한 자원의 이용은 우리 사회가 정보화시대에 성큼 다가서면서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에 대처할 기술개발방향은 새로운 주파수대의 이용기술개발과 스펙트럼이용효율향상을 위한 연구, 그리고 새로운 통신방식의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90년을 고비로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의 개발추진 및 국내용 통신·방송위성확보, 운영 등의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전파분야의 기술취약성을 벗어날 기회를 맞고 있다. 또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92년부터 대학에 '전파공학과'가 신설돼, 장래의 전파 응용분야 발전에 큰 역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