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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두가지 검사는 해봐야

자신의 혈액형 바로 알려면

매우 단순해 보이는 혈액형의 유전메커니즘. 그러나 예외도 많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누군가에게 혈액형을 물으면 A형 B형 AB형 혹은 O형 등으로 대답한다. 또 Rh형이 양성이라거나 음성이라는 답을 듣게 된다.

그러면 혈액형이란 무엇인가. 혈액형이란 어떤 사람의 적혈구에 있는 항원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실제 적혈구 항원의 종류는 수백가지며 따라서 혈액형도 수십가지가 된다. 그중 가장 항원성이 강해서 수혈을 할 때 중요한 혈액형이 ABO형 혈액형이고 둘째가 Rh형이다. 그래서 이들 두가지만을 검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항원을 가진 사람은 A형, B항원을 가진 사람은 B형, A항원과 B항원을 모두 가진 사람은 AB형, A항원도 B항원도 가지 지 않은 사람은 O형으로 구분된다. 또 D항원을 가진 사람을 Rh 양성으로, D항원을 갖지 않은 사람을 Rh 음성으로 분류하게 된다.


혈액형은 수혈할 때 매우 중요하다. 잘못하면 용혈 등 수혈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종에 따른 차이 심해


혈액형 검사 인종에 따른 차이 심해
 

먼저 인종에 따른 혈액형의 분포를 알아보자.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종족에 따라 ABO 혈액형의 빈도가 달라진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A형이 가장 많은 반면 미국인의 경우에는 O형이 더 많다. B형과 AB형도 대체로 동양인에게 흔히 나타난다.

Rh형은 인종간의 차이가 더 심하다.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을 조사해 보면 Rh 음성이 15% 정도인 반면 한국인에게는 0.1% 정도로 1백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빈도의 차이는 혈액형의 유전성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면 혈액형검사는 어떻게 하는가. 혈액형검사는 한 마디로 적혈구에 그 혈액형의 항원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항체를 미지의 적혈구에 가해 보아 응집이 나타나는지를 살펴 보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적혈구에 항(抗)A항체와 항B항체를 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그 사람의 적혈구가 항A항체와는 응집을 보이고 항B항체와는 응집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A항원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그 사람의 혈액형은 A형이 된다. 이와 같이 적혈구를 이용, 혈액형을 알아내는 방법을 혈구혈액형검사라 한다.

또 다른 혈액형검사법으로 혈청혈액형검사가 있다. 이는 A형인 사람의 혈청에는 항상 항B항체가, B형인 사람의 혈청에는 늘 항A항체가, O형인 사람의 혈청중에는 언제나 항A항체와 항B항체가 존재한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검사다. 쉽게 말해 A형인 사람에게는 항상 혈청내에 항B항체가 존재하고, B형인 사람의 혈청에는 늘 항A항체가 존재한다. 띠라서 A형인 사람의 혈청은 B형 적혈구를 응집시키게 되며 B형인 사람의 혈청은 A형 적혈구를 응집시키게 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수혈전에 혈구혈액형검사와 혈청혈액형검사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혹시 어느 한쪽 검사에 실수가 있었을 경우 그 오류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드물게는 적혈구형과 혈청형이 일치하지 않는 병적인 상태가 발견되기도 한다.

최근 부모와 자식들간에 혈액형이 맞지 않음을 남몰래 고민하다가 가정파탄에 빠진 경우가 신문지상에 보도되었다. 그 숨은 이유는 남편이 자신의 혈액형(A형)을 O형으로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국민학교 시절에 약식으로 시행된 혈액형검사 결과만을 가지고 자신의 혈액형을 단정짓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적은 인력으로 수백명의 혈액형 검사를 단시간에 실시할 때에는 사람이기에 범할 수 있을 오류가 항상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량검사시에는 혈구혈액형검사만을 실시할 뿐이고 혈청혈액형검사는 시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혈구혈액형검사나 혈청혈액형검사중 하나만 실시해도 혈액형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이 두 방법을 동시에 실시해야만 정확한 혈액형을 알 수 있다.

혈청혈액형검사는 혈구혈액형검사에 비해 인원 시간 장비가 많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국민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혈액형검사를 할 때 이를 시행하기는 여러모로 힘들다.

설령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더라도 수혈을 받을 일이 없거나 친자감별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자신의 혈액형을 확인할 기회가 별로 없다. 따라서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무척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AB+O→AB

혈액형은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다시 말해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유전인자의 반씩을 받아 자식의 혈액형이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A형이고 아버지가 O형이라면 자식은 A형과 O형이 된다. 또 어머니가 AB형이고 아버지가 O형이라 면 자식은 A형이나 B형이 된다.

이러한 혈액형의 유전상 때문에 부모와 아이간의 혈액형이 맞지 않아 법적 문제로 비화되는 일이 종종 있다. 실제로 진짜 부모와 자식관계인가를 확인하는데 혈액형검사가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상에는 드물지만 예외들이 있으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AB형이고 아버지가 O형인 경우에도 AB형 자식이 태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Cis-AB형이라 부른다. Cis-AB형은 자체가 유전되므로 계속적으로 자녀들에게 이러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가계조사 등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Rh혈액형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부모가 모두 Rh양성인 경우에도 Rh음성인 자녀가 태어날 수 있다.

그러면 수혈시 혈액형검사는 왜 필요한가. 앞에서 얘기했듯이 A형인 사람에게 B형의 혈액을 수혈하게 되면 환자의 혈청에 존재하는 항B항체가 수혈된 B형 적혈구를 파괴한다. 그러면 매우 심한 수혈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며 때로는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0형인 사람의 혈액내에는 항A항체와 항B항체가 동시에 존재하므로 이 사람에게 A형이나 B형, AB형의 혈액을 수혈하면 용혈현상을 보이게 된다.

원칙적으로 같은 ABO형의 혈액을 수혈해야만 이러한 수혈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현상은 ABO형 이외의 다른 혈액형에서는 매우 드물다. 예를 들어 C형 음성인 사람에게 C형 혈액을 수혈한다고 해도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수혈전에 ABO형과 Rh형 검사만을 실시하고 있다.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지어 화제로 떠올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얘기들이 사회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문의학자들에게는 흥미거리 정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혈액형과 특정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이렇다. 십이지장궤양은 O형인 사람에게 많이 발병하고 위암은 A형인 사람에게 지주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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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한규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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