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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땀을 줄줄 흘리는 것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자율적인 기능. 그러나 더울 때만 땀이 나는 것은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다. 무더운 여름과 땀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지만 반드시 더울 때만 땀이 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긴장하거나 흥분됐을 때도 땀이 난다. 또한 이러한 외부자극과는 상관없이 겨드랑이나 생식기 주변에서 분비되는 땀도 있다.

체질에 따라 땀을 심하게 많이 흘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상인보다도 적게 흘리는 사람도 있다. 더울 때는 누구나 땀을 흘리지만, 이처럼 여러가지 종류의 땀이 있고 사람에 따라 흘리는 양도 다르다.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

우리가 호흡을 하면서 공기중의 산소의 중요함을 알지 못하듯이, 땀을 흘리면서도 그 실체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인간의 땀샘의 기능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땀구멍이 열리면서 땀과 함께 열을 배출한다. 즉 땀을 흘리면서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이때 땀을 흘리지 않으면 우리 몸은 열덩어리가 돼버릴 가능성이 크다. 체온조절을 위한 땀은 부위를 가리지 않고 몸 전체에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반면에 정서적인 요인에 의해 흘리는 땀은 손과 발에 집중된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등의 표현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땀샘은 콩팥처럼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한다. 이외에 땀샘은 겨울철 습도가 낮고 건조해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트게되는데 이런 상태를 호전시켜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작용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땀의 정확한 생리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땀샘에는 에크린(eccrine) 땀샘과 아포크린(apocrine) 땀샘이 있으며 이들은 모발이나 피부표면에 기름을 생산하는 피지선과 함께 피부 부속기를 이루고 있다(그림). 체온유지에 주로 관계하는 땀샘은 에크린 땀샘이다.

2, 3백만개의 땀샘

사람의 피부표면에는 2백만~3백만개의 땀샘이 있으며 이 땀샘의 수는 평생동안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수는 인종간에 차이가 없다. 땀샘은 배설기관인 콩팥의 세포수와 거의 같다.

에크린 땀샘/모든 피부에 분포
에크린 땀샘은 입속과 같은 점막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전피부에 분포돼 있다.
그 수는 부위에 따라 다르며 발바닥에는 1㎠에 6백20개, 허벅지에는 1㎠에 1백20개 정도 존재한다.
땀샘은 크게 나선형으로 된 분비선(coiled gland)과 직선모양의 관(duct)으로 구성돼 있다.

분비선은 피부의 건피층과 피하지방층 가까이의 지방층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 분비선은 세종류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즉 크고 투명하며 글리코겐이 풍부한 투명세포, 중성 당질을 함유하고 있는 작고 검은 세포, 평평한 모양을 한 근육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투명세포는 땀 형성을 시작하는 세포로 물과 전해질을 분비한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땀은 피의 혈장과 유사하며 농도도 비슷하다.

검은 세포의 기능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분비된 땀에 포함된 나트륨이온(N${a}^{+}$)을 재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세포는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에 영향을 받으며 수축작용을 한다.
 

(그림1)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의 구조


■아포크린 땀샘/성(性)과 관련
아포크린 땀샘은 에크린 땀샘과는 달리 모발이 있는 모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땀샘은 임신중의 태아에서는 모든 피부에서 발견되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분만때까지 퇴화하여 없어진다. 일반적으로 겨드랑이, 유방의 유두부분, 항문, 생식기 주위, 귀의 귀에지선, 눈 등에 존재한다.

이들 부위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腺)은 유년기에는 발달이 잘 돼있지 않으나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 영향을 받아 커지기 시작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포크린 땀샘을 성적(性的)인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동물들은 아포크린 땀샘을 통해 각종 물질을 분비해 암수가 서로를 유혹하는데 이용하며, 동물 특유의 냄새를 풍겨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사람도 일부는 겨드랑이에서 '암내'를 풍기는 경우가 있는데,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 때문이다.

다양한 구성성분

땀샘의 분비선에서 분비되는 가장 중요한 성분은 N${a}^{+}$ C${l}^{-}$ ${K}^{+}$ 요소 유산염 포도당 암모니아 등이다. N${a}^{+}$ C${l}^{-}$ ${K}^{+}$의 농도는 피의 혈장농도와 거의 같아 등장성(等張性)인 땀을 분비한다고 한다.

땀은 분비선에서 분비된 후 피부표면에 도달할 때까지 땀관에 있는 세포에서 나트륨N${a}^{+}$을 재흡수해 혈장보다 농도가 희석된 저장성의 땀을 분비하는데, 이 희석정도는 재흡수하는 능력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낭성섬유증(cystic fibrosis)이라는 질환이 있는 사람은 고농도의 N${a}^{+}$ C${l}^{-}$이 포함된 땀을 분비하게 된다. 땀관에서 재흡수하는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서술된 전해질의 변화는 콩팥질환, 심장질환 또는 여러가지 호르몬 투여로 발생할 수 있다.

땀에는 이러한 물질 이외에도 약물, 단백질, 면역항체, 유기물질,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 등이 분비되기도 한다.

땀의 성분중에서 곤충을 모이게 할 수 있는 성분은 유산염이다. 땀의 산도는 pH4~6.8로 약산성이며 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며 땀을 분비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땀에 포함된 유산염의 농도는 혈장보다 높은 데 이는 땀샘에서 포도당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요소의 농도는 혈장보다 약간 높고 암모니아의 농도는 혈장보다 20~50배 더 높다.

땀의 신경조절

뇌의 시상하부라는 부위는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중추에서 나오는 명령은 교감신경을 통해 땀샘이나 혈관에 전달돼 땀의 조절현상이 일어난다.

뇌의 체온 조절중추가 차거워지면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땀이 억제돼 열손실을 감소시키고 심하게 되면 몸을 떨게 된다. 반면 이 중추가 더워지면 혈관이 확장돼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무더운 한 여름에 길가에서 개가 헐떡거리며 혀를 입밖으로 내놓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런 현상도 시상하부가 열을 받아 더워지기 때문이다.

체온이 증가하게 되면 시상하부에 있는 땀 중추가 더워지게 되고 그 결과 땀을 흘리게 하므로 체온을 낮추게 된다. 피부 체온이 높아지면 뇌에 있는 조절중추뿐만 아니라 피부에 있는 온도를 느끼는 수용체가 직접 자극돼 땀을 흘리게 된다.

땀과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 몇가지를 알아보자.

■다한증(多汗症)/정서적 흥분도 원인
다한증이란 우리 몸의 어느 한곳이나 또는 전신에서 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질환이다. 에크린 땀샘에 있는 교감신경은 열과 정신적 원인, 또는 미각(맛)과 같은 것에 자극돼 조절된다.

열에 의한 다한증은 사람마다 다르며 얼굴과 몸의 상부에서 주로 보이나, 손바닥 발바닥, 기타 몸 전체에도 발한이 나타난다. 이는 몸에 특별한 병이 없어도 나타날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뇌의 시상하부를 통과하는 혈액의 온도가 올라가면 다한증이 나타나며 피부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열을 발산한다. 열이 나는 여러 질환중에는 땀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불안정하게 돼 열이 떨어진 후에도 다한증이 수주간 지속되기도 한다. 열에 의한 다한증은 정신적인 원인과는 달리 수면중에 더 나빠진다.

전신에 나타나는 다한증은 학질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알코올에 중독됐을 때와 토한 후에도 올 수 있으며 당뇨, 갑상선 질환, 뇌하수체질환, 폐경기 등에서도 나타난다.

정서적 다한증은 불안 괴로움 두려움 또는 커피 홍차 콜라 속에 포함된 카페인과 같은 약제로 인한 정서적 흥분이 고조에 달했을 때 나타난다. 이때는 주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고 정도는 덜하지만 사타구니와 안면에서도 땀이 난다. 땀이 많이 나서 문제가 돼 피부과 의사를 찾는 대부분의 환자는 이와같은 정서적 다한증이다.

손바닥 발바닥의 다한증은 대부분 자연히 호전되나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
뇌의 땀중추조절기구나 피부에 있는 교감신경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도 다한증이 발생되는데, 이때는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다한증만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다한증은 신체 일부에서만 주로 볼 수 있다.

미각에 의한 다한증은 음식물과 관련이 있다. 양념한 음식물, 토마토, 초콜릿, 커피, 뜨거운 국을 마신 조금 후에 이마나 윗입술 또는 입술 주위에 과도한 발한이 나타나게 된다. 침샘에 종양이 생겨도 이런 미각에 의한 다한증을 보인다.

■고체온증/환각증세도
노약자나 어린아이 등은 매우 더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면 몸의 심부체온이 증가하게 된다. 이때 피부혈관이 늘어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때로는 피부로 혈액이 증가돼 실신할 수 있다.

땀의 증발로 소실된 수분과 전해질이 보충이 안될 경우에는 갈증을 느끼며 환각증세 및 정신착란이 생긴다. 만일 땀으로 없어진 수분은 물을 마셔 쉽게 보충이 되지만 전해질이 보충되지 않으면 메스꺼움 구토 근육경련 등이 발생한다.

체내 열이 급격히 증가하면 땀의 증발로만 체내 열을 낮출 수 없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해서 신경계통에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즉 신경세포의 활동이 장애를 받고 뇌의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기능이 장애를 받아서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이 나오지 않게되며 황달 증세가 나타난다. 그 결과 콩팥과 간에 심한 손상을 받아 사망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취한증/「암내」를 풍긴다
주로 겨드랑이에서 고약한 악취를 풍기면서 땀이 나는 경우를 취한증이라고 한다.
아포크린 땀샘에 세균이 감염되면 부패돼 분비물에서 마늘 냄새와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난다.

199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김형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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