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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현상 물고기의 떼죽음 식수오염

병들어가는 호수

자연상태로는 수만년에 걸쳐 일어나는 호수의 부영양화가 생태계의 파괴결과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호수의 오염현황은?

물은 생명의 원천이며, 생물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생명활동에 필요한 모든 생체 반응은 물을 재료로 이용하든지 아니면 물을 매개로 하여 일어나며, 외부로부터의 영양분의 공급도 물에 용해된 상태로 세포 외로 배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간도 이러한 기본 명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식수와 생활용수를 합쳐서 2백 ℓ 이상이다.

생물개체에게 있어서 물의 출입이 중요하듯이 인간사회, 특히 도시의 경우도 물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는 주민들의 식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이 필요하고, 사용된 물은 하수를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자연적인 도시의 발달은 일반적으로 하천과 호수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가히 하천은 '도시의 순환기관'이라할 수 있다.

도시의 발달로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사람들은 수자원이란 무한정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는 짠 바다물로 되어 있고, 민물의 경우도 대부분은 지하수의 형태로 존재한다. 결국 인간이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지표면에 존재하는 호수 및 하천의 물로서 전체의 0.01%에 지나지 않는다.

몸살앓는 인공호수

우리 나라에 천연적으로 생성된 호수는 거의 없다. 백록담이나 천지와 같이 오래전 화산활동의 결과로 생성된 호수가 있을 뿐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벼농사를 위주로 하여 관개와 수리 시설이 필수적이었고, 이 때문에 삼한시대 이래로 많은 저수지를 축조했다. 또 지난 30여년 간의 급속한 산업 발달과 인구의 증가로 생활용수 공업용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전국 곳곳에 대규모의 다목적댐이 건설되었다. 다목적댐 역시 댐이 완성된 이후는 일반적인 호수와 유사한 과정으로 생태계를 이루게 된다.

우리나라 댐의 경우는 소양호와 대청호에서 보듯이 저수량에 비해 방류량이 적어 저장된 물의 순환이 느린 편이며, 산간 계곡을 막아 축조했기 때문에 호수 외곽선의 굴곡이 매우 심한 편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인공 호수들은 여러가지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가 쉽다.

수도권의 식수원으로서 중요시 되는 팔당호, 중부권에 농업용수와 식수를 공급하는 대청호, 북한강 수계에서 발전과 홍수조절을 담당하는 소양호 등 전국의 인공 호수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청호의 경우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발생으로 표층수는 짙은 녹색의 융단으로 뒤덮인 듯하며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내기도 한다. 소양호의 지류는 검붉은 색으로 변해 물이 썩어 들어가는 적조현상이 해마다 확산되고 있다. 팔당호의 경우는 상수원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으며, 이는 수도권 주민의 건강을 심각히 위협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호수의 오염은 우리나라의 경우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일반적으로 호수의 부(富)영양화가 가장 커다란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호수의 부영양화는 호수의 천이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빈(貧)영양호는 인구가 적은 산간 지역에 존재하고 수심이 깊으며 호숫물이 맑고 푸르다. 호수는 오랜 기간을 두고 식물성플랑크톤의 사체와 토사가 호수 바닥에 축적되어감에 따라 수심이 얕아지고, 영양염 농도가 증가하며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력이 왕성해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자연계에서 호수의 부영양화는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며, 수천년 내지 수만년이라는 긴 지질학적 연대를 요한다. 따라서 우리가 평생 동안에 보는 호수의 변화는 그 한 단면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변화시킴에 따라 각종 폐수를 비롯하여 농·임업지로부터 유입되는 영양염량으로 자연상태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영양염이 증가되어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발생이 일어나게 된다. 이 현상도 부영양화라 하는데 완전한 자연요인에 의한 부영양화와 구별하기 위해 이를 '인위적 부영양화'라고도 한다. 현재 우리가 문제로 삼고 있는 부영양화는 거의 인위적 부영양화이다. 이러한 호수의 오염은 자연 생태계의 균형의 파괴를 가져오고, 이 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조류(藻類)의 대발생

환경오염이란 인간의 제반 활동에 수반되어 발생하는 다양한 유해물질들이 물 공기 토양 등을 매개로 계속적인 상태로 일반 공중의 건강 또는 지역의 자연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호수 오염은 물을 매개로 하여 일어나는데 주변에서 유입되는 강과 하천에 의한 오염을 들 수 있다. 주변의 농토 목장 공장 도시의 생활 하수 등에 포함된 다양한 오염물질들이 호수에 유입되면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농토에서 흘러 들어온 표면수는 다량의 농약성분과 비료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전자는 호수 생태계의 생물의 번식과 성장을 저해하고 후자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이상증식을 가져온다. 목장에서 배출되는 폐수는 많은 양의 유기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병원성 미생물을 포함할 수도 있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에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과 염소계 유기물질, 석유 화합물, 기타 유기물이 포함돼 있어서 복잡한 영향을 미친다. 생활하수도 역시 다양한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중금속 유기물 합성세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합성세제나 비료성분이 호수에 유입되면, 질소나 인과 같은 무기 영양염류에 의해 성장이 제한되고 있던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짧은 시간 내에 촉진시켜 '조류의 대발생'(algal blooming)을 가져온다. 조류의 대발생은 호수의 경관을 해치고 악취를 내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다하게 성장하면 물의 투명도가 저하된다. 대발생을 보이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종류에 따라 짙은 녹색의 조류 덩어리가 융단처럼 나타날 수도 있고(algal mat), 붉은 색의 핏빛 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적조현상'이라 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발생은 다량의 유기물을 수계 내에 유입시키는 결과를 낳고, 이는 외부로부터의 유기물에 의한 오염과 함께 상승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수계 내에 유기물의 양이 많아지면 이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미생물이 수계내에 존재하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동안 산소를 소모하게 된다. 유기물의 양이 많으면, BOD의 값도 커지게 되어 유기물에 의한 오염의 지표로 이 BOD를 사용할 수 있다. 유기물의 양이 많으면 수계 내에 용해되어 있는 산소가 급격히 소모되어 용존 산소량을 떨어 뜨린다. 보통의 경우 대기와 접촉하는 표층수를 통해 산소가 계속 공급되고 수계의 대류를 통하여 전 수층으로 확산되지만, 여름철의 경우 물이 성층화(stratification)되면 산소의 지속적인 공급이 차단된다. 여름에는 높은 기온과 태양열의 영향으로 표층수의 온도는 높아지지만, 빛이 도달하지 않는 저층은 온도가 상승되지 않는다. 따라서 밀도의 차이로 인해 더운 물은 위쪽에만 모여 있고 찬물은 아래쪽에 모여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는 물이 대류를 통하여 뒤섞이지 않는다. 이러한 시간이 지속되면 저층에서는 계속적인 산소의 소모로 무산소층이 나타난다. 무산소층이 나타나면, 황산염을 사용하는 세균에 의해 황산염이 독성이 강한 황화수소로 환원된다. 황화수소는 독성이 매우 강하여 소량이 수층에 확산되어도 물고기 등 고등동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여름철에 일어나는 물고기의 떼죽음을 '서머 킬'(summer kill) 현상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겨울에 호수의 표면이 결빙되면 산소의 공급이 차단되고 유기물의 분해를 통하여 산소의 소모는 계속되므로, 이에 따라 무산소층이 형성되는 경우 물고기의 떼죽음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서머 킬과 대비하여 '윈터 킬'(winter kill)이라고 한다.

수계 내에 유기물의 농도가 높으면 물의 맛이 변하므로 식수로서의 이용가치가 저하된다. 지난해 수돗물 파동을 겪으면서 갑자기 늘어난 생수의 수요가 이러한 수질오염의 한 단면을 나타낸다. 한편 합성세제로 인한 오염은 또 다른 문제를 가져다 주는데, 경성세제의 경우는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고 수계 생태계의 자정작용(selfpurification process) 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수질 오염의 큰 원인이 됐다. 우리나라도 1980년부터 수질오염의 해결을 위해 연성세제로 대체됐다. 하지만 세정효과를 높이기 위해 세제에 포함되는 트리폴리 인산염을 비롯한 다양한 첨가제는 호수에서 인의 농축으로 부영양화 현상을 가져오고, 상수용 취수장에 유입된 합성세제는 거품화 현상으로 상수처리에 악영향을 초래하며, 하수종말 처리시에 일정농도 이상이 존재하면 하수처리 효율을 저하시키게 된다.
 

채수기로 호수 밑바닥의 물을 퍼올린다.


고도의 정수처리 필요한 3등급수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수질오염이 가지는 심각성으로 인해 각국은 수질을 관리하기 위하여 환경기준을 마련하고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보존법에서 하천 호수 및 해양의 수질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호소(湖沼)의 경우 (표1)에서와 같이 다섯 가지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수질의 산성과 알칼리성을 측정하는 수소이온농도(pH), 유기물의 양을 측정하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부유물질량, 용존산소량, 대장균수, 인과 질소 성분의 전체량 등 일곱 가지 항목을 측정하여 등급을 결정한다. 그외에 카드뮴 비소 시안 수은 납 크롬 등의 중금속, 유기인 및 염화계 유기물질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PolyChlorinated Biphenyl, PCB)의 존재여부와 양을 측정한다. 1등급은 여과 등에 의한 간이정수처리 후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상수원수 1급이며, 자연경관을 보존해야하는 지역이다. 2급수는 물에 찌꺼기가 떠 있기 때문에 약품을 써서 가라앉힌 후에 소독하여 먹을수 있는 물을 말하고, 3급수란 찌꺼기외에도 물에 녹아 있는 불순물들이 있기 때문에 고도의 정수처리를 해야 먹을 수 있는 물을 말한다. 농업용수로 쓰는 물은 3, 4급 정도면 가능하고 4, 5등급은 공업용수로 쓸 수 있는 물이다. 그 외의 5등급이 넘어가는 물은 어느 것으로도 사용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은 호소 수질등급에 비추어 3등급 이상의 물만이 해당되는데 3등급에 가까울수록 침전여과 뿐만이 아니라 고도의 정수처리를 해야만 수돗물로 이용될 수 있다.
 

(표1) 호수의 수질등급


생활하수가 전체오염의 68%

우리나라의 호수 오염은 하천의 오염과 별개로 생각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의 인공호수들이 원래 큰 하천의 일정한 곳을 인위적으로 막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하천의 오염은 곧 바로 호수의 오염과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호수의 오염은 오염 원인의 추적과 해결이라는 측면에서는 하천의 오염과 큰 관련을 맺고 있다.

수도권의 상수원은 한강 수계 및 인접한 하천,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한강의 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댐들이다. 먼저 한강을 살펴보면 87년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한강 수계 68개소를 대상으로 수질오염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은 한강 본류의 경우 중랑천 시계지점이 13.4㎎/ℓ로 가장 높았고, 안양천 고천리에서 0.4㎎/ℓ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관심이 높은 중금속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수은의 경우 광명시 하수에서 0.0007㎎/ℓ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검출되어서는 안된다는 상수도수질 기준에 비추어 오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같은 한강의 수자원 훼손을 막기 위해서 정부는 한강종합개발사업을 실시했으나 한강 하류의 물만 3급수 정도로 바뀌었을 뿐이지 팔당 덕소 구의 뚝섬 등 상류의 수질은 같은 기간동안 오히려 악화돼 상류의 근본대책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 오염은 주로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하수, 공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 축산시설에서 나오는 분뇨, 골프장 농공단지 등에서 나오는 농약 등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중에서 생활하수가 전체 오염의 68%인 1일 평균 1만여 t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하수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합성세제 잔류물로 사용량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그 품목도 다양하다. 이 합성세제는 소나 돼지의 기름을 사용해 만드는 천연세제와는 달리 강한 세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석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원료를 이용, 여기에 각종 부원료를 첨가해 만들기 때문에 미생물에 의해 잘 분해되지도 않고, 또한 우리나라 현재의 정수시설로는 세제 잔류성분을 완전히 처리할 수 없어 수질오염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산업폐수의 경우 전체의 31%를 차지하고 있다고 집계되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배출업소의 야간이나 비밀 배출구를 통한 무단방류까지 합하면 훨씬 상회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이 대부분 서구에선 이미 사양화된 공해다발형 석유화학 및 제철산업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공해산업들 거의 모두가 환경에 대한 인식없이 영리추구에만 급급해 중금속 함유량이 대단한 악성 폐수를 무단방류하거나 비밀 배출구를 통해 하천에 뿜어 내는가 하면 아예 처리시설마저 없거나 미비한 경우가 허다하다.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다고 자랑하는 대기업들이 시설도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업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농축산폐수의 경우 양적인 면에서는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주성분이 분뇨와 맹독성 농약 잔류물로 유해도는 상당하다. 특히 골프장에 의한 오염은 농약의 남발로 발생하는 것으로 89년 국정감사의 자료에 따르면 1㏊당 농약사용량이 일반 농경지보다 5.5배나 많은 47㎏이나 되었다. 더구나 사용되는 농약들은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상수원에 대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소양호 적조(赤潮)비상

두드러진 수질오염 대책이 없는 인공호수가 상수원으로 쓰일뿐만 아니라 위락시설 가두리양식장 축산시설 등이 인접해 있어 수원지관리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므로 상수원 오염은 애당초 예상된 일이었다. 소양호의 경우는 1천만 서울 시민의 식수공급원으로서 그 의미가 매우 중요한데, 서울대학교 미생물생태학 실험실에서 89년 6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걸리 조교리 등 지류일대의 물이 검붉게 썩어 들어가는 적조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쌍편모조류의 일종인 페리디늄(peridinium)에 의해서 발생되는 적조는 상걸리 일대에서 물 1㎥당 엽록소의 농도가 평균 4백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청은 엽록소가 10㎎/㎥를 넘으면 물이 썩어가는 부영양화가 일어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플랑크톤이 다량발생하면 물고기는 호흡장애를 일으켜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 적조가 발생한 지역의 용존산소의 양은 물 1㎥당 평균 4.57㎎으로 식수로 쓸 수 없는 4등급의 수질을 보였다. 이 밖에 적조지역의 부유물질은 3등급 수질을 4배이상 넘는 74㎎/ℓ, 수소이온 농도(PH)는 최고 10에 이르는 알칼리성을 보였는데 pH가 8.5 이상이 되면 염소소독의 살균력을 떨어뜨리고 눈에 자극을 주며 급수시설을 부식시키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소양호의 수질이 2급수에서 부분적으로 4급수로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정도와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소양호의 주오염원은 가두리 양식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사료와 인근마을에서 흘러들어오는 축산폐수이다. 소양호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12군데 4만 4천㎥에 걸쳐 자리잡고 있으며, 사료 투여량이 연간 5천 7백 t에 이른다.

이렇게 투여된 사료와 가축폐수에서 나오는 인과 질소성분이 식물성플랑크톤을 대량 번식시키는 영양분으로 작용하고 호수를 썩게 만든다. 이외에도 소양호는 큰저수량에 비해 유입수량이 적어 물의 체류시간이 길며 호수가 복잡한 모양을 이루는 등 수질오염에 근본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

89년 수자원공사가 전국 다목적댐을 대상으로 수질오염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양강댐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댐의 수질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 전북지역의 식수원인 대청댐은 85년부터 87년까지 BOD가 1.38~1.49ppm이었으나 88년에는 1.69ppm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COD는 안동댐의 경우 87년 2.09ppm에서 88년 2.22ppm으로, 대청댐은 1.58ppm에서 2.95m으로 각각 높아젔다.

대청호의 경우도 부영양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서울대학교 미생물생태학 실험실에서 89년 9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주시 취수탑 앞의 물은 부유물질양이 농업용수 3급에도 미달되며 총질소량은 상수원수 3급에 해당되어 고도의 정수처리 후에야 사용이 가능한 수질로 분석되었다. 대청댐안의 넓은 면적에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에 의한 대발생이 일어나 마치 물위에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가두리양식장에 쓰이는 사료도 소양호의 주오염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수질 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크게 오염원의 제거를 들 수 있고, 그후에 수계의 자정작용을 높이는 방법의 강구를 들 수 있다. 먼저 오염원의 제거는 오염원의 성격에 의해 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염원은 점원(point source)과 비점원(non-point source)에 의한 오염으로 대별된다. 점원에 의한 오염은 환경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특정 공장이나, 도시 하수가 배출하는 하수구 등을 말하며, 오염물질의 유입에 대한 파악이 비교적 용이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원에 의한 오염은 대책수립의 의지에 따라서는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공해방지시설의 설치 및 가동의 의무화 혹은 강제화를 통해 오염물질의 배출을 엄격히 규제할 수 있고 수계 생태계에 유입되기 전에 미리 처리를 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비점원으로 인한 환경 오염에 대한 대책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것은 오염원의 유입을 특정한 곳으로 지적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점원에 의한 오염이란 토양에 축적되어 있던 오염원들이 빗물을 통해서 일정한 통로가 아닌 토양의 표면을 흘러 유입되거나 하천과 호수 주변의 토양이 침식되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경로를 통한 오염원을 통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농토 등 토양의 침식을 막고, 수계 주변에서의 농목축업 등 산업활동을 제한하며, 무분별한 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실제로 비점원 오염에 대한 대책은 정부와 주민의 이해와 노력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외국의 경우는 부영양화를 비롯한 호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샤가와호와 스웨덴의 보렌, 엘켄호의 경우는 인산염 및 질소의 제거율을 높이고 방류수의 영양염 부하를 삭감하기 위하여 재래의 유기물 제거만을 위한 하수처리를 발전시킨 폐수의 3차처리를 실시하여 인의 부하를 줄였다. 또 다른 방법은 유로를 변경시킨 경우로 미국 워싱턴주의 워싱턴호에서는 폐수의 유로를 변경시켜 인의 농도를 현저히 감소시켰다. 하지만 유로변경의 경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새로운 방류수역에 오염을 초래한다.

화학적으로 철 알루미늄 지르코늄염 등을 호수에 투입하여 인을 응집, 침전시켜 호수중의 인을 제거하려는 시도들이 있었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황산구리 염소 이산화탄소 오존 및 합성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약품의 주입은 일시적 효과밖에 없으며, 많은 비용이 드는 결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 인식의 개선으로 환경보존에 대한 입법과 환경처의 승격, 환경문제를 다루는 연구소의 설립 등 눈에 띄는 변화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환경오염의 실태조사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적극적인 대책이 미비하며 환경의 회복에 이르는 성과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또한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노력과 몇몇 민간 환경보호 단체들에 의해 추진되어 온 공해반대운동들은 공해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 일반에 널리 알리는 데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기업의 무책임성과 정부 당국의 소홀함 때문에 구체적인 결실은 못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반공해운동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첫째로 70년대 반공해운동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들 수 있다. 공해피해상황을 발표한 학자는 정부로부터 주의를 받기 일쑤였다. 둘째로는 공해에 대한 주민 지식인 모두의 인식 수준이 낮아 공해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알지 못했으며, 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시민민주주의 및 지방자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의 정당한 의사표시 및 운동참여가 봉쇄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90년대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지난날의 경험을 거울삼아 환경오염방지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의 성숙과 그 동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성과를 이루어 낸 지역 주민들의 노력, 반공해 운동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제 우리는 외국의 환경오염에 대한 주민운동의 성공 사례를 참고로 적절한 대책을 세우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수질오염 용어해설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biochemical oxygen demand)
수질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될 때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나타낸다. 통상 ${BOD}_{5}$, 즉 5일간 분해되는 동안에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사용한다.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chemical oxygen demand)
과망간산 칼륨(${KMnO}_{4}$)이나 중크롬산칼륨(${K}_{2}{Cr}_{2}{O}_{7}$)과 같은 산화제의 용액이 유기물의 산화에 소비되는 양을 말한다.

■DO(용존산소, dissoloved oxygen)
물의 오염상태를 나타내는 항목 중의 하나로 물에 녹아 있는 산소를 말한다. 하천에 유기물이 유입되면 수중의 미생물이 용존산소를 소비하여 유기물을 분해한다. 그러므로 용존산소의 부족이 초래되어 어패류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 잉어와 같이 부패물을 식용하는 물고기들은 DO 2~3ppm의 수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물고기들은 DO가 4~5ppm 이하가 되면 생존할 수 없다.

■부영양화(富營養化, eutrophication)
호수 연안해역 하천 등의 정체된 수역에 영양염류 특히 인산염이 많을 경우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잉증식하여 수중의 용존산소를 감소시키고, 그 결과 수질의 저하를 가져오며 결국에는 산소결핍으로 어패류의 폐사까지 초래하는 현상.

■적조현상(red tide)
해수 중에 플랑크톤이 이상 발생하여 해수의 색이 붉은빛 등으로 변색되는 현상. 적조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거의 알 수 없으나 공장배수와 하수 등의 해양유입이 한 원인이 된다고 한다.

■TLM(한계치사 농도, tolerance limit median)
어류에 대한 급성독물질의 유해도를 나타내는 수치의 하나.

어류를 급성독물질이 함유된 배수의 희석액중에 일정기간 사육하여 그곳의 물고기의 50%가 살아 남을 수 있는 배수의 농도를 나타낸다. 보통 48시간 TLM의 1/10의 농도면 어류는 안전하다고 간주된다.

■계면활성제(surface action agent) 비누 중성세제 등의 가정용세제 및 공업적으로 사용되는 분산제 침투제 유화제 등의 총칭.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 물과 때 등의 경계면에 들러붙어 녹기 쉽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 계면 활성제중에서 지방산염만을 사용한 것이 비누다.

■THM(tri hadometane)
상수의 소독에 사용되고 있는 염소소독법은 비용이 저렴하고 잔류효과가 있는 반면에 상수원의 오염이 심한 경우에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THM이 생성된다. THM은 수중의 유기물인 프민질과 염소가 반응하여 생기는 것으로 이것의 수치는 상수원의 부영양화가 심할수록,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일수록 높아진다.

199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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