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을 관측하고 분석해서 일기도를 만들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컴퓨터가 맹활약을 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수집된 자료를 기상전문가들이 직접 분석해서 손으로 일기도를 그리던 시대는 끝났다. 최근에 와서는 첨단의 위성수신장비와 전산시스템을 이용, 컴퓨터가 스스로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일기도를 작성하고 있다. 따라서 일기예보의 정확도도 그만큼 높아졌고 제공해 주는 정보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중앙기상대가 전국의 측후소 및 관측소들과 연계해 가동하고 있는 종합기상정보시스템은 기상관측 자료수집 자료분석 일기도작성까지의 모든 과정을 전산으로 처리 한다. 기상위성수신장비나 기상관측 레이다 등으로 관측된 각종 자료들은 중앙 기상대의 기상통신컴퓨터에 모아지고 이것이 다시 기상분석 컴퓨터로 보내져 영상표준화작업을 거치면 이 컴퓨터의 출력장치를 통해 일기도가 만들어져 나오게 된다.
기상을 관측하는 장비로는 기상위성수신장비 고성능레이다 낙뢰감 지장비 지진관측시스템 자동기상관측장비(AWS) 등이 있다.
디양한 관측장비
작년 2월 캐나다로부터 고가로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는 위성수신 장비는 관측장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지상 8백50㎞상공에서 남북으로 지구를 돌고 있는 미국의 극궤도기상위성 NOAA10 NOAA11 과 적도상공 3만6천㎞에서 지구를 관측하고 있는 일본의 정지기상위성 GMS로부터 매일 13종 69장의 기상자료를 직접 수신해서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종전에는 일본에서 수신한 기상자료를 3시간에 한번씩 받았고 구름사진도 평면으로 나타나 정확한 예보분석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 장비의 가동으로 매시간 연속추적에 의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중국 호주상공의 기상관측자료도 받게됐으며 구름사진도 컬러화 입체화돼 강우강도 및 태풍강도까지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해수면의 온도나 대기의 수직구조에 대한 자료까지 얻을 수 있어 농수산업계나 환경관련기관에서도 많은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수평거리 4백㎞ 수직거리 10㎞이내의 구름의 양, 기류의 변화, 대기열 등을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레이다관측소는 현재 서울 관악산 한곳에만 있으나 올해안으로 제주 부산 동해에도 설치될 예정이고 내년에는 군산에도 세워 진다. 레이다를 이용하면 태풍이나 여름철의 집중호우 저기압의 동향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기상변화의 연속적인 자동탐지체제를 갖추기 위해 전국 각지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는 각 지역의 기온 풍향 풍속 강수량 등을 자동측정해 중앙기상대 통신 컴퓨터로 직접 송신하며 이밖에 낙뢰 및 지진관측장비도 관측된 자료를 중앙기상대로 계속 보내주는 일을 맡고 있다.
컴퓨터로 자료분석
이렇게 관측된 각종 기상자료들은 중앙기상대 전산실의 탠덤(TANDEM) 이라는 기상통신컴퓨터에 수집된다. 이 컴퓨터는 암호화(encode)되어 송신된 자료들을 해독(decode)해서 기상분석컴퓨터인 사이버(CYBER)로 보내게 된다. 여기에서 불필요한 에러 자료가 제거되고 객관분석과정을 거치면 현재의 기상도가 만들어진다. 앞으로의 기상상태를 알려주는 예상일기도는 바로 이 현재의 기상도를 바탕으로 기상방정식과 시간 적분 등의 복잡한 계산을 통해 작성되는데 물론 이 계산작업도 컴퓨터가 직접 처리한다. 또한 계산 결과를 토대로 일기도를 그려내는 작업도 사이버 컴퓨터의 출력장치가 담당한다.
분석이 끝난 자료는 다시 기상통신컴퓨터를 통해 지방의 기상대나 측후소, 혹은 관측소의 컴퓨터로 보내져 그곳에서 관측되고 있는 자료들과 비교검토되어 활용된다. 또 특정자료를 필요로 하는 유관기관의 컴퓨터로 보내져 이용되기도 한다.
종합기상정보시스템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관측장비는 눈 귀 코 등의 감각기관에, 이를 받아 전달하는 통신컴퓨터는 소뇌나 척추에,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는 분석컴퓨터는 대뇌에, 그리고 그 출력장치는 팔 다리 등의 활동기관에 해당하는 셈이다.
정확도 높고 악(惡)기상도 예측
관측에서 일기도작성까지의 전과정을 전산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예보의 높은 정확도라고 할수 있다. 따로 떨어져 돌아가는 개별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하나의 전산망을 통해 순차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므로 정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수작업으로 행해지던 통신과 예보가 첨단장비와 컴퓨터에 의해 처리됨에 따라 자료의 정확도는 물론 예보적중률도 크게 높아졌다.
지속시간이 짧고 자주 변하는 성질때문에 예측이 어려웠던 집중 호우 폭풍 같은 악(德)기상도 종합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서 예보가 가능해졌다.
이밖에도 상세한 국지(局地)예보가 가능해졌고, 광범위한 지역의 기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됐으며, 해류분석 성층구조 총오존량 전파 장애현상 대기중 탄산가스량 등 갖가지 유익한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들어 이상난동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이 속출, 이에 대한 신속한 예보와 원인규명의 필요성이 절실해짐으로써 기상업무의 첨단화와 전산화는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