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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에서 발전기로, 바람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풍력발전기. 이미 세계적으로 2만여대가 가동 중에 있다.

지구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소멸되지 않을 뿐 아니라 대기오염이나 폐열방출과 같은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최근에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람이다. 바람은 옛날부터 우리 인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풍차나 범선의 동력원으로 이용되는 등 유익한 일면이 있는가 하면 태풍이나 돌풍으로 돌변하여 막대한 피해를 주었던 재앙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바람을 이용하여 범선을 움직였고 양수와 관개, 탈곡에 필요한 동력을 얻기도 하였으며, 특히 근래에는 바람으로부터 전기나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널리 개발 보급된 이용형태는 사용하기 쉬운 고급 에너지인 전기로 변환하는 풍력발전방식이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2만여대 이상 보급된 풍력발전기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프로펠러형이 각광

우리들은 어린 시절에 바람개비를 갖고 뛰놀던 추억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영화나 그림책 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풍차를 보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바람은 물체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림1)은 이와 같은 바람의 성질을 이용하여 우물물을 끌어 올리는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실제로 바람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림 1)바람을 이용한 양수

20세기에 접어 들어 유체역학과 항공공학의 발달로 인하여 종전의 네덜란드형 풍차보다 바람으로부터 더욱 많은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프로펠러형이 개발됐다.

이 풍차의 형상은 비행기 날개와 비슷하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날개에서 생기는 양력(揚力)의 원리를 프로펠러형 풍차에서도 이용하므로 에너지 변환효율이 다른 형태의 풍차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가 그림이나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네덜란드 풍차의 에너지 변환효율은 최대값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프로펠러형 풍차는 50% 가까이 된다. 따라서 오늘날 가장 많이 개발 보급된 풍력발전기의 형태는 프로펠러형이다. 이외에 계란 젓는 기구인 '에그 비터'(egg beater)와 그 모습이 비슷한 '다리우스'(Darrieus)형 풍력발전기도 상용화돼 보급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프로펠러형 풍력발전기의 구조를 중심으로 풍력발전기의 발전 원리를 알아보기로 하자. 풍력발전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여러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각 구성요소는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풍차날개(blade)
○허브(hub)
○회전속도 제어장치
○증속장치
○발전기
○풍차 몸체
○풍향 추적장치
○슬립링(slip ring)
○지지대(철탑)
○축전지

풍차날개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회전력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허브에서는 풍차날개가 회전축에 연결되어 있고 또한 강풍이나 돌풍 등에 대비하여 풍차의 회전속도를 제어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강풍이나 돌풍이 불어 풍차가 너무 빨리 회전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풍력발전기는 추의 원심력을 이용한 기계식이나 또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연결된 유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풍차날개에서 발생한 회전력은 보통 증속장치를 거쳐 회전속도를 높인 다음 발전기로 전달되어 전기를 생산하게 되며, 이 발전된 전기는 철탑을 거쳐 축전지나 수용가에 공급되는데, 이 때 발전기에서 지상까지 전선으로만 직접 연결하면 풍차 몸체가 풍향을 따라 다니며 돌 때 전선이 꼬이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슬립링이라는 장치를 설치한다.

(그림2)는 풍력발전시스템에서의 전력 계통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2)풍력발전시스템의 전력계통도

19C 말에 처음 등장

풍력발전기가 지구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세기 말이었으며 이후 풍력발전기 개발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었다. 따라서 인류 최초의 MW급 시스템인 '스미스 풋남'(Smith Putnam) 풍력발전기가 이미 1941년에 가동되는 등 20세기 중반 이전에 풍력발전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2차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유류의 대량생산으로 유가가 폭락하여 풍력발전의 경제성이 낮아지면서 이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1973년 가을에 전 세계적으로 유류파동이 몰아 닥치면서 각국에서는 대체에너지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풍력발전에 관한 연구가 다시 재개된 것도 이 당시의 일이다. (표1)은 근래에 와서 각국에서 진행한 풍력발전기개발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선두주자는 미국과 덴마크

풍력발전에 관한 가장 많은 연구실적을 가지고 있고 또한 전 세계에서 풍력발전기가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는 미국이다. 에너지부의 전신인 ERDA(Energy Research and Development Administration)의 지원 아래, 미항공우주국에서는 1975년에 1백KW급의 MOD-O 풍력발전기를 개발하여 '오하이오'주의 '플럼 브룩'지방에 세운 것을 시작으로 풍력발전기의 대형화 개발연구를 추진하였다.

1986년에는 풍차 지름이 97.5m, 철탑 높이가 58.5m나 되는 초대형급인 3.2MW 발전용량의 MOD-5B 풍력발전기를 개발하여 하와이에 건설하여 그 지방의 1천1백40가구분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초대형 풍력발전기 개발실적 이외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풍력발전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세제 혜택과 많은 독지가의 참여 등이 주원인이다. 이로 인하여 1980년대 초에는 1백여대에 불과하던 풍력발전기가 불과 7년만인 1987년도에는 1만5천6백60대로 증가하였으며 풍력발전기의 총 발전용량도 1천3백90MW에 달하게 되었다.

풍력발전기의 대형화 개발 추세와 풍력발전단지(windfarm) 건설 확산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 그리고 아프리카와 남미의 국가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다리우스 풍차에 관해 가장 오랜 연구 역사와 실적을 갖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최근 3.8MW급의 EOLE 풍력발전기를 '퀘벡'시 부근에 설치하여 운전중에 있으며, 영국에서는 3백KW급의 중형 풍력발전기를 실용화하여 보급단계에 있고 최근에는 에너지부와 수력발전청 공동으로 3천KW급의 대형 풍력발전기를 개발중에 있다.

유럽에서는 풍력발전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수행되었다. 미국에 풍력발전기를 제일 많이 수출한 덴마크에서는 1980년도에 6백30KW급인 Nibe A와 Nibe B 풍력발전기를 건설하여 1987년까지 각각 1천3백13KWh와 4천4백26KWh의 전력을 생산하였고 1987년도에는 2MW급의 풍력발전기를 개발하였다. 덴마크에서는 1986년까지 총 73MW 발전용량의 1천1백97대 풍력발전기를 보급하였으며 1990년까지 1백MW로 풍력발전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원전 대체 가능한가

우리에게 풍차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네덜란드에는 3백KW급 풍력발전기 25대로 조성된 유럽 최대의 풍력발전단지가 가동중에 있다. 국민투표에 의해 2010년까지 현재의 원자력발전소 12기를 모두 폐기키로 결정내린 스웨덴에서도 대체에너지개발의 일환으로 초대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1982년도에는 2천KW급과 3천KW급의 풍력발전기가 '뇌수덴'(Nässudden)지방과 '마그라프'(Maglarp)지방에서 세워져 운전중에 있다.

서독에서는 1978년에 '그로위안'계획 아래 3MW급 풍력발전기 개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최근에는 풍차날개가 하나뿐인 특이한 형태의 7백KW급 '모노프테로스'(Monopteros) 풍력발전기가 개발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선샤인'(Sunshine) 사업과 '퓨토피아'(바람과 유토피아의 합성어)사업 아래 소형과 중형 풍력발전기 개발 연구가 진행되어 1백KW급 풍력발전기를 개발 완료하였고 현재는 MW급의 풍력발전기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풍력발전기 개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된 결과, 안전성과 신뢰도가 과거보다 향상되었으며 시스템 건설단가도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 1981년도에는 KW당 건설단가가 3천달러 정도였으나 1986년도에는 1천달러 정도로 낮아졌으며 계속 하락추세에 있다.

안정된 기술개발과 경제성 향상으로 근래에 와서는 많은 나라에서 풍력발전기를 활발히 보급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미 5개 지역에 1백여대의 풍력발전기를 세웠으며 1995년까지 8천~1만대의 풍력발전기를 보급하여 1천MW의 풍력발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현재 총 1~2MW의 풍력발전이 연구 및 시범용으로 보급되었고 1990년부터 1996년까지 1백~2백MW의 풍력발전을 추진중에 있다.

이 밖에도 그리스나 아프리카 남미 등의 여러 나라에서 풍력발전기가 건설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그 보급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표1)각국의 풍력발전기 개발역사

복합발전이 바람직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도에 처음으로 풍력발전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그동안 주로 연구용과 시범용으로 주로 10KW 이하의 풍력발전기가 10여대 설치되었다.

이들 소형 풍력발전기는 경기도 어도, 군산 근해도서, 대덕연구단지, 제주도 등 여러 장소에 세워졌으나 대부분 강풍이나 돌풍시 고장 발생, 관리 소홀, 설계기술 미숙 등으로 운전이 중단되었거나 해체되었으며 현재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동력자원연구소내에 2KW 풍력발전기가, 그리고 제주도 한림읍 월령리에 있는 태양-풍력 복합발전소에 14KW 10KW 5KW 용량의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한반도의 서남해안에 3백여개의 미전화도서가 산재되어 있는데, 이 지역들은 지리적인 여건과 경제성 등으로 인하여 앞으로도 계통선 연계가 곤란하므로 단위전원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들 도서가 분포되어 있는 서남해안지역은 연중 해륙풍과 계절풍 등의 바람이 계속 불어 풍력자원이 풍부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미전화 도서지역의 전력 공급원으로 풍력발전기를 개발 보급하게 되면, 내구 연한이 짧고 연료를 계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고장이 잦은 등 결점이 있는 기존의 디젤발전보다 안정되고 값싼 전력의 공급을 기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국내에서의 풍력발전 연구는 낙도나 오지와 같은 미전화지역에 적합한 신뢰성 있는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또한 보다 안정된 전력 공급을 위해서 태양광이나 디젤발전과의 복합발전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추진됨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육지와 떨어져 있어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도에서는 발전단가가 비싼 화력 대신 천혜의 자원인 바람을 이용한 중·대형 풍력발전기와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고려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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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경호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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