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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활용되는 빛의 「유도탄」 광섬유

빛을 마음대로 이용하려면 빛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빛의 진행방향을 제어 유도할 수 있는 재료가 바로 광섬유다.

두말할 나위없이 빛의 이용은 인간생활에서 너무도 중요하다. 인간은 '눈'이라는 감각기관으로 이 빛의 혜택을 누려 왔다. 그런데 눈이 받아들이는 빛은 가시광선에 한정되고, 간단한 사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1950년대까지만 해도 빛의 이용은 가시광선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 응용기기도 망원경 현미경 사진기 등 눈의 능력을 확대·보조하는 기구가 전부였다. 빛 그 자체에 대하여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것이다.

흔히 빛이라고 하면 곧 그림자를 연상하게 된다. 그림자를 형성하려면 무엇보다 빛이 있어야 하고 또 이 빛이 직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가장 처음으로 받아들인 빛의 특성이다. 그 다음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사실은 빛이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는 점이다. 즉 모든 방향으로 발사하는 파동으로 빛이 정의되는 것이다. 따라서 빛의 이용은 무한한 것으로 여겨졌다. 오직 활용능력에 따라 그 가치와 용도가 제한되었을 뿐이다.

빛을 이용하려면 우선 빛을 제어할 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빛의 진행방향을 제어, 원하는 곳으로 유도하는 일종의 유도관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이러한 '필요'가 새로운 소재 광섬유를 낳은 것이다. 더욱이 빛은 매우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빠른 빛을 원하는 위치로 유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분야에 빛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먼거리의 광통신이 그 대표적인 활용처다.

봉화불로부터…

광통신의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봉화불도 광통신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복잡한 내용을 전달할 수 없었으며 전달속도에도 제한이 따랐다.

이것을 개량한 것이 1790년대 프랑스인 '로드 샤프'에 의한 광전보시스템. 그는 전송구간의 중간 중간에 광신호 표시탑을 설치하였는데 각 탑에는 신호조작자가 상주하였다. 이들이 최초의 신호를 망원경으로 읽은 뒤 동일한 신호를 다음 탑으로 전달토록 한 것이다. 이 광전보구간은 파리와 릴간의 2백30㎞였다. 이 방법은 그 당시 다른 통신방법보다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각각의 탑에 상주인원이 있어야 하고 또 야간이나 일기가 나쁠 때는 작동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도 동시에 안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광통신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전자식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이다. 벨박사는 음성신호를 빛의 강도에 실어서 보내는 포토폰(photo phone)을 발명하였다. 1880년에 성공한 이 실험은 음성진동으로 반사경을 진동시켜 빛의 강도를 변조하고, 변조된 빛을 셀레늄 로드(selenium rod)로 검출하여 음성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포토폰의 방법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현재의 광통신에도 적용되는 원리로 남아 있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제는 계속 풀리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빛을 유도할 수 있느냐와 어떤 광원을 이용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그때(1870년) 영국의 '틴달'이 곡선을 따라 빛을 유도하는 원리를 발표하였고 1880년에는 실제로 단거리의 곡선에서 빛을 유도하는 장치를 내놓았다.

1930년대에는 미국의 AT&T사의 '프렌치'에 의해 광케이블(光cable)에 대한 특허가 출원한 기록이 있다. 이 광케이블은 유리 또는 이와 유사한 아주 낮은 흡수현상을 갖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와 같이 많은 과학자가 그 가능성에 대하여 발표하였으나 이들에게는 항상 한계가 있었다. 광통신이 진정으로 구현되기 위하여는 광유도관과 이 광유도관을 지나가는 빛을 발생시키는 광원이 있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광통신의 발전이 지연되다가 1960년대에 레이저(laser)가 개발되면서 이 레이저의 응용의 일환으로 그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단일 파장이고 가간섭성이고 고도로 집광된 이 레이저광을 활용하려면 유도관이 있어야 했다. 또 이러한 특성을 가진 빛 유도관은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었다.

1965년 영국의 과학자들은 광파를 진행시키는데 만들기 힘든 파이프보다는 투명한 고체를 이용하는 것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가장 투명한 고체로 간주되던 우수한 유리 재질의 감쇄율이 1천dB/㎞나 되었다. 즉 빛이 1m 진행했을 때 20%나 손실이 발생되는 것이다. 따라서 빛 유도관의 재료로 적당치가 않았다. 감쇄율이 20dB/㎞ 이하가 되어야 쓸만한 빛 유도관의 자격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후 실리카(silica) 유리 속을 빛이 진행할때 강도가 감쇄되는 원인은 유리 자체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유리에 포함되어 있는 불순물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불순물을 제거하면 20dB/㎞ 이내로 감쇄물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유리에 진입한 빛의 강도를 1㎞ 진행 후 1%는 검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때부터 많은 과학자들은 광섬유의 재료로 널리 알려진 실리카 유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빛이 유리 섬유 형태의 유도관을 따라 진행하기 위하여는 빛이 진행하는 중심(core) 부분은 굴절률이 높고 외곽(cladding)부분은 낮은 재질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단 유도관에 진입된 빛이 바깥쪽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제 광섬유의 단면을 보면 적어도 2개의 다른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의 광섬유를 제조하기 위해 다성분계 유리를 사용하면 굴절률 조정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한 유리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빛의 손실이 많아서 장거리신호 전달에는 적합치 않다.

다성분계의 이러한 단점을 피하기 위하여 선택된 것이 석영계 유리이다. 이 유리는 고순도로 제조할 수 있고 첨가물을 이용, 굴절률을 조절할 수도 있다. 1970년 미국 코닝사의 연구원들은 이 석영계 유리로 20dB/㎞의 감쇄율을 갖는 광섬유 제조에 성공, 전세계 과학기술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영상을 보낸다^이미지 전송 광섬유(image guide), 수만개의 작은 석명 광섬유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상을 직접 전달시킨다. 광섬유의 수가 많을수록 더욱 선명한 상을 형성시킬수 있다.


다중모드에서 단일모드

초기의 가장 간단한 광섬유는 코어부분의 굴절률은 높고 클래딩부분은 낮은 굴절률을 지니면서 층을 이루고 있었다. 이때의 광섬유도원리는 전반사였다. 즉 들어온 빛이 외부를 향해 (새어나가기 위해) 나아갈 때 코어와 클래딩 경계면에서 전반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면 빛은 다시 유도관을 따라 진행하게 된다. 이것이 스텝 인덱스 광섬유(step index optical fiber)다.

그레이디드 인덱스(graded index) 다중모드는 스텝 인덱스를 개량하여 만든 것이다. 이 광섬유는 코어중심의 굴절률이 가장 높고 외곽으로 나갈수록 점차적으로 굴절률이 낮아지는 굴절률 분포를 갖는다. 따라서 진행하는 빛이 굴절률 변화에 의하여 축중심 방향으로 굴절, 빛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된다.

이 광섬유의 장점은 빛이 다른 광로를 따라 진행하더라도 동일길이를 진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같게 되고 광신호의 변형을 최소화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다중모드 광섬유는 진행신호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빛신호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중심(코어) 속으로 한개의 모드(mode), 즉 하나의 진행로를 허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야 빛의 특성을 최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른다. 광섬유 코어 내부에 한개의 모드만을 진행시키기 위하여는 코어의 크기가 수㎛ 수준으로 극소화되어야 한다. 실제로 초기에는 단일모드 광섬유 이용에 어려움이 많아 사용도가 낮았으나 현재에는 난점을 해결, 대부분의 장거리통신망에는 단일모드 광섬유가 사용되고 있다.
 

광섬유 3종^통신용 광섬유 종류를 빛의 유도 특성에 따라 분류한것. 코어가 크고 굴절률이 균일한 스탭 인텍스 광섬유, 코어의 굴절률이 포물선형을 갖는 그레이디드 인텍스 광섬유, 코어 구경이 수마이크론 정도로 가는 단일모드 광섬유로 나뉜다(위로부터).


「틴달」의 전반사를 응용해

1850년대 'J. 틴달'은 전반사에 의한 빛의 유도현상을 증명했다. 즉 높은 굴절률 매질과 낮은 굴절률 매질의 경계면에서 전반사가 일어나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광섬유는 높은 굴절률을 가진 원통형의 코어 유리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낮은 굴절률의 클래딩 유리 경계면에서 빛의 전반사가 일어나게 한 것이다.

빛이 곡선의 광유도관인 광섬유를 따라서만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구부러짐이 있으면 자연 빛의 감쇄가 증가한다. 다시 말해 광섬유를 따라 진행하는 광파의 구부러짐 각도가 커지면 빛이 외부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유도관 내의 모드의 세기(빛의 강도)는 진행중 동일한 분포(동일한 위상)를 유지하여야 하는데 구부러짐이 점점 커짐에 따라 외곽부분에 있는 모드의 세기가 그 재질에서의 빛의 속도를 능가하게 되면 빛은 외부로 빠져 나간다.

광섬유의 코어 직경이 진행빛의 파장보다 훨씬 크면 많은 수의 모드가 코어 속을 통과할 수 있다(즉 빛이 진행할 수 있는 진행로가 많아진다). 그러나 코어의 직경이 작아지게 되면 진행할 수 있는 모드의 수도 감소하게 된다. 그러다가 코어의 직경이 빛의 파장과 비슷해지면 오직 하나의 모드만 통과를 허용한다.

광섬유 코어 속에서 진행하는 빛은 축과 직각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며 클래딩 부분으로도 약간 분포하게 된다. 이때 파장이 길어지면 클래딩 영역으로 더 깊게 빛의 강도가 확산된다. 다시 말해 진행빛의 파장이 길어질수록 단일보드 광섬유 코어의 직경을 크게 할 수 있다.

또 한 파장에서 코어의 직경의 크기가 증가, 어느 한계를 벗어나면 두개의 모드 또는 그 이상의 모드들이 코어 내를 진행하게 된다. 하나의 모드를 유지하면서 가장 큰 코어의 직경을 가질 때 빛의 세기는 코어 내부에 약 80%, 클래딩에 약 20%가 분포된다. 이같은 빛의 세기의 분포는 광섬유의 신호전달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단일모드 광섬유를 이용할 때 중요한 이점은 가간섭성(coherence)의 특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이 가간섭성인 레이저광원으로부터 발산된다면 단일모드 속을 나아갈때 가간섭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다중모드 속을 나아갈 때는 빛의 가간섭성이 파괴된다. 광섬유를 따라 여러 모드가 진행하면 각각의 모드에 따라 속도의 차이를 보이게 되고 간섭을 일으켜서 가간섭성의 특성이 유지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일모드 광섬유는 모드 사이의 진행시간차가 없으므로 신호전달용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현재 관련 연구실들에서 발표되는 결과를 보면 1㎞ 통신거리에 2백Gb/초의 용량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즉 1백㎞ 거리를 중계기 없이 2Gb/초(2×10"bit/초)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분쇄율과 감쇄율의 의미

감쇄율과 분산율은 광섬유의 기본특성이다. 이것이 광섬유의 이용한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분산율(dispersion)은 진행빛의 파장에 따라 광섬유를 통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에 차이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는 광섬유의 매질의 굴절률이 파장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데 기인한다.

광신호가 진행중에 분산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큰 이유는 다중모드에서 일어나는 모드 분산과 진행빛의 파장분포 때문에 일어나는 파장분산, 이 두가지다. 물론 단일모드 광섬유에서는 파장에 의한 분산현상만 나타난다.

광섬유에서의 빛의 강도 손실은 주로 산란 흡수 접속 구부림 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용빛의 파장과 광유도관 내의 광로에 따라 그 손실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광원을 사용함이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10㎛의 광섬유 코어 속에 단일모드를 진행시키려면 1.3㎛파장의 광원을 사용해야 한다. 이때 사용 파장의 길이가 짧아지면 빛의 에너지가 외부로 새어나가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사용파장이 너무 짧아지면 단일모드 빛이 다중모드로서 진행하게 된다(이때의 파장을 전파한계파장이라고 한다).

같은 크기의 코어에서 파장이 큰 빛을 사용하게 되면 빛의 세기를 쉽게 잃게 된다. 따라서 광섬유 제조나 사용시에는 광섬유의 외부영향에 '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파장의 빛을 사용하여야 한다. 또 광섬유 접속시에는 두 광섬유 코어의 크기가 동일하여야 하고 두 유도관이 정확히 접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접속시 생기는 오차나 유도관 변형을 피할 수 있게 되고 아울러 전파손실도 줄이게 된다.

광섬유의 최대 신호전달 거리는 석영 유리재질의 고유한 산란특성에 의하여 결정된다. 모든 투명한 물질은 빛을 산란시키고, 산란의 크기는 파장의 4승에 역비례한다. 한국의 가을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도 바로 대기중의 입자가 산란하기 때문이다.

석영계 유리의 산란에 의한 감쇄율은 1.3㎛파장 근처에서 약 0.2dB/㎞이고 1.55㎛파장에서 0.12dB/㎞이다. 만일 산란이 광섬유의 유일한 감쇄원인이라면(실제로는 흡수 외경오차 그리고 외부영향에 따른 감쇄 원인이 있다) 최대 광신호 전송거리는 1백~3백㎞가 될 것이고 이 거리에서는 중계증폭기 없이 신호의 전송·수신이 가능하다.

두번째로 중요한 감쇄원인은 광섬유를 형성하고 있는 재질의 불순물에 의한 흡수현상이다.

석영 광섬유에서 가장 주의하여야 할 불순물은 수분에서 비롯된 수산기(${OH}^{-}$)인데 유리 속에 1ppm의 수분이 존재하면 35dB/㎞의 감쇄율을 갖게 된다. 이는 개발 초기의 최대 골칫거리였으나 곧 해결될 수 있었다. 현재의 제조기술은 0.01ppm까지 제거할 수 있을 정도다.
 

광섬유 커넥티(connector). 두 광섬유를 연결시켜 준다


표면처리가 성공의 열쇠

석영계 광섬유 제조는 매우 깨끗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 고(高) 순도 재료를 사용, 불순물에 의한 빛의 손실을 최소화하여야 광신호 전달가능거리를 최대로 할 수 있다. 또 정밀하게 광섬유 직경을 조절, 광유도상의 산란과 분산현상을 극소화해야만 한다. 그래야 광신호 전달시 신호모양에 변형을 일으키지 않고 시간당 많은 통신량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여러 공정이 개발되었으나 그 원리는 서로 비슷하다.

굴절률 분포가 적당한 유리봉(굵기가 약 2~3㎝)을 일단 제조한 후 이 유리봉을 약 2천℃ 이상의 고온에서 녹여서 머리카락 정도(구경 1백㎛)의 섬유형태로 만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광섬유의 기계적 강도와 굵기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용광로의 온도와 뽑는 속도 그리고 광섬유의 표면처리를 잘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용광로 속의 온도의 허용오차는 ±0.1℃이고 뽑는 속도는 초당 수미터 또 광섬유 직경의 허용오차는 1㎞길이에 1% 이내다.

용광로에서 나온 섬유형태의 유리줄은 비접속측정기에 의하여 직경이 측정되고 뽑는 속도가 조절된다. 일단 용광로에서 뽑힌 광섬유는 곧바로 실리카 수지(silica resin)나 폴리머(polymer)종류의 수지로 표면처리, 외부와 유리의 접촉을 단절시킨다. 이 표면처리는 매우 중요하다. 1백㎛구경의 유리섬유의 기계적 강도는 매우 약하여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표면처리가 잘못되면 케이블 형태로 만들기는 커녕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부서진다.

그러나 일단 표면처리를 하여 유리와 외부의 직접 접촉을 막으면 그 강도는 매우 강하게 되고 구부려도 부서지지 않는다. 1백㎛ 직경의 광섬유를 약 1㎝간격으로 구부려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다.

광섬유는 광통신 이외에도 여러 곳에 이용될 수 있다. 또 그 이용파장도 0.8~1.5㎛로 국한돼 있지 않다. 실제로 수㎛ 또는 10㎛파장의 레이저빛을 유도하기 위한 광유도관도 현재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중금속 플로로지르코네이트(fluorozirconates)에 의한 광유도관이다. 이 광섬유의 개발은 석영계 유리와 같이 간단하지 않다. 게다가 사용되는 원료도 처리하기 어려운 중금속 계통이다. 그러나 1986년에 발표된 실험결과를 보면 비록 매우 짧은 길이지만(약 30㎝) 0.9dB/㎞의 우수한 투과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광섬유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실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석영계 광섬유보다 높은 감쇄율을 가지고 있어 먼 거리의 통신용으로는 적합치 않으나 짧은 거리의 신호전달이나 가시광선에서의 빛전달용으로는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시광선과 만나면 '펄펄' 난다. 플라스틱 광섬유를 이용하면 다양한 색깔의 빛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용 표시판 제작에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플라스틱 광섬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감쇄율이다. 1970년대의 감쇄율은 약 3백dB/㎞였으나 많은 과학자의 노력의 결과로 이제는 적색인 0.68㎛파장에서 약 20dB/㎞의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파의 특성을 이용한다

그러면 편광유지 광섬유 또는 편광 광섬유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빛신호가 입사시의 편광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코어 속을 '여행'하도록 고안된 광섬유를 말한다. 이 광섬유를 사용하여 편광된 빛을 전파시킬 수 있으면 빛의 편광특성을 살릴 수 있게 된다. 즉 광섬유는 광통신 이외의 분야에도 '끼어들게' 되는 것이다.

완전한 원형의 단일모드 광섬유는 두개의 독립된 편광을 진행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완전한 원형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제조공정 중 약간 원형이 비틀리져서 타원형이 되기도 하고 또 외부의 자극에 의하여 두 편광파의 진행속도가 다르게 된다. 타원형 광섬유를 통과한 빛을 분석하면 두 편광파의 합성으로 매우 복잡해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다스리기 위하여 두가지의 편광 광섬유가 고안되었다.

첫째로 단일모드 광섬유를 '확실한' 원형으로 그리고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두개의 독립된 광파의 진행특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입사 때의 편광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이 매우 어렵고 취급시에도 조심스럽다.

다음으로 시도될 수 있는 것은 고의로 두 독립적인 편광파 중 하나의 편광파의 진행을 억제하고 다른 편광파만이 진행되도록 고안된 단일모드 광섬유이다. 이 광섬유의 제조 원리는 빛이 진행하는 코어의 모양을 아예 타원형으로 하는 것이다. 또 코어의 한쪽방향(X 또는 Y방향)에서 계속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도 있다. 만일 X쪽 방향에서 코어 내부로 스트레스를 주면 X방향으로 편광된 광파는 진행에 억제를 받게 된다. 따라서 Y쪽 방향으로 편광된 빛만 나아가게 된다.

이 편광 광섬유의 편광상태는 외부의 환경(온도 압력 자장 등)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각종 감지용 센서로 이용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빛의 세기만 이용하는 현재의 광통신을 탈피, 빛의 파(wave)의 특성을 이용한 최첨단의 우수한 통신방법에 적용할 수도 있다.

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최상삼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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