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눈으로 달을 감상한 다음,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달의 지형을 살펴보자.달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시작인 설날과 첫 만월인 정월 대보름이 있다.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설레임이 있는 달이다. 달은 매일 약 50분씩 늦게 떠오르면서 매일 밤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전에는 달 속에서 계수나무와 옥토끼를 보았다지만,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보면 크레이터의 벽들과 봉우리들, 산맥과 계곡들이 자신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달의 바다와 산맥들이 펼치는 장관을 생생하게 감상해보자.
바다· 산맥·크레이터
망원경으로 보는 달의 표면은 영화 아폴로 13호의 한 장면처럼, 달표면 위를 나는 우주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자세하게 보인다. 어떤 달 표면 사진도 망원경을 통해 눈으로 보는 세밀하고도 입체감이 느껴지는 모습을 담아낼 수 없다. 쌍안경만 갖고도 지름 30km 정도의 큰 크레이터들이나 산맥들은 충분히 관찰할 수 있지만, 크레이터 안의 세부적인 모습이나 작은 지형들은 망원경을 사용해야 한다.
구경 10cm 망원경으로는 크레이터의 지름이 4km 정도까지, 20cm 망원경이면 지름 2km 까지 작은 크레이터를 볼 수 있다. 달은 항상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고 있어 월면 전체의 59%만 지구쪽으로 보인다.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항상 지구에 같은 면을 향하고 있어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 표면의 큰 크레이터나 산맥에는 지구상의 유명한 지명이나 과학자, 철학자들의 이름이 붙어있다. 예수회 천문학자 조반니 리치올리(1598-1671)가 자신이 작성한 달 지도 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달의 관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구 대기가 얼마나 안정돼 있는냐 하는 것이다. 하늘이 맑아도 별이 자주 깜박여 보이는 날은 망원경이 아무리 크고 훌륭해도 달 표면의 세밀한 지형을 보기 힘들다. 요즘 겨울철은 대기가 안정돼 있는 편이다.
달의 표면은 바다라고 불리는 비교적 검고 평탄한 부분과 밝고 기복이 심한 산지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산지에는 운석의 충돌로 생긴 접시 같은 모양의 크레이터가 많다. 크기는 지름이 1천km나 되는 거대한 것에서 수백m 정도로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크레이터 안에는 중앙에 작은 봉우리가 있는데, 운석이 충돌할 때 밀려 올라간 것이다.
달의 바다는 표면의 17%를 차지하는데, 물이 있는 진짜 바다가 아니고 딱딱하게 굳어진 평탄한 용암지대이다. 바다 부분이 어두워 보이는 것은 용암이 굳어서 된 현무암이 산화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크레이터보다 나중에 생긴 지형이어서 상대적으로 충돌에 덜 노출돼 큰 화구가 적다.
월령에 따라 볼만한 지형
■ 월령 3일 이전
달의 아침이 되는 동쪽 가장자리 지형들을 관찰할 수 있지만, 달이 아주 낮은 서쪽하늘에 떠 있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이 동쪽 지역은 보름 직후에 관찰하는 것이 좋다.
■ 월령 4일-6일
달은 일몰 때 남서쪽 하늘 높이 올라와 있다. 4일 경에는 ‘위기의 바다’와 ‘풍요의 바다’가 환히 빛나며 ‘감로주의 바다’도 드러난다. 남쪽 가장자리에서 거대하고 내부가 복잡한 크레이터 얀센(지름 1백90km)과 길이가 1백80km, 폭이 25km나 되는 거대한 단층인 레이타 계곡이 볼만하다. 북쪽 지역에서는 아틀라스(지름 85km)와 헤르쿨레스(지름70km)가 멋진 한 쌍을 이루고 있고, 가운데 감로주의 바다 곁으로 일렬로 서있는 테오필루스, 키릴루스, 카타리나의 세 크레이터가 두드러진다. 6일 경에는 ‘고요의 바다’와 ‘맑음의 바다’가 완전히 드러난다. 고요의 바다 남서쪽 가장자리는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착륙지로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딛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맑음의 바다 북쪽에 위아래로 늘어선 크레이터 아리스토텔레스와 유독소스가 볼만하다.
■ 상현 전후
관찰하기 좋은 지형들이 많아 가장 인상적인 달을 볼 수 있다. 고지와 ‘구름의 바다’가 만나는 중앙부에는 남북으로 이어진 3개의 대형 크레이터 프톨레마에우스(지름 1백40km), 알폰소스, 알자첼이 웅장하게 서있다. 알자첼의 남쪽 구름의 바다 가장자리에서는 직선벽이 눈길을 끈다. 이것은 높이 2백40-3백m, 길이 1백15km인 절벽으로 달의 서쪽을 향해 있다. 이 때문에 상현 이후 며칠은 검은 그림자로, 하현쯤에는 지는 태양 빛을 받아 칼날처럼 밝게 빛난다.
명암 경계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달에서 가장 거대한 산맥인 아펜니노 산맥과 만난다. 이 산맥은 ‘비의 바다’쪽으로 절벽을 이루며 6백km가 넘게 뻗어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5천5백m에 이른다. 하현 때에 이 절벽에 햇살이 비치면 산맥이 온통 은빛으로 하얗게 빛난다. 산맥 남쪽 끝 부분에 보이는 중간 크기의 멋진 크레이터는 에라토스테네스(지름 55km)이다.
■ 월령 9-10일
명암 경계선은 서쪽으로 물러나면서 ‘비의 바다’와 거대한 ‘폭풍의 바다’가 일부 나타난다. 비의 바다는 아펜니노 산맥, 코카서스 산맥, 알프스 산맥으로 싸여 있고, 북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 만에도 여명이 밝아온다. 비의 바다 북쪽 해안, 알프스 산맥의 서쪽 끝에 타원으로 보이는 플라토가 있다. 지름 1백1km, 평균 깊이가 약 1천m 정도로 내부가 아주 매끈하게 보이는데, 동쪽과 서쪽 벽을 이루는 산들은 2천m가 넘는다. 이 속에는 지름 2-3km의 작은 크레이터 3개가 더 있는데 대기가 매우 안정된 날에 20cm 급 망원경으로 겨우 볼 수 있다. 달의 중앙 가까이 내려오면 폭풍의 바다 속에서 가장 유명한 크레이터의 하나인 코페르니쿠스가 보인다. 지름 90km로 여러 겹의 층이 진 벽들과 중심에 있는 세 개의 산들이 장엄한 광경을 연출한다.
한편 남부고지는 클라비우스, 마기누스, 티코 등 대형 크레이터들로 장관을 이룬다. 이들 중 가장 남극에 가까운 클라비우스는 지름이 2백25km나 되 서울과 경기도 전체가 다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거대하다. 내부에도 상당한 크기의 크레이터가 여러개가 보인다. 티코는 지름 85km로 그리 크지 않지만, 1억년 전 충돌 때 만들어진 거대한 광조(빛줄기 무늬)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 월령 11-12일
달은 작은 망원경으로 보기에도 눈부시다. 이 시기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월면에서 가장 빛을 잘 반사하는 크레이터 아리스타쿠스(지름 40km)와 ‘습기의 바다’ 가장자리에 놓인 가센디(지름 1백10km)이다. 아리스타쿠스의 서쪽에는 달에서 가장 유명한 계곡인 슈뢰터 계곡이 꾸불꾸불한 노끈처럼 흐르고 있다. 가센디는 크레이터의 벽들이 목걸이처럼 얇게 이어지면서 북쪽에는 작은 크레이터가 여러개 겹쳐져 있다. 가센디의 남쪽 고지 속에서는 쉴러와 하인첼이 두드러진다. 쉴러는 길이가 1백90km나 되는 긴 고구마처럼 생겼고, 하인첼은 오뚜기 모양을 연상시키는데 이들은 모두 두 개의 크레이터가 합쳐져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 보름 근처
보름달은 그림자가 전혀 없기 때문에 지형을 관찰하기가 어렵고 밝기도 반달의 12배정도나 된다.이 때문에 달빛을 줄여주는 문글라스를 끼우고 달을 관찰해야 한다.이 즈음에는 광조가 가장 잘 보인다.티코나 코페르니쿠스,케플러 주위에 대규모의 빛줄기가 부채살처럼 사방으로 퍼져 있는데,이 빛줄기 모양을 광조라 부른다.이것은 운석의 충돌로 멀리 흩어진 파편이 밝게 보이는 것으로 티코의 광조는 1천km까지 뻗어 있다.
실험 달 촬영하기
1.초승달이 있는 풍경 촬영
월령 3일까지는 달의 고도가 낮아 확대 촬영이 어려우므로,표준렌즈를 이용해 지상의 풍경이나 행성 등과 함께 촬영하면 의외로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이 경우 촬영은 일몰 약 30분 전후가 가장 적당하므로 일몰 30분 전까지 장소에 도착해서 준비를 마쳐야 한다.
2.확대 촬영
천체 망원경의 직초점 촬영과 필름에 비치는 달의 크기는 대체로 렌즈 초점거리의 약1/100크기이다.초점거리 1000mm의 렌즈로 필름상에 지름9.8mm가 된다.일반필름의 크기가 24×36mm이므로 초점거리가 2000mm정도면 달의 전체 모습이 필름 전면에 꽉 차게 된다.
직초점 촬영
망원경에 어댑터를 사용해 카메라 몸체를 붙여 망원경이 카메라의 망원렌즈 역할을 하게 된다.예를 들어 구경 100mm,초점거리 900mm 망원렌즈로 찍는 것과 같다.주로 달의 전체 모습을 담을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이피스 확대 촬영
망원경에 아이피스를 끼워 확대된 상을 필름에 담는 방법이다.아이피스와 필름면사이 거리를 조정하면 다양한 확대율을 얻을 수 있으므로 달 표면 크레이터 촬영에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확대촬영 전용 아이피스들인 펜탁스사의 XP 시리즈나 다카하시사의 PJ아이피스를 사용하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확대율=$\frac{아이피스와 필름 면까지의 거리}{아이피스의 초점거리}$-1
*합성 초점거리=대물렌즈의 초점거리×확대율
예를 들면 구경 150mm,초점거리 900mm의 반사 만원경을 사용해 9mm의 아이피스로 촬영할 때 아이피스와 필름과의 거리가 50mm였다면,확대율 4.56배,합성 초점거리4100mm가 된다.
필름
달의 촬영에 자주 사용하는 필름은 입자가 곱고 발색이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필름이 좋다.직초점 촬영으로 전체모습을 담을 떄는 후지크롬 벨비아가 특히 좋고,확대 촬영에는 코닥크롬400,후지G800이 적당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 발생하는 거울의 진동이 심하면 확대 촬영에 사용할 수 없다.진동이 적은 캐논의 EOS5카메라나 미러업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