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과 반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출범한 최초의 정자은행이 그동안 무자녀부부에 정자를 공급, 80여명의 아기들이 태어나도록 했다. 렌즈제조로 거부가 된 '로버트 그레이험'과 노벨상 수상자 '허만 뮬러'박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이 정자은행은 계속 비영리기관으로 존속하고 있으며 정자를 원하는 부부를 심사한 뒤 수속비와 운반비 등으로 50달러만 받고 정자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측은 정자은행의 도움으로 태어난 80여명의 아기들 신상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아기를 갖게 된 부모들한테서 온 수많은 편지를 공개하면서 대부분 아기들이 똑똑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1년에 2만여명이나 된다. 이렇게 인공수정이 일반화하면서 남의 정자를 받아 임신하는 방법도 과거처럼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은 덜 받게 되었다. 정자은행은 이제 몇 개 더 늘어났는데 모든 정자은행들이 정자기증자의 인종, 경력, IQ, 건강상태 등의 일반정보는 수증자에게 제공하나 이름이나 주소 등은 알리지 않고 있다. 또한 기증자도 자기 정자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알 수 없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