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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욕구는 솔직하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말에 속아서도 안되고, 자신을 합리화시켜서도 안된다.

성(性)이란 무엇일까? 왜 청소년들이 성적 유혹에 쉽게 빠져 들어가는가? '이유없는 반항'의 시기를 현명하게 넘기는 길은 없을까?
성이란 그 자체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인격발달의 일부로서 성적(性的) 발달을 고려해야 한다. 프로이드(Freud)는 청소년들이 모순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바로 정상적(normal)이라고 하였다.

이상주의자의 몸부림
 

야간업소들이 10대들을 유혹하고…


청소년기가 되면 아동기의 자기중심적 사고와는 달리 상대방의 감정이나 느낌까지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아동기의 사고는 현재의 세계에 한정되는데 반해 청소년기에 이르러서는 좀 더 원대한 문제들, 즉 자신들의 미래와 그들이 앞으로 살아야할 사회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상주의나 유토피아적 이상향에 도달하게 되며 자유 평등 평화 사랑 정의와 같은 추상적인 사고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현존하는 사회적 환경에 반항하고 이상적인 사회를 꿈꾼다. 때로는 몽상가가 되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뿐만 아니라 가족들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가족에 대해, 특히 부모에 대해서도 자신의 이상과 다른 경우에는 반항한다. 물론 대개는 이상적일 수 없으므로 대체로 부모에게 반항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모이외의 동성의 대상 또는 이성의 대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이같은 변화는 앞으로의 성인시기에 가져야 되는 친밀한 인간관계의 연습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친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해진다. 대체로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려고 한다. 또 상대방이 잘되고 못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친구에 의해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호교류를 통하여 청소년도 만족과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같이 부모이외의 동료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고 어떻게 지각되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현상도 결국은 자아의 모습, 즉 자아 정체감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해될 수 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고자 노력하지만 또한 부모에게 계속 의존해야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의존적 입장을 탈피하려는 여러 시도를 하게 된다.

소년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경쟁적이고 냉소적이고 도전적인 행동을 한다. 이는 가정에서 부모의 권위를 벗어나 남성적 자립을 하려는 노력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소녀들은 이상적 여인으로 생각되는 대상과 비슷한 외모를 갖기를 원하며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행동을 한다. 말하자면 스스로 여성임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같은 인지발달, 심리적 발달과 함께 성적인 발달도 급속히 일어난다. 성인에 유사한 성적인 표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성적 욕구도 굉장히 커진다. 아무튼 아동기 동안 잠잠했던 안정감이 흔들리게 되는 격동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생각은 이상적(理想的)이고 이성적(理性的)이지만 신체적 욕구는 실제적이고 물리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 양(兩) 극단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가가 이 시기의 주요 과제이다.

청소년은 성욕이 증가함에 따라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상을 한다. 하지만 이는 가족이나 사회에서 금지시킨 행위이므로 자신의 욕구와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금욕주의적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즉 모든 충동적 성적(性的) 생각이나 행동을 피한다. 또 식사 옷 영화 오락 등 쾌락적 행위를 엄격히 제한한다. 때로는 일부러 힘든 일을 찾아 하기도 하며 모든 것을 이상적이고 지적(知的)인 추상적 사고로 대치하려 한다.

적응하지 못하는 1/4
 

10대의 탈선을 조장하는 업소들이 호황을 누리고…


반면 극단적으로 성적인 욕구를 그대로 발산하기도 한다. 무분별한 복잡한 성적 관계를 맺거나 남에게 끌려다니듯 생활한다. 또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 가능성과 능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항상 젊으리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동료들과의 경쟁적 활동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과민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스스로 고립감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때로는 위협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위험한 인물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고 그와 똑같이 되고자 한다. 대개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 정체감을 찾으려고 하므로 이 시기를 잘못 지내게 되면 지속적인 인격의 결함을 가져올 수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애를 쓴다. 예를 들면 그룹에 가입하여 그 소속감을 통해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하려고 시도한다.
반면 자신과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매우 배타적이고 편협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국가적 정치적 종교적 이념에 동조함으로써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잘못 택하게 되면 성(性)문제 약물복용 행동장애 인격장애 정서장애 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부모가 권위적 태도로 맞부딪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악화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모든 청소년이 다 혼란의 격동기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물론 누구나 내적인 갈등은 겪으나 전체 청소년의 3/4정도는 성적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기술발달의 급격한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간다. 나머지 약 1/4정도의 청소년이 부적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자기 감정에 솔직해야…"의 함정

성(性)은 인간의 속성중에 중요한 일부이며 다른 어떤 인간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정직성 성실성 책임감이 요구된다. 이같은 점은 소년 소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그렇지만 소년들은 소녀들과는 다른 생리적 욕구때문에 도발적으로 성을 추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이 없이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녀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자신이 성적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자신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소년들은 소녀들을 자신의 성적 대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 책임감은 단순히 상대편 소녀를 위한 행동만은 아니다. 상대편을 위한 배려 이전에 자신의 행동을 절제할 줄 아는 마음을 기르는 수련이 된다. 남을 위한 행동은 곧 자신을 위하는 행동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요사이는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높이 평가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성적인 욕구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또는 "자기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는 말로 성적인 문란함을 합리화하려고 든다.

하지만 실제로 성적 욕구에 의한 행동은 감정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본능대로 행동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 성적 도발행위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한다. 이는 그것이 실제이든 환상적인 것이든 간에 자신의 죄책감을 감소시키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성실치 못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진실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아울러 그 감정에 성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따돌림을 당하기도
 

10대들은 친밀한 인간관계에서 더 큰 자기만족을 얻는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멋진 포장속에 있는 성적 욕망과 사랑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인내와 고통이 수반되는 사랑 그 자체를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사랑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아까워해서는 안된다. 시간이 걸리고 인내하는 고통을 통해 진짜 사랑을 구별해내어야 인생의 참 기쁨과 보람을 알게 된다.

우리는 길가의 광고 책 영화 등에서 공공연하게 성적 자극을 유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천박하고 통속적인 성지식을 얻고 있으며 조숙한 청소년은 자신의 경험을 떠벌리며 자신의 남성다움을 과시하려 한다.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순결을 지키려는 친구를 시대에 뒤진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은근히 따돌리는 등의 행동으로 도리어 당황하고 고립감을 느끼게 만드는 수도 있다.

청소년기는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고 사고의 통합이 시작되는 시기이지만 아직은 좋은 것 나쁜 것으로 이분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한쪽 방향을 지켜 나가려고 할 때에 동료로부터 받는 압력은 의외로 큰 영향을 미쳐 다른 쪽 방향으로 급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회적인 가치관도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성인들 조차도 상당히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즉각적인 만족추구, 물질에 대한 선망과 유혹, 돈과 사치에 대한 욕구가 산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적 가치관의 혼란과 모순 속에서 청소년은 더욱 가치관을 정립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성에 대한 가치를 배우는 곳으로는 가정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올바른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전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청소년들도 성에 대한 문제점에 부딪쳤을 때 사실을 정직하게 말하고 부모의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춘기 이전부터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부모 자녀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

죄책감을 일으켜

이번에는 자위행위(masturbation)에 대해 알아 보자.
원래 뜻은 자신의 성기를 스스로 자극, 성적욕구를 만족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꼭 성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자극하여 만족을 얻는 행동을 일컫는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유아시기에 구강을 만족시키는 행동, 즉 입술빨기 등의 행동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자면 성기를 자극하는 자위행동도 결국 만족을 얻고자 하는 행위다.
발달과정상 청소년기에 이르러 성적 욕구가 커지면서 관심이 성기에 많이 쏠리기 때문에 성기를 자극하는 자위행위로 발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위행위는 청소년기에만 볼 수 있는 특정행위는 아니고 소아기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아기에는 실제적인 정액의 배출이 없는 점이 다르다.
1세기 전만 하더라도 자위행위는 성불능 정신질환 암과 같은 병의 원인이 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의학적으로 자위행위는 질병과 연관성이 없다고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도 자위행위를 하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이 행위가 자책감이나 죄책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생리적으로는 위험이 없다고 해도, 자위행위는 대체로 환상을 하면서 자극을 받으므로, 이 환상의 대상이나 내용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어느 성장시기 보다도 성적 충동과 욕구가 크다. 그러나 실제 성행위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자위행위는 그들의 성적 충동을 발산하는 일반적 수단으로 여겨진다. 대체로 남자의 경우가 더 흔히 탐닉하고 있으며 빈도도 많다.

자위행위는 순전히 자기중심적 행동이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혼자서만의 환상속에서 쾌감을 맛보는 것이므로 너무 지나치게 강박적으로 자위행위에 탐닉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만일 너무 많은 시간을 자위행위에 소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적응장애가 있거나 긴장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따라서 강박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게 유도하는 정서상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개인적이고 탐닉적인 자기만족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밀한 인격적 관계와 사회적 유대에서 자기만족을 더 얻는다. 이 점을 생각할 때 자위행위는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에너지를 좀더 창조적이고 활동적이고 지적인 활동에 발산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

사랑과 성은 밀접하지만 사랑이 곧 성(性)은 아니다. 또 사랑은 충동이 아니며 정열만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다.
성경 귀절에도 있듯이 "사랑은 온유하며 오래 참을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쟁취할 수 있는 특전이다. 사랑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때 가능하다. 상대방을 성적 도구로 일시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고 지배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강제적 힘이란 도리어 사랑을 파괴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귀하게 여긴다. 귀한 도자기나 보물은 절대로 깨지 않으려고 조심하듯이.
상대방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가 아니면 함부로 다루려고 하는가를 가려낼 수 있는 지혜를 기르는 것은 청소년기에 닦아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또 귀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자존심과 긍지를 가진 자기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198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임계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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