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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을까

뻐꾸기의 이상한 행동

새는 나무나 풀섶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리고 그 알을 품어 부화시킨뒤 먹이를 물어날라 기른다. 뻐꾸기는 이런 새의 일반 생태와 다르다. 그것은 왜일까.


이것이 위탁부화라는 생태를 지닌 뻐꾸기 일생의 하일라이트다. 깬지 얼마 안된 새끼가 다른 새의 알을 등으로 밀어내고 있다. 얼마나 처절한 테크닉인가.


생물이 살아가는 지혜를 살펴보면 실로 감탄할 때가 많다. 뻐꾸기(Cuckoo)도 그런 한 예다. 이 새의 위탁부화(委託孵化)라는 지혜는 교활하다.
뻐꾸기는 두견목 두견과의 한종으로 몸길이는 33cm 정도. 등과 멱은 회청색이고 아랫면은 백색 바탕에 암회색의 조밀한 가로줄무늬가 있다. 긴 꽁지에는 회색 반점이 있으며 꽁지 끝은 백색이고 다리는 황색이다.

적갈색의 암컷도 가끔 볼 수 있으며 암컷의 등에는 흑색의 가로줄무늬가 많이 있으며 아랫면은 같은 색깔이나 진하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의 아열대에서 북극에까지 널리 서식하고 있다. 겨울에는 아프리카 남부와 동남아시아로 남하하여 월동한다.
우리나라의 낮은 시대에 흔한 여름새로 5월에서 8월 사이에 농촌이나 변두리 야산에서 특색있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독으로 생활할 때가 많고 관목에 잘 앉지만 전선 같은 데도 곧잘 앉는다. 다른 작은 새의 둥우리에 알을 한개 낳아 위탁부화시키는 기생성 조류다.


뻐꾸기가 알은 빨리 깬다. 다른새의 알은 13일 걸리는데 뻐꾸기는 11일이면 깨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새의 알을 밀어내고 둥지를 독차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짜 어미새는 때까치.


수컷은 뻐꾹 뻐꾹하고 울며 때로는 곽곽곽하는 소리도 낸다. 암컷은 뽓 삣삣삣 삐하고 운다.
자신이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작은 새(때까치 개똥지빠귀 멧새 붉은뺨멧새 노랑할미새 알락할미새 힝둥새 종달새 등)의 둥우리에 몰래 알을 낳아 품어 깨게 하고 기르게 한다.

산란기는 5월 상순에서 8월 상순까지이며 한마리의 암컷이 산란기에 12~15개의 알을 낳는다.
다른 새의 둥지에 낳은 알은 가짜 어미새가 자기 알인 줄 알고 10~12일 동안 품어 깨게 한다. 알에서 깬 뻐꾸기새끼는 20~23일 동안 가짜 어미가 물어온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그동안 뻐꾸기새끼는 알에서 깬 뒤 1~2일쯤 될 때 같은 둥지 속에 있는 가짜 어미의 알이나 새끼를 등으로 밀어 둥지밖으로 떨어뜨리고 둥지를 독점한다. 충분히 자라 둥지를 떠나 날 수 있게 된 뒤에도 약 7일 동안은 가짜 어미가 먹이를 물고 돌아올 때 둥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먹이를 받아 먹는다.

먹이는 곤충을 주로 좋아하고 그 중 특히 송충을 즐겨 먹는다.
생물학자들은 뻐꾸기의 위탁부화를 진화의 한 형태라고 보고 있다. 즉 옛날에는 뻐꾸기도 자신의 둥지를 틀어 새끼를 길렀다. 그러다가 어느 시기에 다른 뻐꾸기의 둥지에 위탁부화시키게 되고 드디어는 다른 새의 둥지에 위탁부화시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째서 이렇게 진화되었는가 하는 점은 위탁부화를 하는 것이 많은 자손을 번식시키는 데 이롭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새끼를 기르는 번거로운 일에서 해방이 되면 먹이를 많이 차지할 수 있어 생존경쟁에서 유리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지혜를 일찌기 터득했다는 것이다.

요령이 있어 보이고 대단히 교활한 위탁부화라는 지혜도 실패하는 수가 많다. 가짜 어미새가 자신의 둥지 속에 있는 알이 자신이 낳은 알이 아니란 걸 알아버려 뻐꾸기의 알을 둥지 밖으로 버리거나 알이 깬 뒤에 그 뻐꾸기새끼에게 먹이를 주지 않아 죽어버리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둥지속에 있던 다른새의 알을 밀어내 떨어 뜨리는 순간(떨어지는 알이 왼쪽에 보인다). 그뒤에 곧 알을 낳는다. 하나를 밀어내고 둥지속에 있는 알의 수는 제대로 맞춰놓는 것이다.


뻐꾸기알 20개 중에서 다른새둥지에서 제대로 자라는 새끼가 1개정도라 하니 뻐꾸기의 자손을 많이 번식시키려는 지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 같다.

심지어 뻐꾸기가 위탁부화 시키려한다는 낌새를 채고 뻐꾸기를 공격하게 된 새도 있다. 이렇게 되면 뻐꾸기는 알을 품어 깨게해줄 새로운 다른새의 둥지를 찾지 않을수 없다.

알을 맡기는 뻐꾸기의 지혜와 그 알을 품어 깨게하고 먹이를 주어 기르는 새의 모성본능―이 상반되는 두가지 습성을 생물학자들이 말하는'진화의 과정'만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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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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