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 코로나 플레어 루프 태양상수 태양풍 뉴트리노 등 태양과 관련된 여러 현상들의 실체는 무엇일까?
흑점의 11년 주기란?
태양표면에 나타나는 흑점의 개수가 주기적으로 증감한다는 사실은 12년간의 대 관측결과를 정리한 '슈바베'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발견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후 '폰 훔볼트'가 1851년 그의 저서 '코스모스' 제3권에 슈바베의 성과를 소개한 다음부터 학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는 태양흑점을 연구한 업적을 평가받아 1857년 영국 왕립천문학협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수여받았다. 동시에 흑점 11년주기는 세상에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뒤 많은 사람들이 태양흑점에 대한 주기성을 연구하였다. 특히 스위스 쮜리히천문대대장으로 있던 '볼프'는 조직적인 흑점관측을 시작하였다. 과거의 단편적인 흑점관측자료를 수집·해석하여 슈바베의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그는 당시 중요한 2가지 사실에 주목하였다. 하나는 갈릴레오시대 이후 흑점수가 점점 감소, 장기간에 걸쳐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한가지 사실은 흑점수의 변화가 11년 주기로 변하는 것만이 아니라 약 80년(실제로는 55년)의 장주기로도 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 두가지 현상은 천문학자 사이에서 계속 문제가 돼 왔으나 최근 들어 확실히 확인되었고 이론적으로도 어느 정도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1960년부터 1987년까지 조사된 흑점수변화를 보라. '헤일'은 흑점에 강력한 자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그는 11년주기에 걸친 대관측을 두차례나 수행하여 분석한 결과,뒤에 이어지는 기에 출현하는 흑점자장의 북(N)극 남(S)극이 앞 주기의 극성과 뒤바뀌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흑점자장의 극성변화까지 고려한 태양활동주기는 22년이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주기성을 설명하기 위해 발전기(dynamo)이론이 제안되었다. 즉 태양의 자장이 전리유체(plasma)의 대류운동, 적도의 자전속도가 극지방의 그것보다 빠른 데 기인한 미분자전운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증폭된다는 이론이다. 자장과 함께 전류가 발생되기 때문에 다이나모(발전기) 이론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 이론은 태양활동의 11년, 22년주기 뿐만 아니라 1645년에서 1710년 사이에 있었던 흑점의 전무(全無)상태를 역시 성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흑점 이외의 영역에 있는 자장의 대부분도 강력한 자력관속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자력관은 대류운동과 자전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이나모가정에 몇가지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다이나모현상과 관련하여 태양표면의 거대대류의 흐름을 검출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지구의 바다에 해류가 있는 것처럼 태양에도 다양한 유체 흐름이 있을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회전하는 원형의 기체덩어리 내에는 거대대류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거대 대류파가 표면에 나타나는 대류인지 아니면 대류층 하부에만 흐르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태양상수는 왜 변하고 있을까?
태양에너지를 지구궤도 위치에서 측정해 보면 1분간 1㎠의 단위면적에 대략 1.96cal 정도의 열량이 모아진다. 이 양은 지상에서 그 변화가 관측될 수 없었기 때문에 태양상수라 부르고 일정한 값으로 여겼다.
그러나 1980년 태양관측위성 SMM(Solar Maximum Mission)에 탑재되어 태양에너지의 총방출량을 조사한 정밀측정기기 라디오미터로부터 우리는 이 태양상수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SMM 태양관측위성의 측정결과가 (그림2)에 나타나 있다. 요컨대 큰 흑점이 많이 나타날 때는 태양상수가 0.1% 정도 감소한다. 이는 큰 흑점이 집단으로 발생, 태양광구를 가리면 태양전체의 밝기가 그만큼 어두워진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러면 이와 같이 흑점에 의해 차단되어 잃어버린 에너지는 어디로 갔을까? 어딘가에 축적되어 언젠가 다시 빠져 나오는 것일까?
현재 우리는 이 소실된 에너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는 장기간의 태양상수변화에 대해서 점검해 보자. (그림2)의 오른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아주 미세한 양이지만 4년에 0.1%의 비율로 태양의 밝기가 감소한다. 만일 이런 비율로 계속 어두워진다면 2000년후에는 현재밝기의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감소현상은 측정한 시기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1979년 말의 태양 활동극대기를 지나 활동정도가 쇠퇴, 흑점수가 점점 줄고 있던 시기에 측정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감소현상은 활동극소기를 지나 흑점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1987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도에 맞이하게 될 극대기간까지 어느 정도의 증가율이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지구대기권 밖에서 태양상수의 변화량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해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있다. 또 그것이 우리의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내고자 한다.
태양에서 날아오는 뉴트리노의 양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는?
뉴트리노(neutrino)는 태양중심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의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그것은 빛의 속도는 날지만 빛과 달리 앞에 물질이 가로 막고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 장애물에 의해 전혀 차단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무엇이든 그대로 통과하는 뉴트리노를 지상에서 관측하기 위해서 사염화탄소(C₂Cl₂)가 뉴트리노와 반응, 아르곤(Ar)으로 변하는 성질을 이용한다. 외부로부터 다른 입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하 깊은 광산 속에 약 40만ℓ정도의 사염화탄소와 물이 들은 탱크를 준비해 둔다.
계산상으로는 이 탱크에서 하루 6개 정도의 뉴트리노가 잡혀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1/3 밖에 관측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어떠한 이유이든지 간에 태양중심에서의 핵융합반응이 생각보다는 활발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예기치 않은 결과가 현재의 태양물리이론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태양물리학자들은 왜 핵반응의 효율이 떨어졌는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태양내의 물질이 대규모로 뒤섞이거나, 아주 강력한 자장이 내부에 엉겨붙어 있고, 고속으로 중심핵이 회전할 경우에는 중심온도가 떨어지고 핵반응률도 줄어든다. 따라서 뉴트리노의 양도 함께 줄어들었으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색다른 설명은 태양에너지가 핵융합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 중력적으로 기이한 블랙홀로 물질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는 설이다.
현재의 이론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유연하게 뉴트리노의 감소를 설명한 학설도 있다. 태양내부에서 만들어진 뉴트리노가 태양과 지구사이의 공간에서 우리 눈에 관측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입자로 바뀐다는 것이다.
태양중심부에서 빠져 나온 뉴트리노가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8분이다. 그에 반해서 중심부에서 발생한 빛은 뉴트리노처럼 직진하지 못하고 물질에 의해 흡수, 방출된다. 때문에 지그재그 코스를 따라 태양표면의 광구로 빠져나오는데 그 시간은 무려 수백만년이 걸린다.
어쨌든 뉴트리노는 우리의 예상보다 적게 관측된다. 이를 태양내부의 핵반응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가정하면 태양중심부의 에너지생성률 감소를 대비해야만 한다. 또 그로 인해 태양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태양내부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표면으로 나오는데 수백만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장구한 세월이 흐른 후에야 태양은 비로소 차고 어두워지면서 동시에 지구의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된다.
45억년이라는 지구역사를 통해 몇차례의 빙하기를 거친 우리로서는 이와 같은 추측이 그다지 부자연스럽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뉴트리노 부족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현재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갈륨(Ga)이라는 희귀금속을 이용하는 보다 민감한 뉴트리노탐지기를 제작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왜 플레어가 발생할까?
플레어는 태양표면에서 일어나는 자기플라즈마의 급격한 폭발현상이다. 주로 집단을 이룬 흑점부근에서 일어나는데 갑자기 밝아지기 시작해서 수분 후에 최고의 밝기에 도달한 다음 차츰 밝기가 떨어져서 한시간 정도 지나면 원래상태로 되돌아간다.
그 사이에 플레어는 수십억의 핵폭발 보다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며 부산물로 생긴 전자 양자 등의 입자들이 태양풍을 타고 지구대기를 두드린다. 그러면 지구에서는 강한 자기폭풍 오로라 전리층교란현상등이 수반된다.
이런 효과에도 불구하고 방출된 에너지의 대부분이 우리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시광선 형태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표면현상보다 늦게 발견되었다(1859년).
플레어는 태양의 대류층에 있다가 흑점을 뚫고 코로나 속으로 솟아 오른 자기장이 폭발적으로 안정성을 잃게 될 때 시작된다. 그때 자장에 담겨있는 자기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되기 때문에 그 주변의 온도는 천만도이상 상승하고 전자와 양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다.
바깥으로 가속된 입자들은 지구대기와 충돌, 여러 가지 교란현상을 일으킨다. 또 안쪽으로 가속된 입자들도 태양대기를 심하게 두드리며 주변의 입자들과 반응한다. 태양대기 속의 이온들과 충돌한 양자는 핵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핵반응으로 발생한 감마선과 중성자들이 우주탐사선에 의해 관측됨으로써 증명되었다.
플레어로 인해 방출되는 에너지는 전 파장에 걸쳐 있지만 과거에는(우주에서의 직접관측이 있기 전) 태양광구위의 얇은 대기층인 채층에서 나오는 수소원자의 붉은 빛으로 플레어를 연구해 왔다.
플레어로 가열된 채층은 자외선이나 X선을 통해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대체로 큰 플레어가 발생한 동안의 X선의 세기는 평상시의 1천배에 달한다. 또 가열된 채층물질은 코로나 위까지 떠오른다. 그뒤 태양풍을 타고 태양을 탈출, 우주밖으로 나간다.
플레어현상은 잘 알려진 반면에 한가지 기본적인 의문점이 남아 있다. 어떻게 해서 플레어란 현상으로 인해 자기에너지가 그렇게 갑작스럽고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적인 모델이 제안되고 있으나 아직 정설이 없다. 관측위성에 의한 우주에서의 고에너지 탐사연구가 이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
태양코로나는 왜 그렇게 뜨거울까?
코로나는 개기일식이 일어나 태양광구가 달에 의해 전부 가려지면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식때 이외에는 코로나그래프로만 볼 수 있다. 그것도 밝은 부분의 코로나만 관측되는 것이다.
표면온도가 6천K이고 지구중력의 28배나 되는 표면중력을 가진 태양이라는 별이 엄청나게 먼 공간까지 확산된 대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태양의 가장 큰 수수께끼의 하나가 태양대기의 온도분포이다. 즉 표면에서 멀어질수록 뜨거워진다. 채층이 코로나로 이어지는 아주 얇은 층에서는 온도가 무려 1백배 이상 상승한다. 코로나의 에너지가 태양내부에서 흘러 나온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열에너지는 뜨거운 곳에서 찬 곳으로 흐른다는 열역학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코로나의 온도가 약 1백만K 정도라는 사실은 코로나에서 방출되는 미터파의 관측결과, 직접 확인되었다. 또 로켓에 의한 X선 관측의 결과, 태양대기에 1백만K 이상의 지역이 있음이 증명되었다.
이처럼 고온의 대기가 형성된 원인에 대해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물이 끓을 때 요란한 소리가 나는 것처럼 태양의 대류층에서 대류가 진행되면서 발생한 음파가 코로나를 가열한다는 학설이다. 이는 지난 수십년간 믿어져 왔다.
그러나 1970년 말에 행해진 우주탐사선에서의 자외선관측은 이를 뒤집었다. 대류로 인해 발생한 음파는 하부채층의 온도를 높여 줄 정도의 양이지, 결코 코로나를 가열할 정도의 높은 에너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후로 태양물리학자들은 코로나가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내놓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자기장이 음파를 자기유체파로 바꿔주면서 코로나를 가열한다는 이론, 물질이 자장을 따라 제트처럼 분사되면서 코로나에 높은 운동에너지를 전달한다는 이론등이 출현했다. 또 광구에 뿌리를 둔 코로나 자장이 뒤틀리고 뒤엉켜서 그 자장에 축적된 에너지가 직접 방출되어 코로나를 가열한다는 등 많은 이론이 제기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정설이 없다.
코로나에 구멍이 나 있는 까닭은?
우주탐사선에 설치된 X선 망원경으로 태양코로나를 보면 놀랍게도 종종 틈이 벌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이 구멍틈새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연구결과는 반세기전에 제기되었던 태양·지구간의 관계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게 해 주었다. 수수께끼란 1930년말에 '바텔'(Bartels)이 발견한, 27일을 주기로 되풀이되는 지구자장의 변화를 말한다. 그 주기가 우연히 태양의 자전주기와 같았기 때문에 지구자기 교란현상은 태양의 활동상태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둘 사이를 연결해줄 특별한 태양활동 변화를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나 바텔은 그 당시 관측은 되지 않았지만 교란현상을 일으키는 태양표면상의 활동영역이 존재함을 확신하고 그 지역을 M영역(M은 미스터리(mistery)를 의미)이라 불렀다. 그 뒤 우주탐사선이 바텔의 교란주기가 고속도의 태양풍과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면서 문제는 반정도 풀리게 되었다.
1970년 초에 실시된 우주탐사에서 마침내 미스터리가 해결되었다. X선으로 관측한 코로나에서 구멍틈새가 발견된 것이다. 그 구멍틈새와 고속도 태양풍과의 관계가 알려짐에 따라 수수께끼의 M영역이 확인되었다.
코로나에 구멍틈새를 만드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코로나 자장은 태양표면에 양쪽 뿌리를 두고 솟아오른 아치 모양의 코로나루프(loop)를 형성한다. 그러나 드물게는 초고속 저밀도 태양풍이 자유롭게 빠져 나갈 수 있게 한다. 자기장은 우주밖으로도 일부 열려있는 것이다.
이처럼 열려진 자장을 따라 물질과 에너지가 태양풍의 형태로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지역은 차고 낮은 밀도의 코로나지역으로 바뀐다. 동시에 방출되는 X선의 세기도 약해져 X선사진으로 보면 주변보다 어둡게 나타난다. 마치 틈새가 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태양의 진동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태양은 약 5분을 주기로 진동하며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이다. 그러나 그 밝기 변화는 전체광도의 1백만분의 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물건을 두드려서 나는 소리를 듣고 속이 비어 있는지 차 있는지를, 즉 내부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는 지진학에서도 이용된다. 지구 내부를 거쳐 나온 지진파를 관측하면 직접 지구속까지 뚫고 들어 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지구의 내부구조를 상세히 알 수 있다. 그러면 5분을 주기로 진동하고 있는 태양표면 위에 지진계와 같은 측정기를 올려 놓는다면 과연 어떠한 것을 알 수 있을까?
태양의 5분진동을 연구하여 얻어 낸 빛나는 성과의 하나는 대류층의 두께에 대한 이해이다. 즉 대류층이 태양표면으로부터 20만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태양중심부에는 핵융합반응의 결과, 연료가 되는 수소가 줄어 있고, 헬륨이 많이 생성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것도 관측적으로 알아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헬륨이 많으면 음파가 전달되는 속도가 감소하므로 표면에서 관측되는 5분 진동의 모습도 미세하지만 다소 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성과는 태양내부의 자전속도를 알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태양적도 근방의 표면에서 실시한 실험결과, 대류층의 꽤 깊숙한 곳에서도 표면에서와 똑같은 각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세번째 성과는 태양내부의 자전속도가 적도와 극지방에서 어떻게 틀린지를 찾아낼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보다 정밀한 관측장비를 개발중에 있다.
태양의 진동에 대한 연구는 원래 지상관측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주관측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커다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관측된 태양상을 일렁거리게 하는 지구대기를 뛰어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는 태양대기를 조사하는데 이상적은 관측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에 미세한 운동까지도 확실히 관측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날씨나 밤낮에 관계없이 항상 계속된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양내부의 깊숙한 곳을 지나오는 진동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연속된 관측이 요구된다.
태양의 활동변화가 지구의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태양의 활동정도에 따른 태양에너지의 변화는 지구를 비롯한 인근 행성의 기후조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태양활동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정되는 태양흑점수 변화와 지구날씨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관계 그래프를 보면 흑점이 많을수록 북위 70~80도 사이의 지방에서 강우량이 증가하고, 60~70도 지역에서는 반대로 강우량이 감소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50~60도 사이의 북반구에서는 이와 같은 관계가 뒤바뀌어 버린다.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 보여준 상관관계에 대한 신뢰성마저 흐리게 한다. 그러므로 흑점수와 강우량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럿 남아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있는 빅토리아호의 수위가 흑점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러나 호수의 수원이 우간다지방의 우량에 지배됨에도 불구하고 그 지방의 연평균강우량 변화와 흑점수와는 아무런 상관성이 없다. 따라서 아직 널리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 태양의 장주기변화가 우리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를 포착하였다. 장주기 변화의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1645년부터 1715년의 70년 사이(루이14세 시대)에는 태양흑점이 상당히 드물었다. 실제로 그 당시 북반구의 기온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 유럽의 소(小)빙하기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태양흑점수가 감소하는 해에 태양에너지 방출량도 줄어드는 관계를 보여준다. 이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는데, 태양활동 감시로켓(SM-M)의 관측자료와도 일치한다.
'에디'는 흑점 코로나 오로라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70년간의 흑점수에 대한 당시의 기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실제로 흑점이 출현치 않았던 태양흑점극소기(마운더 극소기, Maunder Minimum)였다고 결론지었다.
기록에 의해 16세기의 오로라 발생은 예년과 비슷한 빈도수였으나 태양표면에 흑점이 나타나지 않았던 70년사이에는 오로라의 출현이 아주 드물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뒤 1715년 이후부터 회복, 다시 종전과 비슷한 발생률로 오로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에디의 이론등은 상당히 호소력있게 느껴진다. 반면 문제의 핵심이 될 근본원리, 즉 태양에너지의 작은 변화가 지구의 기후시스템에 축적된 큰 에너지를 어떻게 지배해 가는지에 대한 물리적 메커니즘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도 논란의 여지를 많이 남겨 놓고 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