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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피부보호


여름의 문턱에 선 6월. 이제 본격적인 태양의 계절이다. 태양의 고마움이야 익히 아는 바이지만 때로는 짜증스런 존재이기도 하다. 특히 하얀 얼굴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피부가 햇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광과민증상(Photosensitivity reaction)이라고 하는데 주로 태양의 자외선에 기인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몫 거드는 물질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몇몇 약들과 화학물질들이 자외선에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컨대 항생제로 자주 사용하는 테트라사이클린이 그런 작용을 하는 약이다. 즉 이 약을 먹고 햇빛에 나서면 우리의 피부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살갗이 붉어지고 붓는다

햇빛에 피부가 상하게 되는 것을 광독(光毒·phototoxic)반응이라고 하는데, 몇몇 약과 태양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이 광독반응은 대체로 볕에 탄 정도보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사람에 따라서는 햇빛에 그리 오래 노출되지 않아도 일어난다.

또 광독반응은 증상이 매우 빠르게 나타난다. 노출된 피부가 금방 붉어지고 붓게되는 것이다. 햇빛을 받은지 2~6시간이 지나면 두드러기가 생기고, 24시간쯤 지난 후에는 살갗이 붉게 되고 부드러워진다. 이러다가 2~4일이 지나면 치유되기 시작하는데, 피부에 색소가 남게 되고 살갗이 벗겨지는 등 '흔적'을 남긴다. 심한 경우엔 피부에 흉터를 내기도 한다.

이 광독반응은 광독을 유발하는 약들이 자외선을 흡수함으로써 일어난다. 이때 상당한 열을 수반하기 때문에 피부를 상하게 하는 것. 따라서 그 증상의 정도는 체내의 문제의 약이 얼마나 들어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울러 흡수된 자외선의 양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재미있는 것은 광독반응의 증상 정도가 인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거므스름한 피부 특히 흑인들의 피부에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한다. 흑인들의 피부는 해로운 광선을 걸러내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광독반응과는 사뭇 다른 광알레르기반응(photoallergic reaction)도 있다. 광알레르기반응은 광과민성 약들을 한번 이상 먹어본 사람에게 나타난다. 항원―항체반응, 즉 면역학적 반응이기 때문이다.

광과민성 약들을 복용하면 우리 몸 안에는 그 약들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체내에 항체가 형성된 후 다시 약을 먹으면, 약이 항원으로 작용하게 되므로 몸안의 항체와 결합,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광알레르기 반응의 특징적인 증상은 마치 습진과 같은 피부의 균열이다. 또 태양에 노출되지 않은 부분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특색있다.

이같은 피부의 광과민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반응이 아예 일어나지 않게 하거나, 반응을 보이면 그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광독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높은 약을 되도록 멀리해야 피부의 이상을 피할 수 있다.

아울러 자외선을 받는 일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 자외선은 대부분 직사광선에서 나온다. 특시 시간대 별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가 피크이며, 해변의 흰 모래 물 눈 콘크리트 등에 의해 반사돼 우리 몸안으로 들어온다.

형광물질이 내는 빛도 자외선을 방출하나 이 자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태양으로부터 유래한 자외선에 비해 선량(線量)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계절이나 구름의 형성 여부도 자외선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봄과 여름이 자외선의 극성기다. 구름은 자외선을 일부 막아준다. 그러나 구름이 자외선을 걸러내는 능력은 대단하지 않다. 구름의 밀도가 치밀하지 않으면 자외선을 별로 막아내지 못하는 것.

옷을 잘 입는 것도 자외선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책의 하나다. 잘 짜여진 어두운 계통의 옷을 입으면 꽤 효과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하지만 젖은 옷이나 흰 색 계통의 옷을 입으면 자외선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차양이 넓은모자를 쓰면 얼굴은 물론이고 목까지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태양빛을 차단하는 로션이나 크림을 사용해도 효과적인 광과민 대책이 될 수 있다. 태양을 차단하는 물질은 빛을 흡수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2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둘다 광과민반응을 억제한다. 예컨대 빛을 흡수하는 파라아미노벤조익산(PABA)이나 빛을 흡수하지 않는 아연염(Zinc Oxide)은 모두 태양광선이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준다.

이같은 광차단 크림이나 로션은 하루에 두번, 즉 태양에 노출되기 전과 후에 바르는게 좋다. 특히 수영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전후에 한번씩 발라주어야 한다.

광차단 용품들은 현재 처방없이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크림이나 로션의 특정 성분에 의해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광독반응이 발견되면 긴급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법은 이상이 생긴 피부를 냉수로 압박해 주거나 냉수 목욕을 시키는 것. 때로는 항(抗)히스타민제나 항염증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부를 국소적으로 마취시키는 일은 삼가야 한다. 피부에 다른 이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광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약들
 

198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 사진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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