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춥고 낯선 땅에서 오히려 번성 남극주변에 실려온 북반구의 고양이·토끼·쥐·순록

탐험가 고래잡이 등과 함께 남극주변에 가게된 북반구 동물들이 오히려 토착종을 위협하고 있다.
 

펭귄가운데의 고양이. 고양이는 이곳에서 바다제비를 주식으로 한다.


우연에 의하거나 고의적이거나 지상의 대부분 섬에는 다소의 외래종이 있다. 그러나 대단히 춥고 동물서식에 좋지 못한 환경을 지닌 남극주변의 수십개섬에서는 북반구에서 실려간 고양이ㆍ쥐ㆍ토끼ㆍ염소ㆍ순록 등이 의외라고 할만큼 번성하고 있다. 과거 유럽인들은 세계곳곳을 누비면서 유럽의 동물들을 전파시켰다.

배에다 식량 또는 애완용으로 싣기도 했고 염소처럼 새로운 개척지에서 키우기 위해 데려가기도 했다. 오스트렐리아에 데려간 토끼가 너무 잘 번식, 목초를 해칠지경이 되어 나중에는 토끼 전염병을 퍼지게해 숫자를 줄인일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토착종은 당하고 말아


남 조지아섬의 순록은 쉽게 적응했다.


'갈라파고스'나 '세이실레스'섬에 데려간 염소는 부분적으로 현지의 큰 거북이나 '이구와나'의 멸종에 책임이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많이 먹어대는 염소가 현지의 식물을 거의 고갈시켜 토착종들의 먹이가 줄어버린 것이다.

쥐는 일부러 먼곳으로 데려간것은 아니다. 배에 흔히 있게 마련인 쥐가 화물등과 함께 낯선곳에 상륙한 것이다.
남극주변의 일부 섬에는 쥐가 너무 많아져 나중에 고양이를 일부러 데려가기도 했는데 현지에서는 쥐를 잡는데 고양이가 거의 쓸모가 없다는것이 확인되었다.

이유는 남극주변섬에는 날지못하는 새들이 많이 살고 있어 고양이가 쉽게 잡을수 있는 새를 주된 사냥거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남극주변에 이주한 북반구 동물들이 사는 모습은 섬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동물학자들은 전반적으로 토착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도에 이르렀기 때문에 어떤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리온'과 '에드워드'섬에는 고양이가 2천여마리나 되는데 한마리가 1년에 평균 바다제비 2백13마리를 먹이로 하는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1년에 거의 50여만 마리의 바다제비가 희생되는 셈이다. 이곳의 바다제비는 땅속에 구멍을 파고 서식하는데 고양이는 약아서 가장 쉽게 잡을수 있는것을 잡는 버릇이 있다. 따라서 다른 먹이보다 바다제비를 '밥'으로 여기고있는 것이다.

다행히 바다제비는 워낙 숫자가 많아서 멸종될 위험은 없다.
남극주변의 거의 모든섬에 분포하고 있는 것이 쥐인데 쥐는 잡식성으로 먹성이 좋아 이곳의 식물생태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남 조지아'섬에는 순록이 상당수있는데 역시 섬의 빈약한 식물군(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의 순록은 학자들에게 많은 연구자료를 남겨준 공로가 있다. 노르웨이포경선들이 순록을 처음 지구의 북쪽끝에서 남쪽 끝으로 싣고 갔을때 사람들은 계절이 뒤바뀌는데다 먹이가 전혀 생소해 순록이 살아남을지 의문스러워 했다. 처음 2년간은 순록의 숫자가 줄었지만 그후에는 정상적인 생식 사이클을 회복했다. 1925년에 싣고간 7마리의 순록이지난 70년대 중반에는 1천여마리로 늘어났다. 순록은 남극으로 옮겨지면서 기대하지 않은 혜택을 받기도 했는데 이것은 순록을 괴롭히는 기생충이 계절변화에 적응못해 죽어버린 것이다.

토끼는 남극주변 여러섬에 살고 있는데 쥐처럼 많이 먹는데다 이곳의 식물종이 많지 않아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한때 남아프리카에서는 토끼전염병을 전파시켜 숫자를 줄였으나 번식력이 강한 토끼는 곧 원래의 숫자만큼 늘어났다. 최근에는 토끼사냥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이곳에는 숨을곳이 너무 많아 사냥이 쉽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외지에 뛰어든 동물들이 보호를 받기는 커녕 학대받아야 할만큼 잘 적응한것이다. 다른곳도 아닌 남극주변에서 이처럼 번성한 토끼나 쥐 고양이의 능력은 대단한 것으로 평가해줄만 하다.
 

「루커리」섬의 토끼. 토끼는 번식력이 강해 전염병을 전파시켜도 곧 원래숫자를 회복한다.

 

198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수산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