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범인 디스크를 중심으로 원인과 대책을 알아보자.
사람의 모발 손톱 발톱을 제외한 모든 신체조직에는 각종 신경세포와 신경섬유가 세밀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그래서 신체의 변화나 침입자(자극)에 대한 정보를 수집, 뇌에 전달한다. 또 통증(아픔)이란 경보도 뇌에 보낸다. 그 뒤 뇌의 판단에 따른 명령을 받아 몸으로 하여금 자기방어활동을 하게 한다.
신경이 자극을 받아 느끼는 통증을 신경통이라 한다면 두통 치통 복통 근육통 관절통도 모두 넓은 의미의 신경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팔 다리 뼈마디 목 허리등이 저리고 쑤시고 아플 때 보통 '신경통'이라고 한다.
대체로 신경통은 젊은 사람보다 중년기이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젊은층에서는 비교적 원인도 단순하고 치료하기도 용이하다. 또한 회복되는율도 높다. 그러나 중년기이후 노년기에 이르면 원인도 복잡하여지고 여러 증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또 노화현상까지 겹치게되어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며 완치는 기대하기 힘들다.
허리디스크의 발병메커니즘
신경통을 일으키는 원인질환들은 대개 조기에 적절한 치료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료가 지연되어 정도가 심해지면 원인치료를 해도 신경 자체가 이미 변성, 잘 낫지않는 예도 흔하다.
외상(外傷)으로 신경이나 다른 신체구조물이 다쳐서 생기는 신경통을 제외하고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신경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요통 및 좌골신경통이 있다. 요통이란 허리부분(요추부)에 나타나는 모든 통증을 일괄하여 사용되는 용어다. 따라서 단순히 증상을 표현할뿐 어떤 특정한 병명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좌골신경통은 허리 엉덩이 허벅다리 종아리를 거쳐 발가락까지 뻗치는 통증. 환자에 따라 이 두 신경통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한가지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요통은 구미 여러 나라에서 전체인구의 약 80%가 1회 이상 경험할만큼 흔한 증상이다. 또 요통은 초기단계이거나 여러 원인이 복합돼 있는 경우에는 각종검사로도 그 원인을 정확하게 가려내기 어렵다.
요통의 원인들을 알아보자. 우선 콩팥이나 골반내 장기에 질환 또는 종양이 있을 때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전 요통의 2%정도를 차지하는데, 척추의 고장에 의한 통증과는 달리 월경기에 악화될 수 있다. 또 척추운동으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지 않으며 안정해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각 장기 특유의 증상도 동반하므로 병력(病歷), 진찰 및 검사 등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대동맥이나 말초혈관벽의 일부가 혈관벽 밖으로 삐져나와 주머니모양(종유)을 이룰 때도 허리가 아파온다. 이때의 요통은 걸으면 악화되고 서있으면 호전된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등 척추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해도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게 특징.
뇌종양등 중추신경계성 질환, 척수 및 신경뿌리 혹은 이들 주위에 종양이나 염증이 있을 때도 허리가 아프다. 이 때는 심한 통증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성질, 신경학적 검사 및 척추조영술 등으로 진단 가능하다.
정신적 결함으로 초래되는 요통도 있다. 이 경우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는 기능장애가 나타난다.
요통의 가장 빈번한 원인은 척추의 이상이다. 이는 전 요통의 약 85%를 차지하는 신경통의 대표적인 원인. 그 원인질환으로는 척추의 결핵, 세균감염, 강직성 염증, 류마티스관절염, 척추의 악성암, 척추분리증, 그리고 소위 '허리디스크' 등이 꼽이고 있다. 이들중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은 허리디스크.
척추(척추뼈들이 합해진 기둥)는 경추(목뼈) 7개, 흉추(등뼈) 12개, 요추(허리뼈) 5개 등 총 24개의 추체, 그리고 이 추체사이에 있는 23개의 디스크라 불리우는 추원판 및 움직이지 않는 천추(자리뼈)로 구성된다.
척주중 요천추부 즉 허리는 체중이 집결하고 운동성도 가장 클 뿐아니라 근육발달이 타부위보다 월등하다. 또한 가장 큰 중량이 가해지는 부위이므로 압박과 긴장도 역시 크며 따라서 손상과 변성의 가능성도 다른 부위보다 많다.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추원판(디스크)은 수핵과 이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윤, 섬유윤과 척추체를 연결하는 연골단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사람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추원판에 포함된 수분이 감소되고 변성되며 섬유화되기 쉽다. 때문에 척주에 가해지는 압력을 흡수하고 균등하게 배분하는 추원판의 기능도 감소 또는 소실된다. 추원판의 3가지 요소중 어느 한가지라도 고장을 일으키면 균형을 이루고 있던 상호작용이 파괴되어 척주관절운동이 불균등해진다. 또 부분적으로 과도해지며 안정도를 상실하게 된다. 이 때는 작은 외상으로도 손상받기 쉬우며 척추에 가해진 힘이 주위조직에 긴장을 일으켜 아픔을 초래한다.
추원판이 변성된 상태에서 생기는 요통의 발생과정에 대한 정설은 아직 없다. 다만 국소혈관의 울혈현상으로 요통이 생긴다는 설과 못쓰게 된 추원판이 이종(異種)단백으로 작용, 염증을 수반한 자기면역반응을 일으켜 통증을 가져온다는 설이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신경뿌리에서 가지를 쳐나온 지각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발생한다는 역학적 신경자극설이 넓게 인정받고 있다.
허리디스크가 진행되면 추원판이 가늘게 갈라지고 약해져 수핵이 후방으로 탈출 (추원판탈출증), 신경뿌리를 자극한다. 이 자극으로 요통, 다리로 뻗어내려가는 좌골신경통, 다리근육 힘의 약화, 지각기능 소실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발작적인 통증이 오면
둘째 목 어깨의 신경통에 대해 알아보자. 여기에는 목뼈의 추원판탈출증(일면 목디스크)과 동결성 어깨관절(일명 오십견)에 의한 신경통이 포함되나 요통보다 빈도는 훨씬 적다.
목디스크는 제5, 6목뼈사이와 제6, 7목뼈사이에서 흔히 발병한다. 이 병에 걸리면 곧 목,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어 어깨와 팔에 감각이상이 생기고 저리고 쑤시며 통증이 손가락까지 뻗친다.
오십견은 힘줄이나 관절주머니의 염증에 기인한다. 주증상으로 어깨관절의 운동제한, 팔뚝의 통증이 생기는 신경통으로 50대이후의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관절염, 목디스크, 팔의 골절 등으로 어깨관절운동이 평소보다 적을 때 많이 생기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세째 늑간신경통이 있다.
가슴에는 12쌍의 늑간신경이 늑골(갈비뼈)아래 가장자리를 따라 지나고 있다. 늑간신경통은 통증이 늑간신경을 따라 가슴 옆에서 가슴한복판으로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당뇨병 빈혈 약물중독 척추의 병 등에 의해 발생하므로 원인질환의 제거가 최선의 치료책이다.
끝으로 삼차신경통에 대해 알아보자. 삼차신경은 머리로부터 얼굴 전반에 걸쳐 분포하는 신경이다. 삼차신경통에 걸리면 발작적인 통증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얼굴에 일어난다. 통증의 지속시간은 30초~1분 정도이며 50~60대의 여성에게 잘 발생한다. 원인은 불명.
이들외에도 바이러스나 세균감염, 비타민B₁부족, 당뇨병, 비소 수은 등 중금속중독, 알콜중독, 매독, 유방암, 폐암등 악성암의 전이, 동맥경화증등이 신경통을 유발시킬 수 있다.
신경통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구별해야할 질환으로는 류마티스성, 퇴행성 및 통풍성관절염 등이 있다.
신경통의 진단은 우선 병력조사부터 시작한다. 이어 단순 X선촬영, 근전도, 특수 X 선조영술, 컴퓨터단층촬영(일명 CT), 혈액 혈청 및 면역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질환을 찾아낸다.
신경통이라는 말 자체가 증상을 나타낼 뿐이므로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해야 신경통도 낫는다. 따라서 먼저 전문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무엇이 신경통의 원인인지를 알아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환자자신이 진단하여 약물투여를 함부로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