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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꾹꾸루 꾹꾸구'의 대합창

학이라 불리우는 목 길고 다리 가는 새. 황금의 듀엣으로 노래부르고 타고난 춤솜씨로 왈츠를 춘다. 게대가 '정절'과 '장수'의 상징적 위치에 올라 있다.

지구가 생성된 이래 수많은 생물들이 나타났다가 멸종되곤 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명체는 어김없이 도태되는 생존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특히 극도로 문명이 발달한 현재 자연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어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다.

두루미도 점점 그 수가 줄어가고 있는 새다. 두루미의 감소는 세계적인 추세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뿐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난 1960년 미국에서는 두루미과의 새를 보호 연구하는 재단이 설립되었다. 지금은 이 재단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미국, 캐나다, 인도, 일본, 이란, 소련 등의 학자들이 참여, 세계두루미재단으로 기구를 확대했다. 이 재단에 속한 학자들은 두루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두루미류의 사육번식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의 임진강변이 두루미류의 세계적인 이주지역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어 이를 연구하는 세계각국 학자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두루미류는 전세계에 4속15종이 분포한다. 황새나 백로와는 체형이 유사한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른 종이다.

두루미과중 최대로 큰 종류는 남아시아산의 큰두루미아 아프리카 남부의 볼망태두루미가 있다. 가장 몸집이 작은 좋은 아시아 중부지방에 사는 쇠재두루미다. 그중에서도 두루미라고 부르는 우리나라 두루미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종으로 학명은 Grusjaponesis이다.
 

두루미


잘못된 학도(鶴圖)

이 두루미는 시베리아에서 번식해 만주와 우리나라 등지에서 월동을 한다. 하지만 일본 북해도에 있는 것은 텃새로서 일년내내 같은 장소에서 살고 있다. 매년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는 그 외모가 고상하고 아름다울 뿐만아니라 조류가운데서 가중 품위있게 생겨 일명 학(鶴) 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전해오는 전설에 따르면 악성(樂聖)인 왕산악(王山嶽)이 거문고를 둥둥 뜯으니 뜰아래 두루미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양에서는 옛날부터 이같은 두루미의 고고한 기품과 그윽한 멋을 찬양한 시가서화(詩歌書畵)가 얼마든지 있었다.

서양에서도 두루미를 세이크리드 크레인(Sacred Crane) 즉 성학(聖鶴) 이라는 뜻으로 부르고 있다. 두루미를 좋아하는 이유는 조용하고 깨끗한 자태뿐만 아니라 장수(長壽)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지금도 '학(鶴) 천년, 구(龜) 만년'이란 말이 있듯이 두루미는 거북과 더불어 불로장생의 동물로 인식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두루미의 최장수기록은 55세. 미국 워싱턴동물원에서 수립되었다.

일찌기 우리의 시인묵객들은 유유자적하는 두루미를 즐겨 그렸다. 그런데 이 그림중에 몇가지 잘못된 점을 우리는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두루미가 소나무 위에 앉아 있다든가, 꼬리가 모두 검고 날개 끝이 흰색으로 그려진 것은 두루미의 상태나 진짜 모습과 다른 것이다.
두루미는 언제나 땅위에서 지내고 둥지도 땅위에 만들어 지낸다. 절대로 나무 위에 오로지 않는 것이다. 또 두루미의 꼬리는 희고 날개 끝은 검다.

우리나라에서도 두루미는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사는 곳은 주로 습지대나 초원인데 암수는 철저한 일부일처제로 평생을 같이 사는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두루미가 국내에서 월동하는 곳은 한강어귀를 비롯, 경기도 고양군, 충남 서산 태안지방, 함경도 해주지방 등인데 매년 10월중에 찾아와선 이듬해 3∼4월에 떠난다.

얼마전만해도 월동지역에선 두루미떼를 자주 구경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젠 그 수가 크게 줄었다. 다만 휴전선부근 비무장지대에서만 매년 몇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따름이다.

두루미의 식성은 식물성을 주로한 잡식이다. 곡류의 씨앗, 연한 식물 잎과 뿌리 등이 주식인데 옥수수, 벼, 땅콩은 가장 좋아하는 먹이다. 그밖에 곤충, 지렁이, 달팽이 ,조개, 게, 개구리, 어류를 먹고 때로는 뱀, 새, 쥐 등도 잡아먹는다. 하지만 식물질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다.
두루미에 관한 얘기들은 도처에 깔려 있다. 일설에 따르면 우리 할머니들이 옛날에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게 된 것도 두루미의 모습을 본땃다고 한다. 고전무용중의 하나인 학춤도 두루미 한쌍이 추는 춤에서 연유된 것이다. 그만큼 두루미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새였던 것이다.

목청이 탁 트인 이유

모든 새들이 그러하지만 춘삼월 호시절이 되면 두루미의 가다듬은 것은 한층 선명해지고 정수리의 빨간 부분도 더욱 산뜻하고 아름다와진다. 특히 수컷의 정수리는 암컷보다 빨간 부분이 더 커져 암수 구별도 쉬워진다. 두루미는 사철을 통해 울고 춤추지만 정작 사랑의 합창을 하거나 무도를 멋지게 해보이는 때는 바로 춘삼월이다.

두루미의 합창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재미가 있다. 우선 이들 부부는 서로 아주 바라보고 선다. 이어 수컷이 긴 목을 한층 길게 뽑아 하늘 우러러 보고, 반쯤 펼친 날갯죽지를 들먹이면서 크게 '꾸루룩'하고 운다. 이때 암컷은 약간 목을 낮추고 '꾹꾸'하면서 장단맞추듯 날개죽지를 들먹이면서 반주를 넣는다.

이것을 연속적으로 반복하기 때문에 우리가 듣는 두루미의 울음소리는 '꾸루룩 꾹꾸 꾸루룩 꾹꾸'가 된다. 이 울음소리는 어찌나 큰지 사방이 조용할 때는 3∼4km 밖에까지 들린다. 이같은 두루미의 합창은 반드시 발정기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의소소통할 때, 야외에서 식구들이 모두 모였을 때, 동료를 부를 때, 위험을 알릴 때, 먹을 것이 없다거나 날씨가 변할 때 부부가 합창을 한다.

두루미의 울음소리가 큰 것은 목이 긴데도 원인이 있지만 기관 (氣管) 이 목뼈 내부를 마치 나팔같이 꾸불꾸불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관은 자그마치 1m나 된다.

두루미는 합창이 끝나면 곧 춤을 춘다. 한동안 어우러져 합창을 하고난 부부는 다시 매무새를 바로잡고는 목을 숙여 맞절을 한다. 마치 무도회에서 댄스를 하기 전에 목례를 하는 것과 같다. 목례가 끝나면 춤을 신나게 추는데 어떤 때는 활개를 치며 좌우로 돌기도 하고 부부가 가슴을 맞부딪칠것같이 접근을 했다가는 물러서기도 한다. 동작 하나하나가 참으로 우아하고 경쾌하다. 춤이 끝나면 두루미부부는 종족보존을 위한 사랑을 나눈다.

이른 봄이 되면 여러 쌍의 큰두루미 재두루미 선녀두루미 관학 등이 이러한 멋진 무도끝에 사랑의 데이트를 한다. 뜨거웠던 봄이 지나면 두루미는 곧 알을 낳기 위해 둥지를 튼다. 수컷이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며 마른 나뭇가지 지푸라기 풀잎 등을 물어 나른다. 암컷은 수컷이 물고온 것들을 받아 직경 70∼80cm의 둥지를 틀고 정착한다. 둥지에 든지 2∼3일 뒤면 1개의 알을 낳는다. 그리고 다시 2∼3일 뒤에는 1개의 알을 또 낳는다. 두루미는 언제나 2개 이상의 알을 품지 않는다.

그러나 사육되는 두루미는 사람의 짓궂은 욕심(?) 때문에 2개 이상의 일을 낳아야 한다. 낳는대로 알을 빼앗아오면 어미 두루미는 한해에 8개까지 알을 낳는다. 동물원에선 이 알을 인공부화시켜 점차 감소해가는 두루미의 종족을 번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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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성원 진료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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