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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알아듣는 전기달팽이관 출현

기존 보청기보다 여러 수 위

국내에서도 전기와우이식술이 성공리에 수행되었다. 이는 청각이상자들에게 대단히 반가운 소식.

듣는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귀를 '쫑긋하게' 하는 수술이 최근 성공을 거뒀다. 연세대 이비인후과 김희남교수팀이 전기와우이식수술을 수행, 국내 최초로 개가를 올린 것이다.

결국 전기와우를 청각장애자의 와우에 이식한 수술인데, 전기와우 그리고 와우란 무엇일까? 와우란 귀의 내이(內耳)안에 있는 나선형의 기관으로 소리를 받아 청각신경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달팽이 모양으로 생겨 달팽이관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와우가 고장나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 망가진 와우를 대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전기와우이다. 전기와우는 귀에 장치하는 마이크로폰, 포킷용 소리 조정장치, 귀뒤에 이식, 삽입하는 레시버, 달팽이관 속에 장치하는 전기와우로 한 세트를 이루는데, 가격은 1세트당 1만6천달러 정도이다.

이 전기와우가 작용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마이크로폰에 잡힌 소리를 소리조절장치를 통해 증폭조절하고 이를 레시버에서 무선으로 수신한다. 수신된 소리는 최종적으로 전기와우에 전달되는데, 전기와우에 있는 22개의 전극이 주파수에 따라 청각신경을 자극, 소리를 감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때 환자가 듣는 소리는 전기자극을 통해 오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소리와는 다르다. 실제 수술을 받았던 환자에 의하면 "로봇 소리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배우고 난 뒤에 청각손실이 된 환자도 수술 후 약 1∼3개월간의 재활훈련치료를 거처야 소리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전기와우수술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대해 김희남교수는 "18세 이상의 성인으로 보청기를 끼워도 잘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자, 특히 청각신경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환자에게 유효하다. 또 중이염이 있는 환자라면 중이염 치료 후에 이식수술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아울러 김교수는 "소리를 들은 경험이 전혀 없는 환자는 수술효과도 미심쩍을 뿐아니라 재활교육기간이 무척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아직 의료보험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시술비용(전기와우세트 가격 제외) 만 2백여만원이 드는 전기와우이식수술은 약 4시간동안 진행된다. 현미경을 이용해야 하는 미세한 수술이나 수술자체는 어렵지않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전기와우의 수명은 거의 반영구적이며 이물(異物) 현상이 없어 후유증이 적다는 것도 큰 장점.
 

국내에서도 전기와우이식술이 성공리에 수행되었다. 이는 청각이상자들에게 대단히 반가운 소식


볼타가 시작해

이 수술의 기원은 2백여년 전인 17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난청으로 고생하고 있었던, 볼타전지로 유명한 볼타가 자신의 귀속에 전극을 삽입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전극에 약 50볼트의 전압을 흘려보냈는데 물끓는 소리를 들었다.

물론 이때는 전기공학이나 청각생리가 발달되지 않은 시기였으므로 볼타는 자신의 난청을 치료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기자극에 의한 소리의 감지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실용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다가 1957년 프랑스에서 그 결실을 보았다.

그후 전기와우이식수술은 전세계로 파급, 현재는 약 3천케이스가 시행되었다. 수술성공률은 90% 이상이며, 환자가 2∼4주 후에 전기소리를 듣게 되면 성공.

전기와우이식수술의 수혜자가 될 '정상 청각세포, 비정상 청각신경'를 가진 후천성 청각장애자는 국내에 약 5만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귀가 멀게 된 이유는 염증성질환, 약물중독, 소음성 난청, 교통사고 등이라는 것이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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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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