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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세이② 인공지능과 바벨탑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사소하고 스스로 결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의 알고리즘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기술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도 하다. 인체를 살펴보면 물론 두뇌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되고 있으나 사실상 두뇌는 온 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주어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을 보조할 따름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 이 글은 분명히 종이 위해 검은 잉크로 쓰여져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두뇌속의 기존 데이타와 비교되어 결국 무슨뜻인지 해석되고 주변 관련 지식이 결합되어 완전한 뜻이 이해된다. 이 과정을 단순하게 추적해보자. 우선 보기 위해서는 광원이 필요하다. 그것이 태양빛이든, 전등 빛이든 어떤 기준이 되는 광원에서 대량의 광량자가 튀어 나와 주변의 물질에 대량으로 조사되고 산란되고 반사되어 이 빛들이 일단 우리 순으로 하여금 물질을 식별하도록 해 준다. 이 책의 잉크분자들은 일단 갱지와 공기의 경계에 화학적 결합을 일으며 웬만한 기계적 충격(긁어 내린다든가 등의 마찰 에너지)으로는 변형되지 않는다. 대규모 광원으로부터 비추어진 및 알갱이들은 이 갱지와 잉크의 바운더리에 부딪친다. 일단 부디친 빛 알갱이들 중 갱지와 잉크 분자의 고유 진동과 (모든 물질은 일정 진도수로 운동을 하고 있다) 동일한 진동수를 가질경우 그틈사이에 끼어들어 그 분자들의 진동에너지를 증가 시키는 방향으로 흡수되며, 그렇지 못한 빛 알갱이들은 전부 반사된다. 이 반사된 빛은 눈의 수정체를 거쳐 시홍 세포의 분자 구조체에, 파장에 따라 다른 전자에너지를 전달시켜 주며 이 작은 전자에너지의 차이가 뇌로 전달된다. 뇌는 이러한 작은 에너지들의 차이를, 해당되는 뇌세포에 미리 기억되어 있는 기본 형태 구조를 이용하여 그려준다. 그려진 상은 빠른 속도로 이미 기존에 익히 학습해온 패턴에 따라 비교되어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물체라도 이미 보아왔던 물체의 복합상을 통해 그것이 무엇일까를 추론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생긴다. 기계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 절대로라는 말은 기존의 결정론적인 컴퓨터에서 확률적인 머신으로의 진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수정되어질 수 없다.

배운 지식을 다음의 어떤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기계, 컴퓨터 계에는 전문가시스팀이라는 인공지능형시스팀소프트웨어가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에서도 사용된다. 워크스테이션이란 사용자 한사람이 마치 퍼스널 컴퓨터를 갖는 것과 비슷하나 보다 전문화된 고급 컴퓨터시스팀을 의미한다. 용도에 따라 의사의 전문지식, 엔지니어의 전문지식 등을 따로 담아 두어, 이를테면 환자가 병원에 가서 의사를 거치지 않고, 엑스퍼트 시스팀에 의해 진찰받고 치료과정의 도움을 받는 등 상당히 똑똑한 축에 드는 컴퓨터 시스팀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팀이, 혹은 장기를 두는 로봇 혹은 마치 사람과 같이 청소도 해주며 간호 보조도 해 주는 로봇의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할 수 있을까? 인간처럼 교육에 의한 학습효과와 그를 기본으로 한 본능, 후천적 획득형질의 접합이 컴퓨터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난 센스, 한마디로 겉 껍데기만 계속 갈아끼우는 결정론적 컴퓨터의 새로운 구현 방법일뿐, 어느것 하나에서도 '자발적'인 학습의 '본능'과 창조에 대한 '의욕'을 갖는다는 것은 문자 그래도 아직도 난센스이다. 즉 기계는 '시킨 일'만을 할 따름이다. 이런 시스팀만으로는 결코 수많은 이 세상의 온갖 상황을 이해시킬 수도 효과적으로 답을 구해낼 수도 없다. 설혹 있다하더라도 현존하는 인간의 최첨단 기술만을 이용하여 인간과 유사한 컴퓨터를 만든다면, 장담하건대 우주 공간의 크기만 해져야 할 것이다. 즉 현존하는 컴퓨터에 설계 이론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가능한 방법이 있는가?

하와가 선악의 열매를 따 먹는다든가, 인간들이 바벨탑을 쌓아 간다는가 하는 따위의, 주어진 금지 사항에 대한 반발은 결국 현재의 기계 설계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결정론이 아닌 확률론에 의거한 결정론이 아닌 확률론에 의거한 컴퓨터라면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뉴턴이 고전 역학의 운동방정식들을 제안했을 때 이미 세계의 운명은 결정지원진 것처럼 여겨졌다. 즉 어떤 물질에서 초기 위치와 그 물질의 운동량을 알면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이용하여 앞으로 그 물체의 운동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해 낼 수 있었기에 사람 역시 누구나 이미 태어날때부터 위치 함수와 에너지 함수로 정해진 물질의 집합체일뿐이라는 그 유명한 운명론에 젖어들고 만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접어들면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하이델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이론과 파동방정식은 일거에 운명론을 파괴시키고 모든 것이 확률적으로만 이루어진다는, 인간의 의지 혹은 자연 혹은 특별한 다른 존재의 간섭에 의한 불확정성 팩터(fator)를 증명해냄으로써 사상과 예술의 조류는 다시 운명론에서 벗어나 확률론으로 바뀌어 나갔다. 이 이야기를 컴퓨터에 적용시켜 보자. 현재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컴퓨터도 이미 설계, 제작되었을 때는 그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여 비록 오동작에 의한 예측 불허는 허용되더라도 이러이러한 오동작 역시 이미 정해저 있던 길을 잘못된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컴퓨터가 걸어간 것에 불과할 뿐, 컴퓨터 스스로가 잘못을 범하는 경우는 없다고 얘기할 수 있다. 즉 컴퓨터의 모든 결과는 이미 결정되어 있기에 컴퓨터 스스로의 운명은 바뀌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해보자. 컴퓨터에게 여러가지 선택의 경우를 부여하고 그것을 설계한 디자이너의 의도는 전혀 개입시키지 않은 채 컴퓨터 스스로 확률적으로 그 결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의 알고리즘(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어진다면, 컴퓨터에서의 진화가 이루어진다면, 즉 스스로의 필요성에 의해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자신의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확률론에 의한 컴퓨터는, 분명히 인간을 닮은 기계에 밝은 전망을 줄 것이다. 컴퓨터의 기계장치를 전기에너지와 물리적 인공제품으로 구성할 경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이 유사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의 크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즉 형이하학적인 컴퓨터 제작 시술로는 감히 인공지능이라는 어휘를 사용하는 것 조차 유치한 일이다. 돌아가는 소프트웨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존하는 갖가지 인공지능용, 병렬처리용 프로그램과 같은 식이라도 우선 그 코드를 담아둘 장치가 불가능하다. 디자이너의 의지를 담지 않은 확률적인 시스팀의 프로그래밍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만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 전부를 한꺼번에 묶어 동시에 연산을 시작하더라도 우주의 끝날까지 계산만으로 끝날것이다. 이 역시 형이하학적인 소프트웨어로는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컴퓨팅 파워는 아직도 인공지능 혹은 인공생명을 얻어내는데 모자란다는 것인가? 이 지구상에 현재 돌아가는 온갖 컴퓨팅 파워를 한 곳에 집결시켜도 개미 한마리가 갖는 생명의 확률적 생존을 이해시키 것은 불가능한가? 전적으로 맞다. 형이하학적인 기계적 재료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존의 컴퓨터에서 인간은 확실히 진화해야 한다. 석기시대에서 금속문명시대로 진화한 것과 같이, 엄청난 속도로 급하게 인류는 진화되어야 한다. 인간의 지혜는 한 곳으로 모아져야 한다. 현재의 석기시대(반도체의 주성분인 실리콘과 다양한 응용에 사용되는 세라믹은 모두 돌의 일종이다)로부터 인공지능과 인공생명을 창조해야할 새로운 문명시대로 나가야 한다. 여기서 형이상학적인 에너지의 종류와 그 에너지를 이용한 내추럴 컴퓨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이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대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결집되어야 하는지, 그 결집된 힘을 이용하여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는지 관심을 갖고 한번쯤 돌아 보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스스로 선탤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을 착각이라 나타내는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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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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