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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으로 배우는 16비트 PC⑤ 논리적 판단의 도구, 스프레드시트

계획을 수립하거나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논리적인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바로 이 목적에 알맞는 프로그램이다.

스프레시트(spreadsheet)는 개인용컴퓨터가 사무실의 책상위를 차지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만큼 개인용컴퓨터의 특성에 맞기 때문이다. 키보드를 만지는 일을 천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그 생각을 크게 바꿔 놓았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관리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계획서 혹은 실적보고서 등과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그 성격상 이런 서류들은 한번에 완성될 수 없다. 몇개의 숫자만 바뀌어도 서류 전체를 완전히 다시 만들어야 하므로, 창조적인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할 시간과 정력이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에 소모되기 쉽다. 그러나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한번 입력한 내용은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어지고, 복잡한 계산과정에 사용될 숫자 몇개가 틀려도 그것만 고치면 재계산은 컴퓨터가 순식간에 처리해준다.

어느 아르바이트가 더 수익이 좋을까?

경수는 S대 학생으로서 가을 학기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석달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한다. 그때 당시 그는 2가지 아르바이트 자리를 놓고 어느 것이 더 수입이 좋은가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금방 알 수가 없었다. 하나는 교외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서 인명구조원으로서 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내의 한 스낵체인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당연이 급료가 높은 쪽으로 선택해야 하겠지만, 그 일을 하게 됨으로써 지출해야 하는 경비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수영장에서의 일은 스낵체인에서의 이보다 급료면에서 더 좋았다. 세금을 제외한 수입이 26만원쯤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숙집에서 먼 것이 문제였다. 한달에 교통비가 3만8천4백원이나 들 것이 예상되었으며 샌들, 선글라스, 수영복 등을 구입할 1만6천원의 지출이 필요했다. 스낵체인의 급료는 세금을 제외하고 23만원으로 좀 적었지만, 전철로 갈 수가 있어서 한 달 교통비는 학생 전철표값 6천원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특별한 추가지출이 필요없는 것이 장점이었다.

경수의 고민은 경수의 친구인 현철의 도움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그것은 IBM PC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로터스 1-2-3를 써서 (표1)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표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낵체인에서의 아르바이트가 2만3천2백원 만큼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한다.

(표1)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작성한 전형적인 예이다. 이것이 비록 간단한 예이지만 경수가 어떤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사실 이런 예들은 큰 조직체의 관리부서에서는 매일같이 일어난다. 관리라는 업무의 대부분은 이런 종류의 판단과 밀접한 관련을 맺기 마련인 것이다. (표1)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지 못할 것은 없겠으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그리고 실제의 업무에서는 (표1)보다 더 크고 더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불가능했거나 몇주일 걸리던 작업이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가능해지거나 몇십분만에 끝낼 수 있게 된다.


(표1)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로 작성한 2가지 아르바이트의 수입 비교표


전자 스프레드시트는 무엇이 다른가?

앞에서 살펴본 예와 같이 현실에서의 대부분의 결정은 자료의 분석 및 평가에 그 근거를 둔다. 그리고 그 자료라는 것은 수치 자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스프레드시트(speradsheet) 라고 하는 종이에 수치 자료를 써서 보관했다. (표2)는 스프레드시트의 한 예이다.

스프레드시트는 회사의 경리 혹은 회계처리에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식의 서류를 사용했다. 이와 같은 스프레드시트의 단점은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표1)과 같은 내용을 스프레드시트에 썼을 경우 한달의 교통비 금액이 변경되면 교통비의 합계, 지출의 합계, 수익도 변경되어야 한다. 그런데 예산을 계획하는 것과 같은 작업은 수치 자료를 수없이 변경하여 그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매우 동적인 일이다. 실제로 신년도 예산수입을 할 때는 경리부 직원들이 몇주씩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하는 일에 시달리곤 한다.
이와 같이 불편한 스프레드시트 작업을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램으로 처리할 것을 생각해낸 사람이 미국이 '댄 브릭클린'(Dan Brichlin)이다. 그는 1978년 하버드 대학에서 전자적인 스프레드시트의 개념을 고안해내고 친구인 '봅 프랭크스톤'(Bob Frankston)과 함께 그 개념을 애플컴퓨터에 실현시켰다. 이 프로그램이 바로 비지칼크(VisiCalc)이다. 비지칼크는 크게 성공해서 1981년 까지 10만개가 팔렸고, 1983년까지는 50남개가 팔렸다고 한다. 비지칼크의 대를 이어 오늘날까지 널리 보급되고 있는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로터스 1-2-3라는 것이다. 이것은 애플컴퓨터보다 강력한 IBM PC에 구현되었는데 비지칼크보다 기능면에서 크게 향상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 스프레드시트, 즉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수작업으로 작성하는 스프레드시트에 비하여 어떤 장점을 제공하는가? 이 점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일단 한번 입력한 내용은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빈번한 수치의 변화가 일어나도 변화된 부분만 다시 입력하면 되므로 매우 편리하다.

둘째 계산은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의해서 행해진다. 그러므로 몇개의 수치를 변경했다고 해서 사람이 스프레드시트 전체를 다시 계산할 필요가 없다.

셋째 스프레드시트의 작성을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기능들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스프레드시트중 일부 영역을 복사하는 기능, 열의 폭을 조정하는 기능, 수치가 표현되는 형식을 다양하게 지정하는 기능, 기존의 스프레드시트에 새로운 열(혹은 행)을 삽입하거나 존재하던 열(혹은 열)을 삭제하는 기능 등이 있다.

네째 복잡한 계산을 간단하게 처리해주는 함수 기능들이 제공된다. 삼각함수와 같은 공학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함수, 시간과 날짜를 처리하는 함수, 이자율 구하기와 같이 회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함수, 평균 구하기와 같이 통계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함수, 데이타베이스 기능을 제공하는 함수 등이 있다.

다섯째 수치를 그래프로 표현하여 수치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림1)은 로터스 1-2-3가 제공하는 6가지 종류의 그래프 종류이다.

여섯째 매크로(macro)라고 하는 프로그램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을 자동화시킬 수 있다. IBM PC의 대표적인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포터스 1-2-3는 다양한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 매크로 기능을 이용하면 로터스 1-2-3가 제공하는 기능을 거의 사용할 수 있어서 완벽한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

일곱째 빠른 계산속도는 스프레드시트상에서 한 요소의 변화가 다른 요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일종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신년도의 판매계획을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로 작성하였을때 신년도의 환율에 대한 예상을 1%단위로 바꾸어보면 그에 따른 원가비의 상승률이나 제품의 단가에 미치는 영향을 즉시 알아낼 수 있다.

이외에도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자체로서 얻는 장점도 많다. 다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표2)수작업으로 작성한 스프레드시트의 예


스프레드시트의 구조

지금까지 스프레드시트의 장점에 대해서 살펴 보았는데, 이번에는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용어를 알아보기로 하자. (그림2)는 로터스 1-2-3에서의 작업공간이 워크시트(worksheet)와 워크시트를 구성하는 단위들을 보인 것이다. 그것은 cell, 영역, 행, 열의 4가지이다.

워크시트는 셀(cell)이라고 하는 문자나 숫자가 보관될 수 있는 공간이 모여서 구성된다. 이 셀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이름을 붙이기 위하여 열번호와 행번호가 존재한다. 열번호와 행번호를 혼동하지 않도록 열번호는 알파벳으로 붙이고, 행번호는 숫자로 붙인다. 따라서 셀을 가리킬 때는 열번호와 행번호를 연달아 붙인 것을 이름으로 사용한다. 즉, (그림2)에서처럼 A열의 1행에 있는 셀이 A1이라고 한다.

워크시트상에서 여러개의 셀, 즉 영역을 지정하거나 나타내고 싶을 때는 그 영역의 좌측 상단의 셀과 우측 상단의 셀을 사용한다. (그림2)에서 보는 것과 같이 나타내고 싶은 영역의 좌측 상단의 셀번호와 우측 상단의 셀번호 사이 · · 을 두어 표시한다. 이렇게 표시하면 워크시트상의 위치는 정확하게 표시되더라도 그 의미(지정된 영역에 들어 있는 데이타의 의미)는표시할 수 없다. 그래서 로터스 1-2-3와 같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임의의 영역에 알파벳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림1)로터스1-2-3가 제공하는 그래프의 종류/선 그래프, 막대 그래프,XY 그래프,원그래프 등.


소프트웨어의 기능

(그림2)와 같은 워크시트에 데이타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처리를 하는 것이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의 기능이다. 데이타는 각 셀에 들어가게 되는데. 데이타의 종류는 크게 문자 데이타, 숫자 데이타, 공식 데이타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특히 공식 데이타가 매우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림 3)은 로터스 1-2-3에서 사용하는 공식 데이타가 어떤 것인가를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셀 A1에서 A3까지에 들어 있는 것은 숫자 데이타이고, 셀 A4에 있는 것은 문자 데이타이다. 역시 슬래시(\)는 그 뒤에 있는 문자 데이타를 셀의 폭만큼 반복시켜 표시하라는 특수 기능을 갖고 있다.

셀 A5의 내용이 공식 데이타이다. 공식 데이타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숫자나 문자에 관계된 식의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실제 숫자나 문자와 같은 상수, 하나의 셀 또는 영역과 같은 변수, 여러가지 기능을 제공하는 함수이다. (그림3)에서 ◎SUM( )이 함수인데, 이 함수는 괄호안에 지정된 셀 혹은 영역에 들어 있는 수치의 합계를 구해준다. 따라서 셀 A5의 공식은 A1+A2+A3로 바꾸어도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물론 ◎SUM( ) 함수를 사용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관리하기도 편리하다. 만약 A1..A3의 영역을 SALES라고 이름붙인다면 ◎SUM(SALES)로 하여 같은 결과를 얻으면서도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그림3)에서 살펴본 것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기능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 기능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수십페이지의 지면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중에서도 공식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간단한 형태로 소개하였다. 셀 A5에 205를 직접 넣지 않고 공식을 사용한 잇점은 영역 A1..A3의 수치들을 변경시키면서 그에 따라 셀 A5에 표시된 숫자도 변경되는 것을 봄으로써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로, 세로로 몇십줄씩 차지하는 위크시트를 작성하여 몇개의 숫자를 변경시킬 때 그에 따라 전체의 계산이 다시 행해지는 것은 모두 이 공식이라는 개념의 덕분인 것이다.


(그림2)로터스 1-2-3에서의 워크시트


선택의 여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그 효용성을 초보자로 금방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용 소프트웨어에서는 위드프로세서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제작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한글 카드라는 하드웨어를 추가해야 사용할 수 있는 단점을 갖고 있다(대기업의 IBM PC 호환기종 중에는 한글 시스팀이 내장되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한글을 쓸 수 있도록 수정된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8비트 개인용 컴퓨터에서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는 바지칼크가 단역 주역을 차지했으며, 16비트 개인용 컴퓨터인 IBM PC 호환기종의 시대로 접어들자 로터스 1-2-3가 등장하여 시장을 장악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대부분 로터스 1-2-3를 사용한다. 관련서적도 가장 많이 나와 있고, 사용자도 많고, 부속 유틸리티 프로그램도 가장 많이 발표되어 있다.

로터스 1-2-3에 도전했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도 많았다. 하지만 기능의 열세라기 보다는 표준이라는 힘에 밀려 별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로터스 1-2-3의 힘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것은 포기하고, 호환성을 가지면서 더 기능이 좋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 최근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쿼트로'(QUATTRO)라는 약간 이상한 이름의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최소 재계산 기능(워크시트에서 셀의 내용을 수정했을 때 그 셀의 변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셀만을 재계산하여 재계산에 소용되는 시간을 줄이는 기능), 개선된 매크로 기능, 개선된 그래픽 프린터 기능, 한글 데이타를 잘 받아주는 특성 등을 제공하면서도 로터스 1-2-3와 거의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한다.

국내에서도 이제 로터스 1-2-3와 같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사용법만을 설명한 매뉴얼 형식을 지양하고, 실무에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활용도서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 사용자에게는 보다 행복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에 있으면서 수치를 많이 다루는 직업 혹은 수치에 의거한 계획수립, 의사결정을 행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림3)공식 데이타의 기능
 

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탁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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