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에서 미네럴로 바뀌고 있는 경향에 따라 건강에 대한 생각도 급회전하고 있다. 미량금속의 중요성에 대한 최신의 연구성과를 요약, 소개한다.
가끔 "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오는것은 어째서일까. 사람의 혈액과 바다물은 농도가 3~4배 다르기는 하나 원소의 비율이 거의같다.
아직 바다 속에서 생활하고 있던 현재의 척추동물 조상이 혈액을 비롯한 '순환기계통'을 완성하여 몸 속의 환경을 일정하게 갖추게 된것은 4억년 쯤 전이다. 그무렵부터 척추동물은 육지로 올라왔는데 그후 진화한 인간의 몸에는 태고의 바다를 혈액으로서 내부에 지니게 된것이다.
그러므로 혈액과 해수의 조성이 비슷한 것은 당연한 것이며 두가지의 농도가 다른것은 오랜 동안에 육지에서 흘러든 소금등에 의하여 바다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나는 것도 그런 몸 속의 태고의 바다 때문인지 모른다. 그런데 최근에 인간의 몸에 함유된 원소에 대한 뜻밖의 사실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독물이 인체의 필수요소로 작용한다.
크롬(Chrom·기호Cr)을 예로 들어보자. 6가크롬공해로 화제가 되었던 중금속 크롬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셀렌(Selen·기호Se)은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인간의 몸에 필요한 원소는 칼슘(Ca)이나 나트륨(Na)을 비롯 극히 미량인 코발드(Co)같은 것까지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금속도 모두 극히 미량으로 몸에 함유되어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몸의 99.6%는 주요원소(major element)라 불리는 산소(O), 탄소(C), 수소(H), 질소(N)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준주요원소인 칼슘(Ca), 인(P), 유황(S), 칼륨(K), 규소(Si)가 약 3~4%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미량원소(trace element)이다.
이 미량원소(금속)는 모두 합쳐 0.02%밖에 안된다.
또 달리 말하면 몸속의 함유량이 철(Fe)보다 적고 1일 소요량이 1mg 이하의 것을 미량원소 또는 미량금속이라 한다. 그러나 그런것들중의 대부분이 최근에 와서 인간의 몸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인간의 몸과의 관계가 잘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철이나 요드(I)가 있다.
요드부족으로 일어나는 갑상선비대는 히포크라테스(고대 그리스의 의사·기원전 460~기원전375) 시대에 이미 해조(海藻)를 익혀 먹으면 낫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갑자기 미량금속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일까.
첫째 기술이 진보하여 체내의 미량금속을 잴수 있게 된것이다. 그리고 먹이를 정제하여 크롬이면 크롬만을 넣어 동물에 먹여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이 가능하여진 것이다. 이런 실험으로 옛날에는 독성이 있다고 생각되던 것이 몸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비소(As)는 옛날에는 독살할때 등에 쓰인 대표적인 독물이었는데 현재는 극미량의 비소가 필수요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제까지 독약이라고 생각되던 것이 내일부터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된다니 희한한 일이다. 그러나 이점을 잘못 이해하여 비소를 먹거나해서는 큰일이다.
적당온도와 같이 적당량인른 것이 있다. 카드뮴(Cd)도 너무 많으면 카드뮴간염이 되지만 그렇다고 제로가 되어도 안된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미량금속을 독인가 필수인가라는 식으로 생각했다. 그렇게볼때 비소는 독이될 것이다. 그러나 많으면 독이되지만 어떤 양이하일때는 부족에 의한 장해가 일어난다는 관점에서 비소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된다.
이런것을 기초로 사람이 몸속에 지니고 있는 미량금속이 필수의 것이라고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미량금속이 부족하면 인간의 몸에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철이나 요드를 제외하고 그런것이 밝혀진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량금속결핍으로 생기는 여러 증상
1970년대에 들어와 셀렌 결핍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중국에는 케샨병(Keshan disease)이라는 만성지방병인 심근증(心筋症)이 있다. 옛날에는 이것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인데 그 환자를 조사한 결과 케샨병이 없는 지방사람들에 비해 셀렌이 적었다. 그래서 셀렌을 실험적으로 투여해 보니 케샨병이 깨끗하게 나았다. 이로써 케샨병은 셀렌결핍으로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때까지 셀렌은 그것을 많이 함유한 풀을 먹은 가축이 발굽이 녹거나하는 증상을 동반한 중독을 일으키는 나쁜요소였다. 그러던것이 좋은 요소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셀렌은 지역적으로 분포에 차이가 있다. 흙 속에 함유된 셀렌이 적으면 거기서 자란 식물로 셀렌 함유량이 적어져 그 지방 사람이 결핍증을 일으키게 되고 과잉인 곳에서는 가축에 중독이 일어난다. 그리고 셀렌이 적은 지방에서는 암의 발생이 대단히 많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셀렌은 1956년에 그 필수성이 증명되기까지는 발암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췌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성숙한 암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은 못한다는 많은 학자의 견해도 있다. 그래서 항암작용을 한다기보다 셀렌결핍증이 되면 암이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
아연(Zn)도 마찬가지다. 최근 아연부족으로 맛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있다.
18세에서 23세까지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통으로 식별되는 미묘한 소금맛에 그녀들이 둔감하여져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 원인은 다이어트 등에 의한 아연 결핍에서 온 것으로 드러났다. 맛을 모르는것 만이라면 그래도 괜찮으나 본격적인 아연결핍이 되면 어른이 되지 못하게 된다.
인간의 모유에는 아연이 많으나 분유에는 없다. 그래서 어떤 방법으로 아연을 첨가해야할까 하고 소아과 의사들이 최근 10여년 동안 연구해왔다. 약 5년전에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던 국제영양학회에서는 우유에 대한 아연첨가효과에 대한 보고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나라에선 지금도 아연 첨가가 금지되어 있다. 아연이 결핍되면 생육부진과 미각 장애들이 생긴다. 그러나 아연을 조금만 섭취하면 눈에 뜨일정도로 효과가 나타난다. 아연 부족과 성장지연의 관계가 밝혀진 것은 1960년대가 되어서다.
이란에서 어른이 되어도 치모가 나지않는 어린이 같은 몸을 한 케이스가 발견되었다. 그런 사람에게 아연을 투여하자 증상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들은 아연섭취량도 적지만 아연이 흡수되기 어렵게하는 점토를 먹는 습관이 있어 아연결핍이 될수 밖에 없었다.
성에 깊이 관련되어있는 미량금속
아연은 성장뿐만 아니라 성(性)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사람의 몸 속에서 가장 아연이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함유율이 높은 곳은 눈의 망막과 전립선및 고환, 그리고 시상하부의 성호르몬에 관계하는 신경이다. 그 중에서도 전립선에 가장 많다. 전립선은 남성의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알 크기만한 기관으로 사정할때 정자가 그 속을 통과한다. 그곳에 어째서 아연이 많은가는 밝혀져있지 않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전립선을 통과하자마자 정자들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1967년에 개의 실험으로 그런 결과가 밝혀졌다. 정자는 고환에서 생겨나 부고환. 정관을 거쳐 전립선 속을 통과하여 사정된다. 그 전립선 바로 앞의 정관팽대부까지의 정자를 집어내 살펴보면 별로 활달하지 못하다. 그러나 전립선을 통과해 정액과 함께 나온 정자를 살펴보면 대단히 활기가 있다. 이 힘은 전립선의 아연이 불어넣은 에너지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고환속의 정자를 끄집어내 그 아연의 중량을 달아보았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서 운동량과 아연의 양을 비교하기도했다. 그러자 아연의 양과 정자의 운동량에 상호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이번에는 개의 부고환 속에서 정자를 끄집어내 시험관 속에서 아연을 투여하여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러자 정자는 아연을 섭취하여 활발하게 운동했다.
거꾸로 금속에 흡착하는 키레이트(Chelate) 물질을 써어 아연을 제거해버리면 정자운동이 멈추게 된다. 이 역시 정자는 아연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옛날부터 굴은 정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 굴에는 1백g 속에 1백mg이나 되는 소맥배아(胚芽)의 8배 가까운 아연이 함유되어 있다. 실제로 아연을 섭취하여 정력을 회복한 사람의 예도 많다. 이 아연이 필요한 것은 정자만이 아닌 것 같다.
아연은 섹스미네럴이라할 정도로 성과 관계가 깊은 물질이다. 그러나 어째서 아연에 의해 성적능력이 높여지는가는 간단히 결론내릴수 없다. 아마 시상하부에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의 아연부족이 해소되어 그때문에 성선자극호르몬과 방출호르몬의 분비가 높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하수체가 받아 성선자극호르몬을 더욱 많이 분비하고 그에 의하여 남성호르몬의 분비와 정자생산이 촉진되어 발기중추의 활동이 정상화된다고 풀이되고있다.
사람의 평균 아연섭취량은 얼마쯤되어야하는가. 미국이 발표한 표준섭취량은 1일 15mg이다. 이정도를 섭취못하고 있다면 식생활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사람에게 어째서 아연부족이 생기는가. 요즈음 인체에 모자라는 미량금속은 아연만이 아니다. 동(銅 ·Cu)도 철도 망간(Mn)도 부족한 상태다. 이것은 레토르트식품(retort food ·봉지에 넣은 식품을 1백~1백40도로 가압 살균한 것)을 비롯 식생활 속에서 가공식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공식품은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재료를 정제하여 만든다. 예를 들면 햄이나 소시지는 수분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콩단백질을 넣는다. 그러나 콩 냄새가 나면 좋지 않으므로 정제를 하게 된다. 그렇게되면 거기 함유되어 있던 미량금속이 없어져 버린다. 동이나 철이 있으면 산화를 촉진하므로 될수있는 대로 그런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필수금속은 이런 가공과정에서 10분의 1 또는 심할때는 1백분의 1로 줄어버린다.
이렇게 식품이 정제되기 시작하면서 미량금속에 문제가 생겼다. 미량금속은 쌀의 경우 대개 배아(胚芽)에 함유되어 있는데 정미를 하면 없어져 버린다. 그러므로 문명이 진보되면 진보될수록 미량금속 결핍이 심하게 일어나게 된다.
지금까지 독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미량금속이 몸에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이미 '결핍'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앞으로 자신의 몸속의 '태고의 바다'를 환경오염이라는 밖에서의 미량금속과잉과 안에서의 결핍이라는 두쪽의 적으로 부터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생명을 지키는 미량금속의 수수께끼
생체미량금속과 사람의 몸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암 치료에는 항암제를 쓴다. 그러나 항암제제느 효과가 있을수록 독성이 강하여 암을 치료하기보다 먼저 약의 부작용으로 몸이 상하게 되는 수가 많다.
이 항암제의 부작용을 미량금속이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의 한연구 그룹이 밝혀낸 성과다. 이 연구그룹이 주목한 것은 '시프프라틴'이라는 백금을 함유한 항암제다. 임상적으로도 쓰이고 있는 효과가 좋은 약이라한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도 심하여 도중에 투여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가끔있다.
시스프라틴은 신장이나 골수에 강한 독성을 끼친다. 그때문에 신부전으로 죽거나 조혈기능에 장해가 생기거나 한다. 또 신경이 상해 난청이 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이 시스프라틴과 함께 셀렌을 투여하면 신독성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항암작용도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셀렌은 생체필수금속이지만 독성이 강한 미량원소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어째서 이런 원소가 항암제의 독성을 억제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셀렌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때 공해문제로 떠들썩할때 '수은참치'가 화제가 된적이 있다. 참치는 자연상태에서도 식물연쇄에 의하여 미생물이 지니고 있던 수은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있다. 그때문에 몸 속에 고농도의 메틸수은을 지니고 있다. 메틸수은은 맹독성이며 '미나마따'병의 원흉이다. 그러나 그런 수은참치를 많이 먹고있는 참치잡이어선 선원이 미나마따병에 걸린 일은 없다.
그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셀렌에 있는 것이다. 참치의 체내에는 수은과 마찬가지로 셀렌도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셀렌이 수은의 독성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라 풀이되고 있다.
그러면 셀렌도 독성인데 어째서 수은의 독성을 억제할 수가 있는 것인가. 이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 일본의 연구그룹이다.
수은이 사람의 몸속에서 가장 해를 주는 부분은 신장이다. 신장에는 요의 재료가 되는 원뇨를 여과하여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으로 나누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이 어긋나면 원뇨속의 수은이 신장에 다시 흡수되어 버리게 된다.
중금속의 독성은 그 금속이 이온의 상태(전하-電荷-를 지닌상태)일 때에 나타난다. 유독성중금속이라도 어떤 물질과 결부하여 안정된 화합물로 변하면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셀렌은 수은을 그런 안정된 상태로 만든다.
셀렌은 혈액 속에서 셀레나이드(${Se}^{2-}$)라는 환원된 모양이된다. 셀레나이드와 수은이온은 단백질 아래에서 1대1로 결부된다. 즉 셀렌, 단백질, 수은의 복합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 복합체는 대단히 큰 분자가 되므로 신장에서 여과되지 않아 원뇨로 가지않고 재흡수도 되지 않는다. 또 이와같은 복합체는 적혈구속에서도 만들어진다. 그러면 수은은 적혈구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단백복합체가 최종적으로 간장에 이르면 '쿠퍼셀'(Kuffer cell)이라는 식작용세포(食作用細胞)에 먹혀 간장에 축적되어 간다. 이때 2개의 금속은 HgSe라는 대단히 물에 녹기쉬운 화합물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는 수은도 셀렌도 독성을 나타내지 않게 되어있다.
그런데 시스트라틴은 수은과 마찬가지로 신장에 장해를 주는 항암제다. 또 시스프라틴의 독성은 중금속인 백금에 원인이 있다. 그래서 수은과 같은 작용이 시스프라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째서 부작용은 억제하고 항암작용은 억제하지 않는 것인가. 그것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과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별도의 것이기 때문이다.
경이의 단백질 등장
시스프라틴은 DNA의 복제를 방해하여 세포를 파괴한다. 그때문에 평소에는 많이 증식하지 않는 보통의 세포에 비해 보다 활발히 증식하여 DNA를 복제하는 암세포를 강하게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스프라틴의 일부는 체내에서 대사되어 백금이 무기이온을 만든다. 이 이온이 신장등에 독작용을 주는 원인이 아닌가 보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수은과 같은 과정으로 백금의 독성도 없어질수 있을 것이다.
셀렌이 시스프라틴을 억제한다는 것은 동물실험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것을 인간의 임상실험에 응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점이 많다. 그렇지만 시스프라틴 부작용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은 많다. 한시라도 빨리 그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셀렌을 대신할 좀더 좋은 물질을 쓸 필요가 있을것이다. 여기서 착안할 것이 약품으로 이미 쓰이고 있는 비스무트(bismuth·蒼鉛 ·기호 Bi)이다. 이 비스무트의 백금무독화 메카니즘은 셀렌의 경우와 전혀다르다. 시스프라틴의 독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유독한 백금의 무기이온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메커니즘을 생각하면 된다. 인간의 몸속에는 이런 메커니즘이 원래 갖춰어져있다.
생물의 몸에는 중금속이 들어가면 메타로티오닌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다. 이 메타로티오닌은 중금속과 결합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메타로티오닌은 몸 속에 카드뮴 아연 동 은 비스무트등의 중금속이 들어가면 합성이 된다. 또 재미있는 것은 중금속에 따라 메타로티오닌이 합성되는 카드뮴이나 아연일때는 간장에서 합성되고 수은일때는 신장에서 합성된다.
비스무트가 선택된 것은 이 금속이 신장에 메타로티오닌을 유도합성하기 때문이다. 마우스 실험에서 이 비스무트가 셀렌보다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스무트가 효과적으로 나타난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 금속이 암세포에 메타로티오닌을 만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연을 사용하면 암에도 메타로티오닌이 생겨 항암작용까지 없어져 버린다. 현재 비스무트는 몇몇 병원에서 임상실험이 진행되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저장고 역할도 하는 미량금속
메티로티오닌은 최근 수년간 여러 분야에서 관심을 집중시킨 물질이다. 메티로티오닌은 분자량 6000, 아미노산으로는 60개 정도가 되는 극히 작은 단백질이다. 그리고 대단히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단백을 만드는 아미노산중 3분이 1이 시스틴(cystein)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시스틴에는 SH기(수호와 유황)라는 극히 반응성(환원성)이 높은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단백질(효소)은 이것을 하나 내지 몇개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시스틴이 효소반응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효소반응은 흔히 열쇠와 열쇠구멍의 관계로 설명한다. 그것은 효소단백이 복잡한 입체구조이며 그 구조와 꼭 맞는 특정의 상대하고만 효소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다. 그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거대한 분자속의 SH부문만이다. 즉 효소의 열쇠와 열쇠구멍은 분자의 어느위치에 SH는 그만큼 반응성이 높으므로 무턱대고 많이 있어서는 특정의 것하고만 결부된다는 효소의 기능이 생기지 않는다. 1개나 기껏해야 몇개정도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메티로티오닌은 물론 효소가 아니다. 그러나 아미노산의 3분의1에 반응성이 높은 SH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 보통의 것이 아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메티로티오닌은 대장균과 같은 원핵생물에서 포유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생물이 가지고 있는 단백이라는 것이다. 물론 생물종에 따라 분자량이나 아미노산 배열에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시스틴이 3분의 1이라는 점은 모두 공통되어 있다. 이런 단백은 지금까지 몇종류만 밝혀져있다. 그만큼 생명에 있어서 기본적이고 필요불가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메티로티오닌은 생체 속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하고 있다.
메티로티오닌이 몸속에서 합성되는 것은 앞에서도 설명한바와 같이 해로운 중금속에 몸속에 들어갔을 때다. 필수금속인 아연이나 동일 때도 생긴다. 그러니까 필수금속을 받아들여 필요에 따라 내놓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또 운동을 하거나 화상을 입었을때등 여러가지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합성된다. 이것이 생체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것인지는 현시점에서는 밝혀져 있지 않다.
또 한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이다. 마우스(생쥐)를 슈퍼마우스로 만든 케이스가 있다. 메티로티오닌 유전자의 스위치 부분을 떼어내 쥐의 성장호르몬 유전자에 이어 마우스의 수정란에 넣었다. 이 마우스를 아연이 댜량 함유된 먹이로 길러 성장호르몬을 대량으로 만들게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방사선도 막는 미량금속
메티로티오닌은 이밖에도 뜻밖의 작용을 한다. 실험결과 방사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현대는 환경오염을 비롯하여 생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것이 많다. 그런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몸에는 복수의 원인에 의한 장해가 생긴다. 이런 관점에서 여러가지 위험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케이스가 많다.
중금속과 방사선의 두가지 위험이 동시에 생체에 미쳤을 때 어떤 결과가 되는가를 조사한 것이다. 그러자 뜻밖에도 대량의 중금속을 투여한 마우스는 그렇지않은 마우스보다 중금속에 강한 저항성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2주 이내에 그 반이 죽는 반수치사랑(630라드 -rad-·자연방사선의 6천배)의 X선을 쪼인 마우스의 30일후의 생존율을 살펴보니 그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났다. 금속을 투여하지 않은 마우스는 56%가 죽었으나 망간이나 카드뮴을 투여한 것은 거의 살아남은 것이다. 또 더 많은 720라드의 방사선에서는 금속을 투여하지 않은 마우스가 거의 죽었으나 망간을 투여한 마우스는 69%, 카드뮴을 투여한 것은 87%가 살아남았다. 그러면 어떻게 중금속에 의하여 방사선이 방어되는 것인가. 방사선으로 몸에 상처가 생기는 것은 DNA에 복원불가능한 상처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중금속을 함유한 DNA합성효소가 상처를 입은 DNA를 복원하고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照射)후의 백혈구 수는 금속을 투여한 마우스도, 그렇지 않은 것도 모두 마찬가지로 상당히 줄어 있었다. 즉 백혈구를 만드는 세포분열이 활발한 부분이 손상되어 방사선으로 파괴된 DNA가 복원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방사선은 생체 속에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유리기(遊離基 ·free radical)를 만든다는 것이 밝혀져있다. 프리래디칼은 반응성이 강하고 세포막등의 생체막의 인지질(燐脂質 ·phospholipid)을 과산화시키거나 효소반응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생체막의 과산화는 노화요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것을 막기위한 메커니즘으로서 세포속에 글루타치온(glurathion)이라는 물질이 항상 존재해 있다. 글루타치온은 SH를 가지고 있어 강한 환원작용을 한다. 그때문에 프리래디컬과 재빠르게 결부하여 지질(脂質)의 과산화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편 메타로티오닌도 SH를 많이 가지고 있다. 즉 글루타치온과 마찬가지로 방사선에 의해 생긴 프리 래디컬에 재빨리 달라붙어 생체에 해를 주지 않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메타로티오닌에는 글루타치온의 작용을 도우는 기능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생물은 몇십억년이나 되는 동안 자연방사선을 비롯한 여러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때문에 이런것으로부터 자체를 지키는 메커니즘을 가지게 되었다하여 이상할 것은 없다. 메타로티오닌은 모든 생물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고등동물에서는 외부에서의 위험이 있을때 활동하는 긴급방위 메커니즘의 기능이 아닌가 생각된다.
메타로티오닌은 생체메커니즘이나 진화등의 연구와 바이오테크놀로지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앞으로 더욱많은 관심을 모으게 될 물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