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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이동식 기상레이다

보다 정확한 예보ㆍ분석을 위한 척후

기상관측과 예보가 아직도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날이 갈수록 과학화되고 있는 게 요즘의 추세다.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비롯, 각종 기상 장비를 통해 얻어진 정보들이 모여 보다 정확한 관측과 예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마다 수해와 가뭄 등으로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산업무의 과학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지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레이다를 이용한 기상관측은 중앙기상대의 신무기인 셈이다.

|태풍의 길목, 서귀포에 87년 설치

주지하다시피 레이다는 군사장비의 일종이다. 2차대전시 전투기나 군함의 움직임을 추적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인데, 기상학적 자료의 관측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쟁이 끝난 뒤 10cm 이하의 파장을 사용하는 레이다가 개발된 이후부터다.

1950년대 이후 많은 나라에서 뇌우(雷雨)나 태풍의 감지 및 추적에 레이다를 이용하기 시작했으나 단순한 강수현상의 감지뿐 아니라 강수량까지 측정하게 된 것은 레이다시스팀에 컴퓨터를 이용하기 시작한 1960년대말이다.

현재 기상레이다는 예보업무뿐 아니라 대기현상의 상세한 이해에 필요한 자료를 공급하는데 필수적인 장비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기상관측용 레이다가 도입된 것은 1969년으로 관악산에 설치한 것이었다.

그러나 관악산의 기상레이다는 구식장비여서 최근 철거, 최신형의 기상레이다로 교체작업중이다.

현재 서귀포에서 가동중인 기상레이다는 87년 7월에 설치된 것으로서 용도가 다양하고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 기상업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귀포에 레이다가 설치된 것은 이 지역을 통해 태풍의 북상을 감지하는 등 지역적 특성 때문.

이동식 기상레이다는 우선 태풍예보에 요긴하게 이용된다. 태풍현상의 사전경보를 위한 자료제공이 가능하며 특히 태풍의 강도와 구조에 대한 자료제공까지도 가능하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강수예보, 비가 얼마나 올것인지를 측정, 자료를 제공해준다. 이밖에 바다의 안개(海霧)도 탐지해내고 수직 및 수평기류도 측정할 수 있다.

레이다가 측정한 자료는 단기적인 기상예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상현상을 연구하는 데도 활용된다. 강수현상을 일으키는 구름의 구조특성이라든가 강수의 강도 및 태풍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유익한 자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동식 기상레이다의 장점으로는 첫재 소형이므로 운반이 간편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최대반경 4백km까지 탐지가 가능하므로 관측영역이 매우 넓다. 컴퓨터에 의해 작동되므로 그만큼 신뢰도가 높으며 관측결과가 컬러로 표시된다.

기상레이다의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레이다에서 전자파(파장 3.2cm, X밴드)를 대기중으로 발사, 구름속의 강수입자에 부딪쳐 되돌아오면 이를 수신하여 위치와 강도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이동식 기상레이다는 이동식 도플러 레이다라고도 하는데, 이는 도플러효과를 이용해 비구름의 이동상태까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플러효과란 파동원(波動源)과 관측자가 상대적으로 운동하고 있을 경우, 정지하고 있을 때에 비해 파동의 주파수가 높게 또는 낮게 이동하는 현상으로 1942년에 오스트리아의 도플러가 발표한 것이다. 예를 들면 기차가 기적소리를 내면서 가가이 다가오면, 이 기적소리를 정지하고 있을 때보다 높게 들리고, 멀어지면 낮게 들린다. 따라서 도플러효과를 레이다에 적용시키면 표적이 레이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 혹은 가까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므로 강수입자가 이동하는 속도까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전파를 발사한 레이다는 잠시 정지했다가 다시 전파가 발사되는 동안에는 반사파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정지해 있는 동안에 반사파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므로 정지기의 시간은 전파가 원하는 표적에 부딪혔다가 다시 안테나까지 돌아오는 시간보다 길어야 한다.

이동식 기상레이다의 장비구성을 보면 안테나 송수신기 신호처리기 플로피디스크 컬러디스플레이지시장치 등과 자료를 신속한 처리를 위한 컴퓨터 등으로 돼 있다.


비ㆍ구름 등의 수평분포상태를 나타내주는 PPI영상. 시간당 예상강우량이 색깔로 구분돼 나타나 있다.


|거리 4백km, 고도10km 밖까지 관측

기상레이다의 관측결과는 컬러디스플레이시스팀에 의해 모니터에 나타난다. 모니터에는 PPI와 RHI 2가지 방식으로 자료가 표시된다. PPI(Pian Position Indicator)는 비·구름 등의 수평분포상태를 나타내주는 것으로 1시간당 예산강수량에 의해 색깔이 구분돼 표시된다. 예를 들어 1시간당 11~20mm 정도가 내릴 수 있는 비·구름은 연한 노랑색으로, 64~115mm이면 초록색으로, 전혀 강수요인이 없으면 흰색으로 나타낸다. RHI(Range Height Indicator)는 비·구름의 수직분포 상태를 관찰할 수 있으므로 PPI와 함께 이용하면 보다 정확한 기상상태를 알 수 있다. 물론, PPI나 RHI모니터를 통해 감수입자나 구름이 나타난다고 해서 반드시 비나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니다.

또한 DOPPL이라 하여 PPI 방식으로 도플러영상을 나타내는 방법도 있다.

서귀포기상관측소 레이다실에서는 이동식 기상레이다를 평소 3시간 간격으로 작동시키고 있다. 4백km 바깥으로 전파를 보내 에코(echo, 전자파의 반사)가 다가오면 2백km 1백km 50km 25km 범위로 축소시켜 가면서 전파를 발사하게 된다. 물론 악천후가 계속될 때는 수시로 레이다가 작됭된다.

레이다를 통해 관측할 수 있는 높이는 고도 12~14km에 이른다. 보통 비는 수백 m~2천m 사이에서 관측되지만 번개 같은 경우는 훨씬 더 높은 고도에서 관측된다.

이렇게 관측된 기상자료는 유선팩시밀리를 통해 서울의 중앙기상대로 보내진다. 기상대에서는 이외에도 인공위성사진이라든가 각 지방의 측후소에서 보내온 자료 등 각종의 정보들을 종합해 예보를 하게 된다.

중앙기상대는 기상레이다의 기능을 더욱 활용하기 위해 관악산레이다의 교체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90년대초까지는 부산과 강릉, 그리고 제주도 고산에 새로운 기상레이다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전역이 완벽하게 기상레이다의 관측망에 커버될 전망이다.

오는 9월1일부터 관측개시를 목표로 설치중인 관악산 기상레이다는 DWSR-88C기종이다. 최대탐지거리 5백km로 관악산과 중앙기상대가 마이크로파로 연결, 원격조정이 가능하다. 또 자료의 전산처리 및 컬러영상처리 도플러기능 등이 부착된 최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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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황의봉 기자
  • 사진

    전민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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