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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東獨)스포츠의 비밀

과학? 약물? 노예훈련?

동독(東獨)처럼 작은 나라라가 어떻게 스포츠 강국이 될수 있을까? 경우 1천6백50만의 인구를 가진 독일 민주공화국(공식명칭)은 인구 2억2천만원의 미국이나 2억6천6백만의 소련을 흔히 때려 눕히곤한다.

지난해 로마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쉽경기에서도 동독은 경우 52명의 선수를 파견했으나 무려 31개나 되는 메달을 따서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 1956년 '멜본'올림픽에서 '볼프강 베렌트'가 복싱에서 금메달을 딴이후 동독의 성공은 한마디로 '기적'으로 불리어왔다. 일부에서는 칭찬 대신에 정치적 선전을 위해 젊은이들을 무자비하게 학대·착취했다든가 약물을 사용했다는 비난을 퍼붇기도 했다. 정말 그런가?

이제 서울 올림픽도 곧 열린다. 12년만에 진정한 의미의 세계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동독 스포츠가 강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그 이유를 찾기위해 광범한 취재를 했다.

|여섯살짜리 꼬마와 서기2000년

조그만 소녀가 '베를린'의 체육관에서 두어시간동안 어른도 지칠만큼의 여러운동을 하고 있다. '야나'라는 이소녀는 유치원에[서 뽑혔다. 휼륭한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뽑혀 체육관에서 수영, 다이빙, 체조등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가 질 무렵이되자 '야나'또래의 꼬마들이 장대높이뛰기 시합을 시작했다. '야나'는 분필가루를 손에 바르고 몸을 긴장시킨채 앞을 쳐다보고 있다. 보는 사람에겐 좀 우습기도 했다. 감독인 '모니카 코수벡'이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그녀는 꼬마들이 높이뛰기를 끝낼때마다 격려의 말을 해주거나 고칠점을 일러주기도 했고 또 기록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끄러져 넘어진 꼬마들을 껴안아 주기도 했다. 마치 어머니 같다. 그러나 뛰기가 다 끝난뒤 강평을 하자 꼬마들이 병정처럼 빳빳이 서서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했다.

그런다음 '잠자는 고양이' 놀이가 시작됐는데 얼어붙은 것처럼 똑바로 서있는 친구들 둘레를 '야나'가 삥삥돌았다. 이때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실격이 되는 것이다. 이 놀이도 실은 스포츠훈련의 일부인 것이다.

'야나'와 같은 꼬마들은 서기 2000년의 올림픽을 위한 예비선수들인 것이다. 어리기 때문에 아직은 집에서 생활하지만 몇년안돼 '야나'는 스포츠전문학교로 가서 그곳에서 숙식도 하게 될 것이다.

취재팀은 코치 '모니카'에게 물었다. "꼬마들은 저렇게 강훈련시키는 것은 학대가 아닌가요. 또 아이들이 어거지로 하는게 아닙니까."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들은 애들의 눈동자를 못보았읍니까. 그들은 생기에 가득차 있어요. 그리고 운동을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애들이 체육학교에 입학해 집을 떠나게되면 부모들은 서운해 하겠지요. 그러나 부모들도 결국 동의하고 말지요." 모니카는 잠시 말을 쉰뒤 "영국사람들도 이곳에 아이들을 훈련시켜 달라고 보냅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하난의 비밀-체육아카데미

동독 스포츠의 비결의 하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독 고등체육연구소(DHFK)이다. 흔히 체육아카데미라고 불리운다. '라이프치히'시에 있는 이 연구소의 방문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윔블던'테니스 대회의 로얄박스좌석을 얻기보다 어려웠다.

이 연구소는 스포츠 '샌드허스트'(영국육군사관학교)라고 할 수 있다. 동독정부가 스포츠육성에 국가적 차원의 정력을 쏟고 있음이 이 연구소의 존재로 확인되는 것 같았다. 학생은 2천여명이고(외국학생 1백50명포함) 스포츠과학과 훈련을 담당하는 연구·교수요원이 1천여명, 연구소 대지도 16에이커(약2만평)나 된다.

연구소 부책임자인 '에드가 바이드너'박사는 취재팀에게 '스포츠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같은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우리의 코치, 강사, 사무요원은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입니다"라고 첫 마디를 내비쳤다. 그는 "최고의 코치라면 재능을 찾아낼줄 알아야하며, 교수방법을 개선하는 과학적 방법을 터득하고 또 운동선수의 심리파악에 뛰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어쨌든 아무리 과학적으로 잘 운영이 되는 연구소라도 이곳 학생들의 4년간의 훈련과정은 대단히 고된것으로 보였다.

시설은 다소 낡은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스탭과 학생들은 시설을 최대한 이용하고 또 각자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듯한 열의를 느낄수 있었다.

|제약술 뒤떨어진 나라에서 기적의 약을?

연구소 구내 뒷편에는 의문의 눈초리에 휩싸인 스포츠의학센터가 있다. '바이드너'박사는 "스포츠과학자는 인간의 육체적 기능에 대해 철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솔직히 말해 오늘의 동독스포츠 이 의학센터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약물사용에 대해 "세계 도처에서 우리가 '기적의 약'을 만들어 선수들에 복용케 하고 있는것으로 말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의 제약기술수준은 세계적 수순에 비해 15년은 뒤떨어져 있다.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신비한 약을 만들수 있단 말인가?"하고 반문한다. 최근 동독스포츠를 연구하고 돌아간 88올림픽의 영국팀 의료단장도 동독에서는 '특별한 약'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바 있다. 정확한 사실은 알수가 없다.

의학센터에 들어서니 10살 됐다는 '일리야 바이네르트'가 검사를 받고 있었다. 장비는 놀라웠다. '일리야'는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받는 중이엇는데 손가락에서 발가락까지 세밀한 검사가 진행되었다.

그는 단거리선수가 되는게 꿈이며 만약 검사결과 부적합하다면 축구선수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만약 훌륭한 선수가 될 소질이 부족하다는 판정이 나오면 어린아이에게 너무 타격이 되는게 아닐까? 이런 의문에 대해 관계자들은 "부적격 판정이 나면 물론 올림픽 예비선수로 뽑히지는 못하지요. 허나 수퍼스타가 못된다고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되지 말란 법이 있읍니까. 여기에서 움튼 스포츠애정은 평생 계속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졸업생은 전국에서 코치로

이 연구소를 졸업한 학생의 대다수는 동독스포츠 피라밋의 저변을 형성한다.

동독에 있는 3백40여개 스타디움, 1백96개의 수영장, 1만여개의 운동장, 5천4백여개의 스포츠홀에서 코치·체육지도자로서 졸업생들은 활약한다.

동독에서 또 특이한 현상은 모든 생산공장에는 스포츠클럽이 조직돼 있고 전임코치가 있다는 것이다. 코치는 운동지도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체력관리에 대한 책임과 이 책임수행에 적합한 권한도 갖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청소년경기대회는 대규모 축제일 뿐 아니라 우수선수를 발굴하는 좋은 기회도 된다.

동독스포츠가 이렇게 국가적 열의속에 전 국민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사회주의 국가가 단체정신을 북돋기위해 스포츠를 장려한다고 볼수도 있다. 또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준다는 면도 있겠다. 어쨌든 당국자들이나 의사들은 대부분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건강한 국민은 생산적인 국민이 됩니다. 스포츠로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는 것은 병들어 치료할때 드는 비용보다 싸게 먹힙니다."


코치들이 지시를 받기위해 줄지어 서 있다.


|세계 제패의 여자수영

동독이 국제경기에서 무패의 거의 지속적 무승을 기록하는 분야가 여자수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부터 동독 여자수영은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는 강팀'으로 세계 수영계에 인식되었다.

이러한 신화의 창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은 수영코치 '볼프강 리히터'씨이다.

그는 "동독처럼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그것은 즉 잠재력 있는 선수의 선발, 지원 그리고 강훈련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선수들의 의욕을 북돋기 위해 자주 국내경기를 개최해서 서로 겨루게 해야한다"고 말한다.

젊은 여성들을 그렇게 수영에만 집중케 할때 행복한 보통 여성이 되기 어려운게 아닌가 하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해 우리는 1970년이후 주요경기에서 우승한 여자선수들은 모두 초청한 적이 있읍니다. 수많은 선수들이 자기 가족과 함께 참여했는데 단 한사람의 여성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읍니다. 모두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수영장에서 본 선수들은 매우 의젓하면서 기율이 잘 잡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약물사용 얘기가 나오면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런일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도에서 인스탄트커피를 꺼내 마시고 있던 서독에서온 수영선수 '브리타 담'양은 팩 소리치듯이 말했다.

"물론 그들은 약을 사용합니다. 국제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은 이나라에서 정치적으로 긴요한 것입니다. 서방세계는 결코 그들한테 이길수 없읍니다. "

두시간뒤 그녀는 동독 선수들과 경기를 가졌는데 그녀는 4등을 하고 말았다.

동독 선수들이 태어날때부터 수퍼맨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리고 이 방법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동·서 양진영의 모든 국가들중 동독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그들의 국기가 올라가고 국가가 울려퍼지는 횟수는 부러움속에서 빈번히 있을 것이다.


수영에서 동독은 독보적 존재
 

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프랭크 스푸너
  • 사진

    톰 스토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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