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국내 컴퓨터계에 IBM 파문

PC 호환기업체에 특허료 소급요구

85년 한때, 16비트 IBM PC호환기종을 생산해오던 국내 기업에게 운영체계(OS)의 일종인 ROM BIOS를 불법 복제했다는 동의각서를 강요해 파문을 일으켰던 IBM, 최근 IBM PC XT 및 AT 호환기종 생산업체에 대해 82년부터 거슬러올라가 특허료지불을 소급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되고 있다. 소급 특허료 지불요구 액수는 매출액의 1%이다.

IBM은, 소급 사용료는 1%이지만 올 4월9일 이후 특허료는 3%를 적용할 방침. 또한 이는 IBM에 지불을 합의한 업체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합의가 안될경우 그 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특허료 소급 요구는 우리나라 뿐아니라 호환기 생산을 해오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에도 모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수출용으로 IBM PC XT/AT 호환기종을 대량으로 생산해오던 국내 생산업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크게 경계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몇%에 지나지 않아 특허료가 3%에 이를 경우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제까지의 특허료를 소급적용할 경우 액수는 엄청난 거액.
 

국내 컴퓨터계에 IBM 파문


이처럼 IBM이 이제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XT AT 호환기종에 소급특허료를 제기한 것은, 차세대PC라 불리는 PS/2의 특허공개방침과 관련, PS/2의 특허사용료를 높이고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호환기종의 범람으로 PC의 표준기종을 확립해놓고도 시장점유율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과거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 내친김에 소급특허료를 고집한 것으로 추측된다.

앞으로의 PC시장 추세가 과거의 XT AT 호환기종에서 PS/2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어 국내 대기업들은 PS/2 호환기 생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실정. 이런 상황에서는 과거의 PC XT/AT 판매에 대한 소급특허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물어야 할 위기에 놓여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삼보컴퓨터 금성사 등이 PS/2 호환기종 생산을 위해 특허문제를 IBM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허 소급 적용을 중소업체에까지 요구할 경우 도산할 업체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지난 82년 PC를 선보인 후 고도의 시장전략으로 IBM PC를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다시피 했다. 다른 컴퓨터 업체들은 IBM제품과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는 호환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 결국 IBM은 자사제품의 지배력은 확보했지만 최근 2~3년 사이 호환기들의 공세로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산 PC 호환기들도 미국시장에서 맹활약한 바 있다.

IBM이 이에 대응하여 내놓은 제품이 PS/2 패밀리. 차세대 PC시장을 겨냥한 야심찬 제품으로 IBM전용칩을 사용하고 신기술인 마이크로채널을 적용하는 등 복제품 방지에 주력했었다. 그러나 미공개로 인해 운영체계(OS)와 응용프로그램 개발이 늦어지면서 특허공개를 결정했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촉진시키려 했다.

이러한 가운데서 많은 업체들이 PS/2 특허사용을 교섭해왔고 IBM은 이에 응하면서 과거 제품에 대한 특허료까지 받아내려 한듯.

PS/2 특허사용료는 5%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IBM은 지난 4월8일자로 특허사용료를 기존 1%에서 최대 5%까지 올린 바 있다. 현재 IBM PC XT/AT 호환기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IBM의 특허 6~7개를 사용해야 하며 PS/2 호환기종의 경우는 여기에도 마이크로채널 등 새로운 특허를 여러개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 관련자들은 이와 관련 "앞으로 생산되는 PS/2 호환기종에 로얄티를 받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제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기종에 대해 소급 적용하는 것은 횡포라고 밖에 할 수 없다"라고 의견을 모으고 앞으로 이문제에 대해 업계는 공동 대책을 마련할것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한때 한국 IBM이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20%를 넘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는 2.2%에 머물자, 이를 국내 호환기 업체들에게 전가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했다.

1988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정보·통신공학
  • 법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