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은 눈에서 맨처음 빛을 받아들이는 중요한 부분, 투명한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자국이 생기면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차단되어 시력장애가 생긴다. 그 각막을 다른 맑은것으로 바꿔 이식하여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각막(검은자위)은 원래 유리같이 투명한 것인데 홍채(虹彩)나 동공(瞳孔)때문에 검게 보인다. 이 각막이 혼탁해지면 동공을 가려 볼수 없게 되는데 그런 사람의 시력을 되찾기 위해 수술적 방법으로 동공부위에 맑은 창을 만들어주는것이 각막이식 수술이다.
이것을 처음으로 1789년에 시도한것은 프랑스인 '펠리엘 드켕시'이다. 그뒤 많은 학자들이 이를 계속 시도해오다 확실한 시술방법을 1914년에 확랍한 것은 독일의 안과의 '엘슈니히'였다. 우리나라에는 1935년에 처음 도입되어 1987년 말까지 8백11명이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했다.
눈 은행(Eye Bank)
각막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이 기증하는 안구(眼球)가 있어야 한다. 신선한 기증안구를 필요할때 언제나 얻을 수 있고 바로 이식수술을 할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은일이 없겠지만 기증자와 수술할 사람의 연결이 여의치 않아 기증안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눈은행이라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 눈은행은 1944년에 미국뉴욕에 처음 생겼다. 그뒤에 여러곳에 계속 생겨 미국에만도 1백50여개소나 된다.
영국에는 1967년에 국립눈은행이 발족되었으며 일본에서는 2차대전후 미군의 안구기증호소를 계기로 눈은행이 설립되어 지금은 전국에 12개소가 있다.
국제눈은행도 있어 각국간의 기증안구교환과 공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1964년에 설립된 스리랑카의 국제눈은행은 2천5백78안구를 한국을 비롯한 46개국에 보냈다(그곳 국제눈은행에 헌안을 등록한 사람은 47만2천3백여명).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에 서울대를 비롯 연세대 이대 서울적십자병원 대구동산병원등에 눈은행이 설치되었으나 활발하지 못한편이며 1966년 가톨릭의대성모병원 안과에서 발족한 중앙눈은행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기증안구(Donor eye)
기증안구가 쓰여지는 것을 들면 다음과 같다.
①각막(角膜)은 전층및 표층 각막이식을 위하여 사용되며②각막공막(-鞏膜)은 새로 개발된 안구전부이식용(前部移植用)으로 함께 쓰일수 있다. ③공막은 외상성창상을 입은 공막조직치료와 망막수술 또는 인공각막 삽입수술에 보강용으로 각각 사용된다. ④초자체(硝子體)는 역시 초자체이식, 망막박리 수술등에 사용된다. 이처럼 기증안구는 그 조직이 모두 사용된다.
그렇다면 기증안구의 연령은 어느층이 좋을까. 이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설이 구구하지만 일반적으로 각막내피의 변화가 없는 60세 이하가 좋다는데는 일치되고 있다. 가장 좋기는 20~40대의 것으로 특히 질병에 의한 사망이 아닌 교통사고등에 의해 급사한 경우가 좋다.
반대로 너무 어린나이(10세이하)의 것은 각막반경이 작기 때문에 성인환자용으로는 좋지않다. 기증안구 적출시간은 늦어도 6시간 이내에 하는것이 좋다.
이런 기증안구는 일반적으로 습실병(moist chamber)에 넣어서 +4℃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한다. 전층각막이식에는 보통 48시간 이내에, 또 표층각막이식에는 5일이 지난것도 가능하지만 기증자의 연령이 젊으면 오래(5일간) 보관한것도 전층이식에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각막이식의 종류와 방법
각막이식의 대상에 따라 자가(自家)이식 (isograft, auto-rgaft), 동종(同種)이식(allo-graft, homegraft)및 이종(異種)이식(xenograft, hetero-graft)등 세가지로 크게 나눌수 있다. 인간에게 사용하는 방법에는 주로 사람 눈을 사람눈에 옮기는 동종각막이식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 방법에 따라 전전층각막이식 부분전층각막이식 전표층각막이식 부분표층각막이식의 네가지가 있다.
이렇게 임상에서 흔히하는 종류는 사람눈을 사용하는 동종이식으로서 부분전층각막이식이다. 수술후 예후(豫後)가 나쁜 화학상(化學傷)이나 수포성(水泡性)각막염의 몇가지 예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좋은 성적을 얻을수 있다(90~100%).
이런 좋은 성과를 얻게된데는 ①각막에 대한 기초지식이 거의 완벽해졌고 ②수술현미경등의 개발로 수술조건이 향상되었으며③기증각막의 보존법이 발전되었고④면역반응에 대한 지식과 이의 치료법이 개선되었으며⑤각막의 생물학적 지식 향상으로 기증안 선정을 좀 더 엄밀하게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각막이식은 대략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한다.
①시력회복을 위한것(광학적각막이식이며 흔히는 전층각막이식임) ②앞으로 광학적 목적을 위한 각막이식의 전처치로서 구조변경을 위한것(준비적 각막이식으로 흔히 표층각막이식으로한다) ③일반치료로서는 회복되지않는 각막질환을 치료하기 위한것(치료적 각막이식) ④미용을 목적으로 하는것 ⑤눈의 굴절 이상을 교정하기 위한것 등이다.
각막이식의 적응증
전층각막이식의 적응증으로서는 ①원추각막 ②감염, 질환및 외상이 있은 뒤 ③유전성의 각막변성증 ④결핵 매독 나병 헤르페스 트라코마등에 의한 각막궤양및 각막실질염 ⑤선천성각막혼탁 ⑥혈액침착성각막혼탁 ⑦감염질환 또는 외상으로 인한 유착성각막백반 ⑧수포성각막염⑨각막중심성 데스메막 탈출 ⑩화학 또는 물리적 화상에 의한 혼탁⑪각막연화증에 의한 혼탁 등이 있다.
표층각막이식의 적응증로는 첫째 치료목적인 ①불치성및 재발성의 모든 각막염 ②각막주변변성 ③재발성 익상편 ④각막화상이 있고,둘째 시력목적으로서는 ①각막표층에 이물이 많이 박힌 예 ②표층에만 있는 혼탁 ③재발성 익상편 ④유전성각막변성등을 들 수 있다.
층간각막이식은 주로 굴절교정을 위하여 하며 '바라케르'가 1949년에 처음으로 시도하여 발전시킨 방법이다. 전방각막커브를 변화시켜 굴절을 교정하는 것으로 근시교정에 효과가 있고 난시까지도 교정이 된다는 이론이다.
이밖에 백내장이 있는 환자에 있어서는 전층각막이식과 동시에 백내장 적출술을 할수있으며 각막이식외에 한국에서 개발된 공막(Sclera) 이식도 87년말까지 84건이라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각막이식술의 기교
모든 수술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각막이식수술은 미세수술인만큼 수술현미경과 미세수술기구가 필수품이며 기증각막 내피의 손상없이 이를 운반하고 잘 봉합할 수있는 기교가 필요하다.
필자가 강남성모병원에서 실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환자:당일 수술받을 눈에는 축동제(縮瞳劑)와 항생제안약 두세방울을 점안하여 둔다. 전신적으로는 진정제와 진통제 근육주사와 안압하강제를 투여한후에 수술실로 옮긴다.
2. 수술실:보통은 국소마취로 하며 어린이나 예민한 사람은 전신마취를 하는수도 있다. 안과용 수술현미경(5~12배의 것)을 준비해야하며 수술기구는 모두 무광택 미세수술기구이다.
3. 이식기술:환자의 눈을 고정한다음에 트리파인(trephine·외과 수술에 쓰는 관상톱)의 크기를 선정한다. 다음 기증안구를 가제로 싸 각막만 보이게 한후 조수가 잡고 있도록하고 집도의는 이미 선정된 트리파인(직경5~7mm)으로 각막 정상에서 수직으로 각막편을 잘라낸다. 트리파인을 약간 누르면서 돌려 얼마후에 수양액(水樣液)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면 그만 돌린다. 다음에는 각막이식용 가위등으로 완전히 잘라내 습한 곳에 보관한다. 그래야 각막편을 환자의 각막변에 봉합할때 편리하다. 환자의 혼탁된 각막도 같은 크기의 트리파인을 써서 도려낸다. 그뒤 이미 떼놓은 맑은 각막을 환자 눈으로 옮겨와서 23마이크론의 나일론 실로 봉합한다.
끝으로 전방속에 무균적 식염수나 공기를 주입하고 수술을 끝낸다. 항생제점안등 점안은 필요하지만 연고류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후의 처치는 일반 눈수술때와 같다.
인간에게 처음으로 각막을 이식하여 성공한것은 지금으로 부터 불과70여년전의 일이다. 그후 시술기술이 발전을 거듭하여 많은 실명상태의 사람들이 시력을 회복했다. 앞으로는 더욱 발전되어 실명의 비극을 겪는 사람이 없어질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