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의 날개펴기, 거미의 집짓기 등 생물의 신비를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읍니다."
메뚜기의 알낳기와 탈바꿈, 망가진 거미집을 수리하는 거미의 작업광경, 참개구리가 포접하고 있는 순간―이같은 자연생태계의 생생한 모습들을 포착, 촬영하고 연구해온 교사모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전남지역에서 활동중인 '무등관찰클럽'. 이들은 85년과 88년 두차례에 걸쳐 자연관찰사진전을 개최하는 등 연륜을 쌓아오고 있다.
창립된지 올해로서 10년을 맞는 무등관찰클럽은 과학교사들의 친목도모와 과학발전에 기여한다는게 설립취지. 주로 국민학교과학주임교사들을 중심으로 시교위연구원 교감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교사들은 전국과학 전람회에서 우수상 이상을 수상한 경력자들이기도하다.
자연생태계나 지질 등을 촬영하는 일이 주요활동이지만 이외에 과학행사와 과학연수를 실시, 고교생물교과서를 분석하는 작업 등 다채로운 일을 해나가고 있다.
무등관찰클럽이 그동안 촬영해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바닷가재' '겨우살이' '이상한 토마토' '소나무 표피' '노랑무궁화' '은행나무의 유주' '변산의 퇴적암' '해바라기' '메뚜기의 일생' '이끼의 신비' 등등 다양하기 짝이 없다.
이같은 사진들을 촬영하기 위해 다닌 곳만도 지리산 두륜산 월출산 추월산 완도 보길도 주도 강진의 까막섬 등 여러곳. 박찬옥회장(보성국교교감)은 "생태계 관찰을 하면서 생물의 신비함을 새삼스레 깨닫고, 자연을 가까이하게 된다"며 사진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자연생태계의 참모습을 알리는 것은 물론, 교육현장에서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메라와 채집도구 등 장비를 갖추고 관찰활동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많다. 영산강 하구둑이 생긴 뒤의 생태계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개펄속에 들어가 게를 채집하다가 바닷물이 들어오는 줄을 몰라 위기에 빠질 뻔하기도 했으며, 해바라기가 움직이는 거리를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하느라 며칠씩이나 고생하기도 했다.
이 클럽의 문종안총무는 "과학교사들끼리의 자생적인 관찰클럽은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자연의 은밀한 현상을 관찰한다는 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전시회장소를 구하는 데 부담이 많아 애로를 느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