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섬 밀림지대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영장류가 발견됐다.
생물학자인 ‘베른하르트 마이어’가 마다가스카르의 축축한 가시덤불숲에서 처음 무엇인가를 보았을 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과 어떤 연관이 있는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포유류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5개월쯤 지나서였다.
20세기초 쯤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죽순을 먹고 산다는 이 여우 원숭이(하팔레무르 시무스)의 흔적을 찾기 위해 ‘마이어’는 남서 마다가스카르로 짐을 꾸렸다. 전문서적에서는 이 종류를 두가지로 구분해 놓고 있는데, 그 회색빛 털색때문인지 ‘하팔레무르 그리세우스’와 ‘하팔레무르 시무스’란 학명으로 불리운다.
희귀종 여우 원숭이
이 여우 원숭이는 3천 5백만년전 쯤에는 유럽과 미주지역에 광범하게 분포했었다. 그러다가 더욱 진화된 유인원등의 출현으로 차츰 그 모습을 감추게 되었던 것이다. 현재 여우 원숭이들은 마다가스카르에만 살고 있는데 동물학자들에게는 이 섬이야 말로 진정한 발견의 보고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1986년 6월, 홀로 탐사작업을 떠날 당시 ‘마이어’씨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듀크’대학의 ‘패트리시아 라이트’교수가 이끄는 12명의 미국팀도 동일한 목적하에 출발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라이트’여사는 자신들의 차량에 남는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마이어와의 동행을 거절했다. 결국 이 동물학자는 2백킬로나 나가는 장비와 함께 혼자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마이어는 현지인 네명과 함께 길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연구를 행해야 할 지역에서 자신의 고유한 방법으로만 작업할 도리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제 그 두 그룹은 각자 빠른 시간안에 작업을 행하였다. ‘라노마파나’ 근처 숲지대에서는 많은 수의 회색빛 원숭이가 살고 있었는데 또한 죽순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한 종류의 원숭이도 관찰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종류가 멸종되었다던 큰 원숭이, 즉 ‘하팔레무르 시무스’가 아닐까 여겨졌다.
2개월후 미국팀은 섬을 떠나 ‘네이쳐’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1986년 10월16일자의 이 글 제목은 <;멸종되었던 여우 원숭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다시 발견되다>;였다. 그러나 이 새로운 발표가 잘못이었음이 후에 밝혀졌다.
어떤 과학자도 예상하지 못했던 발견
문제의 그 여우 원숭이는 전혀 새로운 영장류의 하나로 역시 죽순이 그 주식이었다. ‘베른하르트 마이어’는 황금빛 털에 근거해서 황금빛 여우 원숭이(하팔레무르아우레우스(Hapalemuraureus)라고 명명했다. 어떤 과학자도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발견이었다. ‘마키’라는 가장 새로운 종류의 여우 원숭이가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때는 1875년 이었다. 회색빛 여우 원숭이가 발견된 것은 1795년이었고 죽순을 먹고사는 큰 여우 원숭이가 자취를 감춘 것은 아주 오래전인 1870년 무렵이다.
프랑스 동물학자 ‘앙드레 페이리라’는 ‘하팔레무르 시무스’의 자취를 최초로 발견하였다.
1972년에 ‘키안자바토’부근의 커피 농장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일군의 큰 여우 원숭이떼를 발견한것. 언론에서는 그것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 1985년 그 제자인 ‘코린느 다그’가 죽순을 주식으로 한다는 이 원숭이 두 종류를 ‘키안자바토’서쪽 50km 지점에서 보았다고 얘기하면서부터 이 사실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페이리라’는 그 두번째 종류가 혹시 멸종되었다고 여겨지는 그 종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때문에 ‘마이어’뿐만 아니라 미국팀도 자신들이 보았던 그 동물이 그토록 오랫동안 찾았던 문제의 큰 여우 원숭이의 재발견이 아닐까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된 종류는 갈색빛이 도는 회색털이다. 반면 ‘라노마파나’숲에서 마이어가 본 것은 황금빛 털이었다. 코와 콧잔등이 검은색으로 얼굴 나머지 부분의 황금색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목언저리와 배, 허리등은 노란색, 등과 머리는 오렌지빛과 회색빛이었다. 처음 이러한 털색깔을 보았을때의 놀라움을 ‘마이어’는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단지 큰 여우 원숭이를 흑백사진으로만 보았을 따름이었다.”
염색체수가 다른 또 하나의 여우 원숭이
1986년 12월초 ‘키안자바토’커피농장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동물을 본 것이다. 그 털색깔, 그 소리 나에게는 정말 낯선 것이었다.”그러나 이 새로운 동물도 죽순을 먹는 여우 원숭이와 관계가 있었다. 이윽고 전문서적에서 언급된 멸종되었다던 하팔레무르와의 연관에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여우 원숭이는 결과적으로 두 종류가 아닌 세종류가 되어야만 했다. 몇몇 동료들은 그러한 결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단지 ‘홀거 푸로이쇼프트’만이 이렇게 얘기할 뿐이었다. “마이어씨,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당신이 맞았소.”
지난해 4월, 베른하르트 마이어는 ‘라노마파나’밀림지대로 두번째 탐사작업을 떠났다. 이번에는 앙드레 페이리라와 이브 룅플레 등 동료와 함께였다. 1주일후 그들은 비행기편으로 ‘스트라스부르’에 돌아왔다. 그 말수없는 여우 원숭이의 살 몇 점을 배양액에 넣어가지고 온 것이다.
배양액을 사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염색체 분석을 한 결과, 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아주 특별한 종류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황금털 여우 원숭이는 전혀 새로운 영장류였던 것이다. 머리에서 꼬리점까지는 80cm가량, 무게는 1.2kg정도이다. 큰 여우 원숭이의 염색체수가 60개인 반면 황금털 여우 원숭이는 62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회색빛 여우 원숭이류의 다른 것들은 대개 54에서 58개 정도의 염색체를 지니고 있다.
세 종류의 여우 원숭이들은 그 서식지역, 크기, 피부선 형태등에 있어 각자 다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그 세 종류의 여우 원숭이들이 ‘라노마파나’숲지대에 서식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패트리시아 라이트’여사와 ‘베른하르트 마이어’는 프랑스와 국제야생 동물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들을 마다가스카르 국립공원에 옮겨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베른하르트 마이어의 보고에의하면 황금털 원숭이 1백50여마리만이 현재 그 섬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어’는 현재 서독의 ‘보쿰’대학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중인 학생 신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