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학의 ‘가나다 야스마사’교수(대형계산기 센터주임)와 히다치 제작소는 히다치의 슈퍼컴퓨터로 원주율(圓周率·π·파이)을 소수점 이하 2억1백32만6천 자리까지 산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세계기록 1억3천3백55만 자리를 50%이상이나 웃도는 신기록이다.
국민학교에서 가르치는 원주율은 ‘3.14’이지만 그 자릿수 다음에도 불규칙하게 숫자가 계속된다. 과학기술계산에 필요한 원주율의 값은 10자리 정도이고 엄밀한 계산에서도 30자리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컴퓨터로 몇자리까지를 구할 수 있는가 하는것은 컴퓨터나 프로그램의 성능을 실증하게 되므로 계속 시도되어 왔다.
컴퓨터를 사용한 원주율 계산은 1949년 미국에서 70시간 걸려서 2천30자리까지 구해낸 것이 처음이었다.
그후 이때까지의 세계최고기록은 87년 1월 가나다 교수가 일본전기의 슈퍼컴퓨터 ‘SX-2’를 사용하여 이룬 것으로 35시간 14분 걸렸다. 이번에는 최신예 슈퍼컴퓨터 ‘HITACS-820/80’을 사용하고 프로그램도 개선하여 자릿수를 늘린 것뿐 아니라 계산 시간도 5시간 57분으로 단축시켰다.
계산결과를 기록한 출력용지는 4만2백66장이나 되고 상자로는 20상자나 되었다.
슈퍼컴퓨터는 보통 컴퓨터의 수십배에서 백배 이상의 계산능력을 가진다. 복잡한 과학기술 계산을 처리하기 위해 개발되어 일기예보나 원자로 항공우주분야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등에 쓰이고 있다.
미국 크레이 리서치사는 제품이 유명하나 일본의 히다치 후지츠 일본전기 3사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주율 산출에서는 1986년에 크레이사의 ‘크레이2’가 28시간 걸려 2천9백36만 자리를 구한뒤로부터 슈퍼컴퓨터 시대로 들어갔다.
가나다 교수는 “프로그램이 정확히 진행되는가를 확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곳에 π가 있으니 계산하여 보고싶다는 점도 있읍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이 기록을 깨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다음은 10억 자리에 도전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