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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C에 미국 계산기학회상 수여

컴퓨터의 새로운 이론적 기초 마련한 공로로

IBM 왓슨연구소의 '존 쿡' 책임 연구원에게 1987년 '튜링'상이 돌아갔다. 튜링상은 컴퓨터의 이론적 기초를 구축한 영국의 수학자 튜링을 기념하여, 1966년 미국 계산기과학회(ACM)가 매년 대단한 업적을 올린 컴퓨터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상이다.

쿡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이름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나, 최근 실용화되고 있는 RISC(축소명령어 세트 컴퓨터)형의 아키텍쳐를 가진 세계 최초의 미니컴퓨터 개발에 핵심적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발계획은 1975년에 초대형 전화교환기시스팀 개발계획으로서 시작되었지만 도중에 컴퓨터개발로 변경되어져 1979년에 완성되었다. 완성된 컴퓨터는 개발이 진행된 건물의 번호를 따서 IBM 801로 불려져 논문발표가 되었으나 제품의 상품화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1986년에 발매되기 시작한 IBM 퍼스널컴퓨터 RT-PC는 바로 그 결과이다.

한편 801개발계획과 유사한 설계사상을 가진 VLSI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계획이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분교와 스탠퍼드대학에서 시작돼, 1980년에 RISC (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라는 호칭으로 스탠퍼드대학의 '패터슨' 교수에 의해 사용되었다. 결국 RISC의 연구는 여러 곳에서 진행되었지만 시기적으로 가장 빨리 RISC개념 연구를 완성한 쿡연구원에게 이번 상이 돌아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하드웨어의 심장부에 있는 프로세서가 어떠한 것인가는 실행가능한 기계명령의 내용이 결정한다. 이 내용을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라 한다.

벌거숭이 하드웨어를 직접 프로그램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이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와 접한다. 따라서 좋은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란 사용자측에서는 실행속도가 빠르고 프로그램 작성이 쉬운 것. 반면에 컴퓨터 메이커측에서는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하드웨어가 고가였던 제1, 2세대 컴퓨터의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는 비교적 간단한 명령을 조금 가지고 있었으나 그후 하드웨어가격이 점차 싸짐에 따라 명령어세트 아키텍쳐는 복잡하고 고기능의 명령을 다수 가지게 되었다. 이런 종류를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라고 부른다. DEC사의 VAX컴퓨터가 대표적.

60~70년대에 CISC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이의 문제점에 착안하여 이를 대신할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를 연구한 그룹이 있었는데 그 그룹의 리더가 바로 쿡 연구원이다. 이들은 이제까지의 생각과는 역으로 간단한 기본적 명령을 조금 가진 아키텍쳐쪽이 CISC보다 고성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이 바로 RISC이다.

RISC의 장래는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많은 긍정과 함께 비판도 있다. 앞으로의 컴퓨터가 모두 RISC방식을 채택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까지 호환성이라는 명분 아래 별로 검토하지도 않았던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에 대해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하에서 효과적인 방향을 제시하려는 연구는 분명 신선한 것이다. 쿡 연구팀의 이번 수상은 그런 의미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화려한 쪽으로만 쏠리는 연구분위기 보다는 기존 기술의 연장선에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에 최대의 점수를 부여한 것이다.

198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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