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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초보자의 손자병법 처음부터 전문가는 없다

PC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되며 또 결국 극복하게 된다. 보다 슬기롭게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현재 P소프트웨어하우스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K씨는 PC를 처음 사용하던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PC를 처음 사용해 보았을 때 느꼈던 감동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읍니다. 나에게만 속한 컴퓨터라는 느낌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PC의 매력이죠. 그러나 PC를 충실한 하인으로 부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에 PC를 켜는 스위치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도 몰라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모르는 것들을 알만한 사람들을 찾아 배우고, 수많은 밤을 모니터와 키보드 앞에서 지새운 것이 추억이라면 추억이지요."
 

S씨는 울산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인데 PC초보자로서의 어려움을 털어 놓는다.
 

"타향에서 직장생활하기 때문에 생기는 빈 시간을 살리기 위해서 PC를 만지기 시작했읍니다. 그런데 너무나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가 없더군요. 지방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끔 들르는 서울에서도 정보가 그렇게 효율적으로 유통되고 있지는 못한 느낌을 받았읍니다. 다른 것도 부족하지만 정말 초보자를 위한 배려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처음부터 전문가인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PC를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많은 PC 사용자들이 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배우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여기 그들이 알아두면 좀더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상식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하드웨어의 고장
 

PC를 처음 사용할 때의 두려움을 아시는지? '삑'하는 소리만 나도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하고 두손을 움츠렸던 기억이 있는 PC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PC는 초보자의 키보드 조작만으로 문제가 생길 수준은 넘어섰다. 따라서 PC사용자는 마음놓고 PC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PC의 뚜껑을 열고 그 내부를 직접 만져야 한다면 당혹해 할 사람이 많다.
 

MSX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런 작업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지만, 애플 또는 IBM PC 호환기종의 경우에는 PC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하여 별도의 하드웨어를 사용자가 직접 설치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사용자의 실수로 PC에 문제가 생기면 도리없이 수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원인을 확실히 알 수 없는 문제때문에 PC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에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하드웨어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충분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대기업체의 PC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이 싼 제품을 구입했다거나,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것을 물려 받았다면 PC를 수리할 곳까지 운반하는 비용과 수리 비용과 다시 PC를 가져오는 비용을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므로 중고제품을 구입할 때는 이러한 점을 확실하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수리를 맡길 수 있는 곳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PC를 사용하다 보면 드라이브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든가, 전에는 없었던 이상한 현상이 발견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알만한 사람이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냥 방치해 두었다가 더 큰 하드웨어의 손상이나 데이타의 파괴 등과 같은 재난을 당해서는 안된다.

 

구입 전에 한번쯤 교육을
 

컴퓨터에 대해서 배운다는 것, 즉 PC의 사용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학교에서도 PC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설학원에서의 PC교육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난 1983년 8비트 PC의 열풍이 불었을 때 서울의 컴퓨터 학원이 무려 1백8개까지 이른적이 있었다. 과열되었던 열풍이 지나가자 시설의 미비와 강사의 질적 문제 때문에 사설학원에서의 PC교육은 잠시 침체되었으나, 최근에는 IBM PC 호환기종의 활성화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PC사용자의 입맛이 맞을만한 강좌를 많이 개설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인데 초심자를 위한 강좌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론보다 실습을 중요시하며, 실제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용법을 위주로 하는 것도 흥미롭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광주 부산과 같은 지방의 대도시에서도 이러한 PC교육을 실시하는 학원이 늘고 있는데 시간이 부족한 회사원들에게는 주말반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PC를 구입하기 전에 우선 이런 PC교육을 한번쯤 받아보는 것이 PC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의 PC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인 PC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꼭 확인하여 제공된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중소기업체중에서도 PC 구입자에게 간단한 PC 교육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으므로 구입시 알아보는 것이 좋다.

 

사용자끼리의 만남
 

같은 종류의 PC를 사용하는 사람 두 명이 우연히 만나게 되면, 그들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 소프트웨어에서 시작하여 각종 유틸리티에 대하여 평하고, 최신 소프트웨어 동향에 관한 정보를 나누게 된다.
 

무엇인가 통한다고 생각이 되면 서로의 소프트웨어 목록을 대가며 복사의 기쁨을 가지려 하고, 나아가서는 정기적인 만남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새로운 사회 조직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만남들을 미국 에서는 '컴퓨터 유저 그룹'(computer user group)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우리나라에도 공식적인 유저 그룹이 몇개 있다.
 

예를 들자면 전국 대학 컴퓨터 서클 연합회인 UNICOSA, 부산시 교육위원회 동부 교육구청의 초등교사 PC 연구회 등이 있다. 명칭이야 어떻든 간에 같은 종류의 PC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런 모임은 매우 바람직하다
 

초보적인 PC사용자의 경우 유저 그룹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유저 그룹을 조직할 수 있다면 대단한 행운이다. 유저 그룹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고 PC에 관심이 있는 몇사람으로 충분하다. 서로 소프트웨어를 교환하고, PC에 대한 학습을 돕는 것만으로도 유저 그룹의 목적은 달성된다.
 

PC의 경우에는 특히 경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사용자와의 자유로운 대화에서 얻는 것이 많다. 더구나 PC를 이용하려는 업무나 분야가 같은 사람과의 대화에서야…

 

자료는 사용자의 밑천
 

PC를 구입하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비용이 있는데 그것은 관련서적의 구입비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외국서적을 그대로 복사한 리프린트 판을 싼 가격에 구할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도 저작권법이 시행되면서 컴퓨터 서적의 가격이 대폭 인상되어 웬만한 매뉴얼은 6천원이 넘는다. 그러나 PC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료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료 구입비는 꽤나 사용자들의 주머니를 울린다.
 

PC를 사용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므로 소프트웨어의 매뉴얼을 구입해야 하고, 매뉴얼은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쉽게 풀이한 활용지침서도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서적에서 얻을 수 없는 사용 경험담이나 최신 동향 또는 컴퓨터 언어의 소스 프로그램을 연구하기 위하여 컴퓨터 전문지도 가끔들여다 보아야 한다. 더욱 적극적인 PC사용자라면 외국서적까지 탐독하며 관련자료들을 모으게 된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가장 귀중한 자료는 경험에 의해서 발견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학습한 내용, 테스트한 결과들을 잘 정리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자료를 얻는 길이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컴퓨터 언어에 대한 태도
 

PC가 처음 만들어져 사용될 당시와 지금을 비교할 때, 사용자는 매우 편리한 환경에 있는 셈이다. 편리한 환경의 가장 큰 부분은 컴퓨터 언어에서의 발전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PC의 표준 언어로 되어 있는 베이직 언어만 해도 초창기의 베이직과 지금의 베이직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그만큼 사용하기 쉬워졌고, 참고서적도 많이 나와 있다. 고등학교 정도의 교육을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베이직을 배울 수 있고, 업무에 적용시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꼭 컴퓨터 언어를 배워야 PC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사용법만 익히면 컴퓨터의 언어를 몰라도 PC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그대로 프로그램화시킬 수 있어 컴퓨터 언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어도 프로그램을 작성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를 든다면 로터스 1-2-3와 디베이스ⅠⅡ와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그것이다.

 

1백여대의 PC를 갖추고 최근에 개장한 데이콤플라자.


목표를 분명히
 

H씨는 이른바 '회사 해커'라고 불리우는 부류의 사람이다. 회사 해커란 최근에 PC가 회사에서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조어인데, 말 그대로 회사에 근무하는 해커(hacker: 컴퓨터에 미친 사람)라는 뜻이다. 회사 해커들은 해커들이 대개 그렇듯이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회사에 PC가 있어 그것을 사용하다 보니까 PC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H씨도 회사에 처음 PC가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아주 정상적인 회사원이었다. 그러나 그가 근무하는 부서에 PC가 설치된 후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한번 두번 사용해보던것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맛을 보게 되자 열성적인 탐구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PC에 관한 사항은 H씨의 담당이 되어버렸고, 그때문에 엉뚱한일거리가 책상위에 쌓이는 불의의 사고(?)도 자주 일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H씨는 그것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로 생각하고 있으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요즈음 PC가 있는 회사들을 살펴보면 H씨와 같은 사람이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새로운 시대의 징후라고 하여 관심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사회학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PC가 다른 어떤 기계나 도구와도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기만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역시 그것을 이용하여 어떤 일을 좀더 쉽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본연의 임무는 소홀히 하면서 어떻게 하면 PC를 좀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타자할 일이 밀려 있는데도 어떻게 하면 타자기를 잘 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만 매달리는 셈이다.
 

왜 회사 해커들이 늘어나는 것일까?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PC의 초보 사용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교육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PC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경험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때문에 사용자는 적정한 수준의 지식을 습득하는데 오랜 시간을 소모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을 때 도구를 사용하려 했던 원래의 목적을 망각하기 쉽다.
 

자신의 업무보다는 자신의 PC에 대한 능력을 키우는데 더 열심이라는 많은 PC사용자들의 고백은 PC시대의 새로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회사에서의 PC활용이 회사 해커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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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연성 컴퓨터전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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